캄보디아 삼킨 '범죄단지'...배후엔 '중국계 조직'과의 이권

캄보디아 삼킨 '범죄단지'...배후엔 '중국계 조직'과의 이권

2025.10.18. 오전 06: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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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한국인 대학생이 고문 끝에 숨진 곳은 캄보디아 범죄단지, '웬치'였습니다.

수년 전부터 각종 사기로 범죄 수익을 벌어들이며 몸집을 키워왔는데, 배후엔 중국계 조직과 부패한 현지 공무원들이 있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이현정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캄보디아 전역에 만들어진 범죄단지 '웬치'에서 감금과 폭행 피해를 당한 건 한국인만이 아닙니다.

UN 인권최고대표사무소는 이미 지난 5월 캄보디아 등 동남아시아에서 인신매매 범죄가 활개 치고 있다는 내용의 성명을 냈습니다.

'고액 알바'와 같은 SNS 광고를 보고 속은 피해자들이 아시아뿐 아니라 아프리카, 중동, 미주 등 전 세계에서 유입되고 있다는 겁니다.

[A 씨 / 캄보디아 범죄단지 감금 피해자 : 흑인들이 보이고 인도 사람들이 보이고, 파키스탄, 아랍계 쪽 사람도 본 적 있고요. 7월 말에는 일본 사람도 본 적 있어요.]

해외 보고서들은 하나같이 캄보디아 범죄단지의 배후에 중국계 범죄조직이 있다고 지적합니다.

이들이 중국 당국의 단속을 피해 캄보디아의 카지노와 호텔을 근거지로 삼기 시작했으며, 이곳에서 사람들을 감금한 채 보이스피싱이나 로맨스 스캠 등 온갖 범죄를 저지르고 있다는 분석입니다.

[B 씨 / 캄보디아 구금 한국인 : 카지노도 있는데 어떻게 보면 전문적인 범죄단지인 거죠. 거기서 공무원 사칭을 하라고 하는 거예요. 중국인 총괄이 있었고….]

이런 범죄의 온상이 공공연하게 유지될 수 있는 건 뒤를 봐주는 캄보디아 현지 공무원들 때문이라는 것도 해외 보고서들의 공통된 설명입니다.

미 국무부는 최근 캄보디아 고위급 정부 관계자들이 온라인 사기에 강제동원된 피해자들을 도와주기는커녕 위협했으며 실태를 폭로하려는 활동가들까지 탄압하고 있다고 비판했습니다.

또 캄보디아가 지난 10년여 동안 '차이나 머니' 유입으로 관광과 유흥 산업이 크게 성장한 만큼, 몇몇 중국인 부호가 연루된 것으로 의심되는 범죄단지의 존재를 애써 모른 체하고 있다는 의혹도 제기됩니다.

[오창수 / 캄보디아 선교사 : 캄보디아 경찰들은 어느 호텔에 누가 몇 명 감금됐는지 그 사람들이 더 잘 알고 있습니다. 중국 차이나 조직들은 거의 대부분이 그쪽하고 연계돼있는 것 같더라고요.]

미국평화연구소는 범죄단지의 사기 산업이 정부의 묵인 아래 팽창해 연간 캄보디아 GDP 절반에 해당하는 125억 달러를 창출하고 있다고 추산하기도 했습니다.

범죄단지가 캄보디아 당국의 경제적 이권이 걸린 문제일 수도 있다는 건데, 이런 배경에서 우리 정부가 협조를 끌어내기란 쉽지 않을 거란 전망도 나옵니다.

YTN 이현정입니다.


영상편집 : 변지영
디자인 : 윤다솔


YTN 이현정 (leehj0311@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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