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진장치 데이터 조작에 日 발칵..."유명 건물에 수두룩"

내진장치 데이터 조작에 日 발칵..."유명 건물에 수두룩"

2018.10.18. 오전 0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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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일본은 지진이 잦다 보니 지진 대비가 잘돼 있는 것으로 유명한데 꼭 그런 것만은 아닐지도 모르겠습니다.

유명 내진 장치 제조 회사가 기준에 미달한 제품의 데이터를 조작해 20년 가까이 납품한 사실이 드러나 일본 열도가 발칵 뒤집혔습니다.

도쿄에서 황보연 특파원이 보도합니다.

[기자]
일본 도쿄의 랜드마크 중 하나인 지상 48층 도쿄도 청사.

도쿄에 지진이 일어날 경우 비상 컨트롤 타워가 되는 이 건물이 오히려 지진에 위험할 수 있다는 불안감에 휩싸였습니다.

2011년 동일본대지진 때 건물이 많이 흔들려 내진 공사를 하고 있는데 여기에 200여 개나 쓰인 주요 내진 장치 제조회사가 데이터 조작을 한 사실이 드러났기 때문입니다.

높이 634m의 관광명소 '스카이트리'에도 해당 회사의 내진 장치가 225개가 사용됐습니다.

이 밖에도 쇼핑 명소 롯폰기힐스와 아이치 현 청사 등 일본 전국의 유명 빌딩과 공공건물 980여 곳에 무려 만천 개에 육박하는 장치가 납품됐습니다.

[데이터 조작 내진 장치 제조회사 관계자 : 정말 죄송하게 생각합니다.]

문제가 된 내진 장치는 건물 지하나 외벽에 설치해 지진의 진동을 줄여주거나 건물의 변형을 막는 '유압 댐퍼'

제조 회사 측은 2000년부터 사내 품질 검사 현장에서 직원들이 데이터를 조작해 정부 기준 미달 제품을 납품했다고 발표했습니다.

20년 가까이 부정이 이어진 셈이지만 현장 직원 8명 이외에는 아무도 몰랐다고 해명했습니다.

회사 측은 데이터가 조작돼 납품된 내진 장치가 어느 건물에 얼마나 사용됐는지는 자세히 공개하지 않았습니다.

이 때문에 이 내진 장치를 설치한 건물에 혹시 문제가 생기는 건 아닌지 불안감이 커지고 있습니다.

[후쿠와 노부오 / 일본 나고야대 교수 : 우선 회사가 제품 검사 시기 정보를 공개하면 판단이 빨라질 것으로 생각합니다.]

데이터 조작이 드러난 제조 회사는 해당 내진 장치의 일본 점유율 1위 업체.

앞서 고베 제강과 닛산 등 내로라하는 일본 기업의 데이터 조작이 드러난 가운데 이번 일까지 터지면서 기술과 신뢰라는 일본 제조업의 명성에 또 한 번 진한 먹칠을 하게 됐습니다.

도쿄에서 YTN 황보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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