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0살 대학 신입생..."졸업하고 100살까지 살랍니다!"

90살 대학 신입생..."졸업하고 100살까지 살랍니다!"

2018.01.06. 오전 06: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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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평생교육'이라는 말이 있죠.

이 말을 아흔 살이 돼서도 실천하시는 할아버지가 있습니다.

러시아의 한 주립대학에 신입생으로 입학한 키릴 파트라힌 씨입니다.

황보선 특파원이 보도합니다.

[기자]
이른 아침 러시아 페름 주립대학 자연대에 한 할아버지가 지팡이를 짚고 나타났습니다.

90살 신입생인 키릴 파트라힌 씨입니다.

대학 첫 학기 교양 과목 가운데 컴퓨터과학에서 가장 애를 먹고 있습니다.

[키릴 파트라힌(90살) / 러시아 페름 주립대 1학년 : 마우스를 클릭하고 키보드를 치는 법을 배웠어요. 같은 과 학생 아냐가 도와줘서 저도 이제 할 수 있어요.]

구순 신입생이 매일 강의실 맨 앞에 앉아서 경청합니다.

그보다 대부분 70살이 어린 급우들이 부러워할 정도로 열심입니다.

[아냐 메디야니크 / 러시아 페름 주립대 1학년 : 연세가 있으셔서 때로는 저희가 컴퓨터를 다루는 방법을 알려드리고 다른 도움도 드려야 해요.]

할아버지는 그간 세계 72개 나라를 다녀왔을 정도로 여행 광인데, 부인이 몸이 불편해져서 외국 유람을 포기했습니다.

대리만족을 찾으려고 전공으로 지리학을 선택했습니다.

모아둔 연금으로 첫 학기 등록금 6백 달러를 냈는데, 2학기 때는 장학생으로 뽑혀서 학자금 부담을 덜 수 있게 됐습니다.

대학 측은 이런저런 배려로 할아버지의 부담을 덜어주고 있습니다.

[갈리나 두바스 / 러시아 페름 주립대 자연대학장 : 우리 자연대는 실습이 많은데 이 할아버지 학생은 실습에서 빼줍니다. 이분의 건강이 중요하니까요.]

2차 세계대전 때 부모를 잃고 학업을 그만둬야 했던 그는 30대가 돼서야 고등학교와 전문대를 졸업했습니다.

러시아에서 가장 나이 많은 대학생인 덕에 역사학에서만큼은 같은 학년에서 톱입니다.

[키릴 파트라힌(90살) / 러시아 페름 주립대 1학년 : 가장 중요한 점은 제게 충분한 에너지가 있다는 겁니다. 졸업도 하고 100살까지는 살 계획입니다.]

주변에서는 할아버지가 건강하시고 학구열이 높아서 95살에 졸업과 함께 학위를 따는 데 별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YTN 황보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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