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이란 대통령 위해 누드상 가려 논란

이탈리아, 이란 대통령 위해 누드상 가려 논란

2016.01.27. 오전 1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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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테오 렌치 이탈리아 총리가 이슬람교 국가인 이란의 하산 로하니 대통령을 위해 로마 박물관의 누드 조각상을 가려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렌치 총리는 지난 25일 이란 대통령으로서는 17년 만에 처음으로 유럽을 방문한 로하니 이란 대통령과 로마 카피톨리니 박물관에서 정상회담을 했는데 당시 박물관에 있던 비너스상을 비롯한 유명 누드 조각상들이 모두 흰색 나무판자로 가려져 있었습니다.

이탈리아 언론들은 이란 문화와 감성을 존중한 조치라고 전했지만, 영국의 가디언은 "이란 대통령이 민망해할까 봐 이탈리아 관료들이 누드상을 가린 것"이라고 꼬집었습니다.

이슬람은 사람의 형상을 한 조각 등 미술품을 우상숭배로 간주해 금기로 여기며, 사람의 나체를 다룬 미술은 더욱 혐오합니다.

서방의 경제 제재가 풀리자마자 유럽 순방에 오른 로하니 대통령은 이번 방문을 통해 이탈리아 기업들과 22조 천억 원 규모의 계약을 체결하며 이탈리아 정부의 각별한 배려에 화답했습니다.

그러나 박물관 조각상까지 가린 것은 "경제적 이해를 위해 이탈리아 역사와 문화를 배신한 것"이라는 비난 여론이 소셜미디어 등을 통해 급속히 번지고 있습니다.

실비오 베를루스코니 전 총리가 이끄는 우파 정당 포르자이탈리아 소속 루카 스퀘리 의원은 다른 문화에 대한 존중이 자국 문화에 대한 부정을 의미해서는 안 된다며 이는 존중이 아니라 일종의 굴복이라고 맹비난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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