1차 대전 참전 병사의 생명을 구한 '총알 맞은 동전'

1차 대전 참전 병사의 생명을 구한 '총알 맞은 동전'

2019.03.15. 오후 3:30
댓글
글자크기설정
인쇄하기
1차 대전 참전 병사의 생명을 구한 '총알 맞은 동전'
AD

제1차 세계대전에 참전했던 영국군 이등병의 생명을 구한 '총알 맞은 동전'이 경매에 나왔다.

지난 14일(이하 현지 시각) 영국 BBC는 당시 참전했던 영국군 병사 존 트리켓(John Trickett)을 살린 동전의 사연을 전했다.

전쟁 당시 존의 가슴 주머니 속에는 1889년형 1페니 동전 하나가 들어있었다. 이 작은 동전은 존의 심장부로 날아드는 독일군의 총알을 튕겨내 그의 목숨을 구했다. 다만 튕겨 나간 동전은 그의 왼쪽 귀로 날아갔고, 존은 왼쪽 귀의 청력을 잃고 말았다.

부상을 당한 존은 가족 품으로 돌아갔다가 전쟁이 끝나기 직전인 1918년 9월 노샘프턴셔 연대에서 전역한 것으로 전해진다. 그의 나이 19살이었다.

전역 이후 결혼을 하고 평범한 삶을 살던 존은 지난 1962년 63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났다.

1차 대전 참전 병사의 생명을 구한 '총알 맞은 동전'

총알 형상대로 움푹 파인 이 동전은 영국의 경매 기관 '한슨스 옥셔니어스'에서 오는 22일 경매 물품으로 나온다.

동전을 경매에 내놓은 존의 손녀 머린 쿨슨(63, Maureen Coulson)은 "우리 가족은 이 움푹 파인 동전을 보며 할아버지가 어떻게 목숨을 구했는지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다"라며 "할아버지의 두 형제 호레이스와 빌리는 1차 대전 참전 당시 세상을 떠났다"라고 돌아봤다.

'한슨스 옥셔니어스' 소속 군 전문가 안드리안 스티븐슨(Adrian Stevenson)은 "동전을 보면 가까이에서 총탄이 날아든 것 같다"라며 "총알이 그의 귀에 부상을 입혔지만 존은 결국 살아남았다"라고 말했다.

스티븐슨은 "과거 병사들은 방패로 삼을 물건들을 가슴 주머니에 종종 넣어두었다. 존 역시 날아오는 총알을 막으려 동전을 주머니에 넣었던 것으로 보인다"라면서도 "병사들의 생명을 구한 많은 물건을 봐왔지만 이 동전은 정말 가슴이 아프다"라고 덧붙였다.


YTN PLUS 문지영 기자(moon@ytnplus.co.kr)
[사진 출처 = hanson sauctioneers]


[저작권자(c) YTN 무단전재, 재배포 및 AI 데이터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