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동대학살' 日정부 책임 인정하라"

"'관동대학살' 日정부 책임 인정하라"

2014.05.22. 오전 08: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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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아베 정권이 역사를 왜곡하고 일본이 전쟁을 할 수 있는 나라로 바꾸는데 거침없는 행보를 하고 있어 국제사회로부터 거센 비난을 받고 있는데요.

일본의 시민단체가 일본이 저지른 90여년 전 조선인 대량학살 사건과 관련해 진상을 규명하고 사죄할 것은 사죄하라고 촉구했습니다.

도쿄에서 최명신 특파원이 보도합니다.

[기자]

1923년 관동대지진 당시 무참히 살해된 조선인 시신들입니다.

죽창과 곡괭이, 쇠꼬챙이로 인간 사냥을 마친 일본 자경단원들이 시신에서 풍기는 악취 때문에 코를 막고 있습니다.

산처럼 쌓인 시신들이 마치 쓰레기를 태우듯 아무렇지 않게 소각됩니다.

관동대학살 당시 일본 군대와 경찰, 자경단은 '조선인이 우물에 독을 풀었다'는 등 유언비어를 유포하며 무자비한 인간 사냥을 벌였습니다.

희생된 조선인만 최소 6천6백여 명.

하지만 일본 정부는 진상조사를 벌이거나 사과를 한 적이 없습니다.

일본변호사연합회는 지난 2003년 고이즈미 정권에 일본 정부의 학살 책임을 인정하고 사죄와 진상을 조사하도록 권고했지만 무시로 일관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지난해 '조선인을 쳐죽여라'는 혐한시위마저 등장하자 보다 못한 일본의 양심들이 들고 일어섰습니다.

'관동대지진 조선인 학살의 국가책임을 묻는 모임'을 결성해 일본 정부에 학살 진상규명을 청원하고 나선 겁니다.

[인터뷰:야노 쿄우코, '관동대학살의 국가책임을 묻는 모임']
"일본 정부는 책임을 인정해 사죄하고, 필요한 조치를 취해야 합니다. 학살사건의 조사 결과와 자료를 영구 보존하고 공개해야 합니다."

이 모임은 국회의원 30명 등 5천3백여 명이 서명한 청원서를 아베 총리와 국회의장에게 각각 제출했습니다.

적극적 평화주의를 실천해 세계의 리더국가가 되겠다는 일본이 먼저 부끄러운 역사부터 사과하라는 자성의 목소리에 어떻게 대응할는지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도쿄에서 YTN 최명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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