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풍자 주간지 테러...만평 때문?

프랑스 풍자 주간지 테러...만평 때문?

2015.01.08. 오후 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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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테러를 당한 '샤를리 엡도'는 신랄한 풍자를 내세운 프랑스 풍자주간지입니다.

성역없는 풍자를 위해 일체의 광고도 받지 않는다고 하는데요, 테러 사건의 원인으로 지목된 만평입니다.

'사랑은 증오보다 강력하다'라는 제목의 만평에서 IS의 지도자, 알바그다디를 풍자한 남자와 입을 맞추고 있는데요.

이슬람교에서는 예언자 무함마드의 모습을 그리는 행위 자체를 엄격하게 금지하고 있습니다.

때문에 언론사 만평에 대한 보복 공격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는 것인데, 해당 언론사인 샤를리 엡도는 이슬람계를 크게 자극하는 이런 만화들을 줄곧 실어왔습니다.

화면 함께 보시죠.

총격이 일어나기 한시간 전에 트위터와 페이스북에 올라온 만화입니다.

이슬람국가 IS의 지도자 알바그다디의 연설 모습을 만화로 각색한 건데요.

새해 인사로 '몸 건강해' 라는 문구와 함께 프랑스엔 아직 테러가 없다며 도발하고 있습니다.

'샤를리 엡도'와 무슬림의 악연은 2006년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무슬림의 예언자 무함마드가 근본주의에 압도돼 울고 있다는 내용의 만화를 실어 거센 반발을 사기 시작했습니다.

지난 2011년에도 무함마드 풍자 만화를 그렸다가 화염병 공격을 당하기도 했는데요.

샤를리 엡도 기자가 당시 화염병 테러를 당한 이후 만평을 들고 서 있는 모습입니다.

샤를리 엡도는 이듬해 더 자극적인 만평을 싣기 시작합니다.

이렇게, 무함마드가 누드 영화를 찍으며 '내 엉덩이 마음에 드니?'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또 지난해에는 무슬림이 총알을 코란으로 막고 있는 그림에 '코란은 똥에서 나왔다'라는 문구로 또한번 무슬림들을 조롱했는데요.

기독교의 예수와 성경에 해당하는 무함마드와 코란을 모욕한 것이 참혹한 테러를 불렀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여기에다 이번 테러는 최근 유럽에서 확산하고 있는 반이슬람 움직임과도 무관치 않습니다.

경제난과 반이민 정서가 고조되고 있는 유럽의 현주소를 비춰 주는 사건이기도 합니다.

계속해서 김종욱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유럽의 이슬람화'를 반대하는 내용의 팻말과 독일 국기를 든 시위대가 거리를 뒤덮었습니다.

사상 최대 규모로 진행된 이런 시위는 독일 다른 지역으로 퍼지고 있습니다.

[인터뷰:캐스린 오에르텔, 반이슬람 시위 지도부]
"독일의 망명자 정책을 정당하게 비판한 것 때문에 우리가 모든 주요 정당의 정치인들과 언론에게서 '인종차별주의자', '나치주의자'라는 모욕을 받는 데 대해 당신들은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반면, 독일의 명물 쾰른 대성당은 반이슬람 움직임을 경계하는 뜻으로 조명을 껐고, 맞불 시위도 이어졌습니다.

[인터뷰:유르겐 로터스, 쾰른시장]
"많은 시민이 우익 극단주의자, 외국인 혐오자들과는 어떤 것도 함께 하지 않는다는 의견을 표현했습니다."

지금 독일의 모습은 유럽의 현 주소를 보여주는 축소판입니다.

경기 침체 먹구름이 오랜 시간 걷히지 않자, 대부분 이슬람권 출신인 이민자에 대한 해묵은 반감이 최고조에 이르렀습니다.

지난해 영국에서 진행된 한 조사에서는, 최고 채용 기피 대상으로 무슬림이 꼽혔습니다.

무슬림 인구 비율이 유럽에서 가장 높은 프랑스에서는, 이슬람 혐오를 부추기는 유명인의 발언과 저서 발간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스웨덴에서는 지난달 25일부터 이슬람 사원 방화가 잇따라 3건 일어났습니다.

반이슬람 움직임은 이번 파리 총격같은 보복 테러를 낳는 악순환을 만들고 있습니다.

프랑스에서는 지난달 자생적 테러리스트로 추정되는 이들이 경찰관에 흉기를 휘두르거나 승용차로 군중에 돌진하는 등 테러가 잇따랐습니다.

이번에 공격당한 주간지는 4년 전에도 이슬람교 창시자 무함마드를 부정적으로 묘사한 만평을 실었다가 화염병 공격을 받았습니다.

이슬람 혐오와 적대, 보복 테러라는 고리를 방치할 경우, 다문화·다인종 사회 유지에 심각한 위협이 될 수 있다는 경고음이 시간이 지날수록 커지고 있습니다.

YTN 김종욱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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