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세먼지, 한중 공조 잘 될까?...中 "중국산 증거 있냐"

미세먼지, 한중 공조 잘 될까?...中 "중국산 증거 있냐"

2019.03.07. 오전 1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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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문재인 대통령이 어제 중국발 미세먼지의 영향을 줄이기 위해 중국 정부와의 공조 필요성을 강조했습니다.

그런데 정작 중국 정부가 중국 책임론을 거듭 부인하면서, 한중 공조가 원활하게 진행될 수 있을까 하는 우려도 나오고 있습니다.

베이징 연결합니다. 박희천 특파원!

어제 문 대통령의 지시가 나온 뒤, 중국 외교부에서 이에 대한 언급이 있었다던데 어떤 내용인가요?

[기자]
네, 중국 외교부 정례브리핑에서 루캉 대변인이 한 말인데요.

문 대통령이 미세먼지 문제에 대한 한중 공조방안 마련을 지시한 것과 관련한 기자 질문이 나오자 "관련 보도를 알지 못한다."면서 "한국의 미세먼지가 중국에서 온 것인지에 대한 충분한 근거가 있는지 모르겠다"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서울의 초미세먼지 농도가 ㎥당 147㎍을 넘었지만 최근 이틀간 베이징에는 미세먼지가 없었던 것 같다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루캉 대변인의 이 같은 발언은 중국 책임론을 사실상 부인한 것으로 해석되고 있습니다.

[앵커]
한국의 미세먼지는 중국과 관련이 없다고 한 루캉 대변인의 주장은 사실과 부합하는 건가요?

[기자]
어제 하루를 놓고 보면 잘못된 주장이라고 할 수는 없습니다.

어제 베이징 공기가 너무 좋았거든요.

하지만 최근 며칠간 베이징의 대기 질을 종합해서 보면 과장이 심한 편입니다.

베이징에서는 지난주 토요일부터 일요일까지 스모그 주황색 경보가 발령될 정도로 미세먼지가 기승을 부렸거든요.

특히 중국 최대의 정치행사인 전인대가 개막한 지난 5일 오전까지도 초미세먼지 농도가 200㎍을 넘기도 했습니다.

[앵커]
중국 정부는 전에도 중국 책임론을 공개적으로 부인해 왔었죠?

[기자]
중국 정부가 중국 책임론을 공개적으로 부인하고 나선 것은 지난해 12월부터입니다.

중국 생태환경부 대변인이 브리핑에서 서울의 오염물질은 주로 자체적으로 배출된 것이라고 주장한 건데요.

중국의 대기 질이 크게 개선됐다는 점을 그 근거로 들었습니다.

지난 1월에는 한술 더 떠 중국 탓만 하다가는 한국이 미세먼지를 줄일 절호의 기회를 놓칠 것이라며 큰소리를 치기도 했습니다.

[앵커]
중국 정부가 말하는 것처럼 지난겨울 중국의 대기 질이 정말 좋아진 건가요?

[기자]
외부의 시선은 좀 다릅니다.

지난달 로이터통신이 분석한 결과를 보면 중국 북부 39개 주요 도시의 1월 초미세먼지 평균 농도가 1년 전보다 16%나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중국 경기가 급속히 둔화하면서 중국 정부가 산업시설 가동 중단 조치를 금지해 공기 질이 악화했다는 지적입니다.

[앵커]
그런데도 중국이 이처럼 중국 책임론을 부인하는 이유를 어떻게 봐야 할까요?

[기자]
중국도 좀 억울한 부분이 있는 게 사실입니다.

최근 6년간을 보면 중국의 대기 질이 많이 개선됐거든요.

중국 정부가 초미세먼지 측정을 시작한 게 지난 2013년입니다.

당시 베이징의 연평균 초미세먼지 농도는 연평균 ㎥당 89㎍이었는데, 스모그와의 전쟁을 줄기차게 벌인 결과 지난해에는 51㎍으로 내려갔습니다.

43%가 줄어든 셈이죠.

중국 입장에서는 "우리는 이렇게 열심히 노력했는데 너희는 노력도 안 하면서 왜 우리 탓만 하냐"는 거죠.

[앵커]
이렇게 감정싸움을 벌이다 보면 한중 공조가 과연 잘 될까 하는 우려가 나올 수도 있을 것 같은데, 어떻게 보십니까?

[기자]
그런 우려가 있을 수도 있겠지만, 종국에는 양국이 미세먼지 해결을 위해 공조해서 갈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보는 전문가들이 많습니다.

미세먼지가 대류를 타고 이동하는 물질이기 때문에 한국과 중국, 더 나아가 일본까지 일종의 호흡공동체라고 봐야 하거든요.

한중일 환경장관회의나 한중간 정책 대화 등을 통해 결국에는 기술이나 연구, 정책 측면에서 협력을 강화해 나갈 가능성이 커 보입니다.

지금까지 베이징에서 전해드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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