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통] 미국·쿠바, 만남과 단절의 88년 역사

[뉴스통] 미국·쿠바, 만남과 단절의 88년 역사

2016.03.22. 오후 5: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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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락 오바마 / 미국 대통령 : 오늘은 우리 두 나라의 새로운 날, 쿠바말로 '누에바 디아'입니다.]

'적대 국가 사이' 였던 미국과 쿠바 간의 정상회담이 열렸습니다.

미국 대통령이 쿠바를 방문해 정상회담을 하는 것은 88년 만인데요.

반세기 넘게 이어져 온 냉전적 대립을 청산하고, 새로운 실용주의적 관계로 전환해나간다는 상징적 의미가 큰 것으로 평가되고 있습니다.

미국과 쿠바의 만남과 단절의 역사, 88년을 살펴보겠습니다.

미국과 쿠바, 본래는 사이가 아주 좋았습니다.

두 나라 관계는 19세기까지 거슬러 올라가는데요. 당시 쿠바는 스페인의 지배를 받고 있었습니다.

그 사이 미국과 스페인은 전쟁을 벌이게 되는데, 이 전쟁에서 미국이 승리하면서 쿠바는 약 3년간 미국의 군정 통치를 받게 됩니다.

그 후 쿠바는 1902년에 공식 독립합니다.

이후 미국과 쿠바 간에는 경제, 관광 등의 교류가 매우 활발히 이루어졌습니다.

미국과 쿠바의 적대관계는 언제부터 시작됐을까요.

스페인으로부터 독립한 후 쿠바에는 크게 3개의 정권이 들어섰는데요.

그 중 하나가 미국이 지원하던 '바티스타 정권' 입니다.

그런데, 1959년 피델 카스트로가 혁명을 일으키게 되면서 '바티스타 정권'은 무너지게 됩니다.

때문에, 쿠바 내에서는 미국 자본이 소유한 산업에 대한 국유화를 추진되기 시작했고 쿠바에 진출해 있던 미국 기업들의 자산도 몰수해 쿠바와 미국은 마찰을 빚게 됩니다.

그러다 1961년 두 나라는 국교를 단절하기에 이릅니다.

미국과 멀어진 쿠바는 소련과 긴밀한 관계를 맺기 시작합니다.

그러던 1962년, 소련이 쿠바를 돕는다는 명목으로 쿠바에 비밀리에 미사일 기지를 건설을 추진했는데 미국의 정찰기에 의해 발각이 됩니다.

이 때문에 미국과 쿠바의 관계는 최악으로 치닫게 됩니다.

다행히 양국의 긴박한 협상 끝에 소련은 미사일 기지 건설을 중단하고, 미국은 터키에 있던 미사일 기지를 철수하는 것으로 합의하면서 사태는 일단락됩니다.

하지만 이후 두 나라의 교역과 투자, 금융 거래 등 모든 경제교류가 전면 중단되고 여행금지 등의 제재가 내려지게 됐습니다.

꽁꽁 얼어 붙었던 두 나라의 냉각은 형 피델에게서 정권을 넘겨받은 2008년, 동생 '라울 카스트로'가 실용노선을 취하면서부터 풀리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지난 해 7월 바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미국과 쿠바 간의 국교 정상화 소식을 공식 발표하기에 이릅니다.

이후 양국의 수도에는 대사관이 설치됐고 쿠바는 미국의 테러 지원국 명단에서 삭제됐습니다.

[제프리 래스키, 미 국무부 대변인 : 쿠바가 테러지원국 해제를 위해 법에 명시된 기준을 충족한다는 우리의 평가를 반영하고 있습니다.]

또한 양국 간에 항공협정이 체결되고 우편 업무도 재개되는 등 대쿠바 제재가 완화되면서 미국과 쿠바는 지금 새로운 관계에 접어들었습니다.

달라진 두 나라의 관계, 쿠바 시민들도 기대가 높아지고 있는데요.

[아바나 시민 : 우리 쿠바인들은 항상 오바마 대통령을 환영하는 입장입니다. 우리의 정체성을 되찾는 데 좋은 일이죠.]

[아바나 시민 : 오바마 대통령의 모습이 쿠바 사람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길 것입니다. 쿠바와 미국 간의 관계 개선 여부도 주목됩니다.]

하지만, 양국 간의 과제는 아직 존재합니다.

미국의 대쿠바 금수조치, 경제 제재로 인한 쿠바의 손실 보상, 과거 쿠바가 몰수한 미국인에 대한 재산 처리, 그리고, 쿠바로 도망간 미국인 범죄자 처분 등이 과제로 남아 있습니다.

과거의 적대 관계를 청산하고 화해의 시대로 나아가는데 합의한 두 정상.

미국과 쿠바가 앞으로 어떤 역사를 써 나갈지 온 세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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