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만 있었으면"...인도네시아에서 들려온 소식들

"살아만 있었으면"...인도네시아에서 들려온 소식들

2018.10.02. 오후 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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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진과 쓰나미가 덮친 인도네시아 술라웨시섬 팔루에서 들려온 소식들 정리합니다.

사고 현장에서 체류하거나 왕래한 것으로 알려진 교민 7명 가운데 5명의 안전이 확인됐다고 외교부가 밝혔습니다.

하지만 지난달 29일부터 연락이 두절된 한국인 1명은 여전히 찾지 못하고 있습니다.

외교부 당국자가 인도네시아 수색작업 관계자들에게 신속한 수색과 구조를 요청했다고 전하고 있는데요.

YTN 취재진이 피해 현장인 팔루로 가기 위해 기다리고 있던 실종자 어머니를 마카사르 인도네시아 공항에서 직접 만나 안타까운 마음을 들어봤습니다.

[실종자 어머니 : 어떤 일을 해야 할지 아직 정리가 안 돼요. 거기 가서 땅을 같이 파야 할지 아니면 물 하나라도 수고하시는 분들한테 갖다 드리는 작업을 해야 할지….]

실종자에 대한 소식이 더딘 이유도, 인도네시아 주민의 희생자의 수가 계속 늘어가는 이유도 현장 상황이 매우 열악하기 때문인데요.

지진과 쓰나미의 여파로 사고 현장으로 들어가는 다리와 도로들이 크게 유실되고, 통신 장비가 파손되는 등 상황이 매우 좋지 않은 것으로 전해지고 있습니다.

[정 선 / 현지 한인소식지 발행인 (YTN FM '이동형의 뉴스 정면승부') : 인도네시아 정보통신부 장관은 해당 지역이 4,000개 정도 통신탑이 있는데요. 그 가운에 300여 개가 파손됐다면서 위성 전화를 300대 정도를 긴급 지원했다고 합니다. 하지만 많은 주민들이 있기 때문에 지역의 여러 가지 환경 문제가 있고, 또 전기가 들어오지 않아서 아직까지도 상당히 통신이라든지, 제반 여건이 안 갖추어져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구조를 위한 중장비의 이동에도 제한이 있는 것으로 전해지는데요.

생존 가능성의 경계선으로 여겨지는 72시간, '골든 타임'이 넘어가면서 필사의 구조 작업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구조대원들이 건물 잔해더미에서 한 명의 생존자를 찾았습니다.

팔루 현지에 거주하는 20대 여성으로 지진 발생 사흘 만에 목숨을 건졌습니다.

들것에 실려 무사히 현장을 빠져나왔지만, 강진 당시 악몽에서는 헤어나오지 못한 표정입니다.

싱가포르인 응 콕 총 씨는 지진 발생 직전, 무너지는 호텔 문을 나서 화를 간신히 면했지만, 7m 높이의 쓰나미가 몰려오고 있었습니다.

이때 무너진 건물 잔해에 깔린 어린 여자아이와 엄마를 발견했습니다.

촌각을 다투는 긴박한 상황, 일단 아이는 빼냈지만, 엄마는 미처 구하지 못했습니다.

쓰나미가 잦아든 뒤 혹시나 하는 마음에 다시 장소를 찾았는데 아이의 엄마도 기적적으로 살아있었습니다.

영웅의 이야기도 들려옵니다.

쓰나미가 덮쳐오는 순간에도 공항 관제탑을 끝까지 지키다 순직한 21살 청년 안토니우스 구나완 아궁의 이야기입니다.

지진이 발생한 위급한 상황.

동료들은 이미 관제탑을 빠져나갔지만, 그는 여객기가 무사히 이륙할 수 있도록 마지막 허가를 내리고 창문으로 뛰어내렸습니다.

그러나 크게 다쳐 결국 목숨을 잃었습니다.

22번째 생일을 불과 한 달 남겨둔 날이었습니다.

승객의 목숨을 지키고 생을 마감한 비극적 영웅의 소식에 애도의 물결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현재 피해 지역은 공공질서가 무너지고 주민들이 약탈까지 나서는 등 도시 기능이 마비된 상황입니다.

도시를 떠나려는 탈출 행렬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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