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인가 동물학대인가...존폐 기로 선 '투우'

스포츠인가 동물학대인가...존폐 기로 선 '투우'

2016.05.15. 오전 0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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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빨간 망토로 소와 싸우는 투우사.

투우 경기는 스페인의 오랜 전통이자 주요 관광상품이지만 소를 잔인하게 죽이는 행위 때문에 동물 학대 논란이 끊이질 않았습니다.

그런데 최근, 스페인 유력 야당이 투우 금지를 적극적으로 추진하면서 스페인 투우가 사라질 가능성이 커지고 있습니다.

임장혁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스포츠가 아니라 동물 학대다! 투우를 금지하라는 시위가 한창입니다.

맞은 편에선 투우 애호가들이 맞고함을 지릅니다.

급기야 몸싸움이 벌어집니다.

스페인에서 투우가 열리는 날이면 흔히 볼 수 있는 상황.

지난달에는 경기장 안에서 투우 반대 손팻말을 들고 있던 동물보호 활동가 2명이 다른 관중에게 폭행까지 당했습니다.

단지 사람들의 흥미를 위해, 소가 피를 토하며 숨을 멈출 때까지 급소를 계속 찔러대는 행위는 잔혹한 동물 학대라는 게 투우 금지 주장의 이유.

[안나 가르시아 / 투우 반대 시민 : 동물이 고통받는 상황을 사람들이 마치 축제처럼 즐기는 것이 보기 싫습니다. 너무 끔찍하고 잔인한 행위입니다.]

그러나 수백 년 전통이자 관광상품인 투우를 없애면 경제를 위축시킬 수 있고, '즐길 권리'를 법으로 막아선 안 된다는 반론도 거셉니다.

[라울 로페즈 / 투우 옹호 시민 : 누구나 원하는 것을 즐길 수 있는 것이 민주주의입니다. 투우도 책을 읽고 음악을 듣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그런데 지난해 말, 총선 이후 투우 금지 목소리에 실질적인 힘이 실리게 됐습니다.

제3당으로 약진한 좌파 성향의 포데모스 당이 투우 금지법안을 적극적으로 추진하면서, 17개 주의회가 투우 금지, 또는 규탄 결의안을 통과시킨 겁니다.

[실비아 바르케로 / 동물권리단체 대표 : 우리가 이길 겁니다. 이 사회가 투우는 안 된다고 분명히 말합니다. 투우는 곧 스페인에서 없어질 것입니다.]

스페인의 상징으로 여겨지던 투우가 실제로 사라지게 될지, 스페인 사회가 내릴 결정은 중남미 등 투우가 성행하는 다른 나라들에도 큰 영향이 예상됩니다.

YTN 임장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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