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혈 퇴치 철분 덩어리 '철 물고기'

[앵커]
전 세계 인구의 무려 3분의 1 가까운 사람들이 철분 결핍으로 인한 빈혈에 시달리고 있다는 유엔의 조사 결과가 있었습니다.

그런데 최근 캄보디아에서는 가난한 사람들의 철분 보충을 위한 독특한 방법이 등장해 주목받고 습니다.

박희천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식사 준비가 한창인 캄보디아의 한 가정입니다.

끓는 물에 닭고기와 허브를 썰어 넣더니 작은 상자에서 검은색의 무언가를 꺼내 집어넣습니다.

자세히 보니, 붕어빵 같기도 한데, 음식물은 아닌 듯 합니다.

모양만 물고기일 뿐 철로 만들어진 쇳덩어립니다.

국민 절반 이상이 하루 2달러로 살아가는 가난한 나라 캄보디아에는 음식을 제대로 먹지 못해 빈혈로 고통받는 사람이 많습니다.

그래서 등장한 것이 바로 이 '철 물고기'.

캄보디아와 캐나다가 함께 설립한 회사에서 만들었는데, 고품질의 약물용 철분을 재활용했기 때문에 이것을 우려낸 국물을 먹으면 철분이 보충될 뿐 인체에 해는 없다고 합니다.

가격도 비싸지 않아 가난한 지역에서 철분 부족을 해결하기에는 제격이라는 주장입니다.

[다붓 하엠, 철 물고기 제조사 관계자]
"우리 회사에서 만든 철 물고기가 캄보디아뿐 아니라 전 세계 철 결핍 인구를 도울 수 있길 진심으로 바랍니다."

철 물고기를 6개월 이상 섭취한 사람들은 혈액 순환이 좋아지고 팔다리에 힘이 생기는 등 건강이 좋아졌다는 반응입니다.

[솜 속니, '철 물고기' 이용자]
"철 물고기를 우려낸 물을 마신 다음부터 손과 발의 통증이 사라졌어요. 남편과 아들에게도 먹이고 있어요."

그러나 전 세계적인 철분 부족 문제를 해결할 희망의 수단으로 인정받으려면 보완해야 할 점도 많습니다.

[에띠앙 포와로, 유니세프 캄보디아 보건국장]
"철 물고기는 혁신적인 방법이지만 그것의 철분 보충 효과를 입증하기 위해서는 철 물고기와 빈혈 해소의 상관관계를 보여주는 과학적인 증거가 필요합니다."

물고기는 캄보디아에서 행운의 상징입니다.

쇠로 만든 물고기가 가난 때문에 빈혈에 시달리는 사람들에게 행운을 가져다 줄 수 있을지 주목됩니다.

YTN 박희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