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대 사고로 장애 입은 성악가, 자비로 치료하다 숨져

무대 사고로 장애 입은 성악가, 자비로 치료하다 숨져

2025.10.24. 오후 2: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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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대 사고로 장애 입은 성악가, 자비로 치료하다 숨져
MBC 뉴스데스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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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문화회관 오페라 리허설 도중 무대 사고를 당해 장애인이 됐던 성악가 안영재(30) 씨가 숨졌다.

24일 유럽한국예술인협회(KANE)는 "21일 젊은 성악가 안영재 씨가 세상을 떠났다"라고 밝혔다.

지난 6월 MBC 뉴스데스크 보도에 따르면 안영재 씨는 2023년 3월 서울시 오페라단 '마술피리' 리허설 중 발생한 무대사고로 큰 부상을 입고 재활을 위해 노력해 왔다. 코러스로 참여했던 안 씨는 리허설에서 퇴장하던 도중 천장에서 400kg이 넘는 철제 무대장치가 내려와 어깨가 짓눌려 크게 다쳤다.

병원에서는 '외상에 의한 척수 손상'이라는 진단을 내렸다. 안 씨는 이후 보행이 어려워 휠체어에 의지해 왔으며, 발성과 호흡에 이상이 생겨 노래를 부를 수 없었다.

그러나 안 씨와 구두계약을 했던 민간 합창단도, 세종문화회관도 모두 안 씨의 부주의 탓이라며 책임을 회피했다. 세종문화회관은 "무대에서 사고가 난 게 맞는지 사고로 증세가 생긴 게 맞는지 불확실하다"는 태도를 보여 왔다.

사고 이후 병원비 등 억대의 치료 비용은 모두 안 씨의 몫이었다. 프리랜서 예술인 신분이라 산업재해보상보험법상 산재보험 의무가입 대상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유럽한국예술인협회는 "이 죽음은 단순한 사고로 치부할 수 없다"며 "공공기관의 안전 관리 소홀과 제도적 미비가 초래한 비극"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서울시 오페라단, 세종문화회관, 그리고 서울시는 예술가의 생명을 지킬 책임을 다하지 않았다"라며 "공연예술계는 예술가의 생명과 안전이 최우선으로 존중받는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공연예술계는 예술가의 생명과 안전이 최우선으로 존중받는 환경을 만들기 위해 즉각 행동에 나서야 한다"라며 "삼가 고(故) 안영재 님의 명복을 빈다"라고 전했다.


YTN digital 정윤주 (younju@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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