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판 안아키'...부모 뜻 거스르고 백신 맞은 美 학생

'미국판 안아키'...부모 뜻 거스르고 백신 맞은 美 학생

2019.03.04. 오후 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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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신 접종을 거부하는 부모 때문에 어린 시절 예방 주사를 맞지 못했던 18세 미국 학생이 부모의 뜻을 거스르고 백신을 맞아 미국 사회 화제의 인물로 떠올랐다. 이 학생은 5일 미 의회에 출석해 백신 접종 과정을 증언할 예정이다.

오하이오에 사는 18세 학생 이던 린든버거는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 백신을 맞게 된 과정을 설명하는 영상을 올려 큰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상원 보건위원회는 이던 린든버거를 청문회에 출석해 견해를 밝혀달라고 요청했다.

이던 린든버거에 따르면, 그의 부모님은 과거부터 '백신 음모론'을 맹신해 아이들에게 주사를 맞히지 않았다. 백신 음모론이란 백신이 자폐증과 뇌 손상 및 기타 합병증을 유발할 수 있다는 과학적 근거가 없는 뜬소문이다. 심지어 부모는 백신이 일종의 정부 계획이라는 믿음까지 가지고 있었다.

미국 의학계는 백신 음모론을 전면 부정하며 아이에게 예방주사를 맞혀야 하는 이유를 설명했지만 미국에는 여전히 백신을 맞히지 않는 부모가 존재한다. 미국 일부 주는 부모가 나름의 이유로 자녀에게 홍역 백신 등을 접종하지 않을 권리를 인정했지만, 최근 이 때문에 일부 주에서 사라졌던 홍역 환자가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하고 있다.

이던 린든버거는 백신에 대해 자세히 공부한 다음 스스로 판단할 수 있는 나이인 18세가 된 뒤 단 몇개월 만에 미국 아이들이 맞는 모든 백신을 맞았다. 그는 자신의 2살 아동을 포함한 네 명의 어린 동생들이 백신을 맞지 못하고 있어 홍역에 걸릴까봐 마음이 아프다고 말했다.

그러나 린든버거의 어머니 질 윌러는 아들의 이야기를 처음 보도한 온라인 과학 잡지 언다크와의 인터뷰에서 "아들의 결정은 나에게 침을 뱉는 것과 다름없다. 당신들은 아무것도 모른다"라고 매우 화를 냈다. 이던의 아버지 역시 백신 접종에 부정적이었지만 아들이 합법적으로 스스로 결정할 수 있는 나이가 됐기 때문에 크게 화를 내지는 않았다.

USA 투데이에 따르면 린든버거는 워싱턴주 보건 장관 존 위즈먼과 면역 결핍증 재단 CEO를 비롯한 전문가들과함께 5일 열리는 워싱턴 청문회에 참석할 예정이다.

YTN PLUS 정윤주 기자
(younju@ytnplu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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