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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부모와 떨어진 보호대상 아이들을 일반 가정집과 비슷한 환경에서 한 식구처럼 키우는 곳을 공동생활가정이라고 하는데요.
여기서 일하는 원장이나 직원들은 인건비를 지원받을 수 있는 나이에 상한이 있는데, 사회복지 현장의 현실과 동떨어진 지침이란 지적이 나옵니다.
월급을 못 받아도 아이들을 포기할 수 없는 이들을 배민혁 기자가 만나봤습니다.
[기자]
거실 한편에서 피아노 연습이 한창이고, 다른 쪽에서는 학교 숙제에 여념이 없습니다.
여느 가족과 다름없이 아들들 공부를 시키는 엄마의 모습, 이곳은 부모와 떨어진 아이들이 함께 지내는 공동생활가정입니다.
올해로 24살 대학생 맏형부터 10살 막내까지 남자아이들만 5명이 한 식구로 살아갑니다.
[A 군 / 중학생 (예닮의 집) : 처음 왔을 때부터 이분이 이제부터 내 엄마라고 느껴서 거리낌은 없었던 거 같아요.]
[B 군 / 고등학생 (예닮의 집) : 뭔가 살짝 북적거리면 좋고, 원래 북적거리는 걸 좋아하기도 하고….]
벽 한쪽 가득한 아이들 사진이 보여주듯 이 집의 가장이자 엄마이자 원장인 장영숙 씨는 지난 25년 동안 20명 넘는 아이들을 길러왔습니다.
[장영숙 / '예닮의 집' 원장 : 저는 365일 지금 25년째, 한 번도 밖에 가서 자고 온 적이 없어요. 여기가 집이니까.]
그런데 아이들 돌보느라 시간 가는 줄 몰랐던 장 씨에게 요새 큰 고민이 생겼습니다.
사회복지시설 원장은 65살, 종사자는 60살이 넘으면 정부에서 인건비를 지원하지 않는다는 지침에 따라 지난해부터 월급이 끊겼기 때문입니다.
아이들 앞으로 나오는 지원금과 약간의 후원만으로는 부족해 그동안 자신의 돈을 보태 시설을 운영해 온 터라 갈수록 살림은 허덕입니다.
[장영숙 / '예닮의 집' 원장 : 좀 황당하더라고요. 돈도 안 나와, 뭐도 안 준대. 들어오는 건 없고, 애들이 엄마 뭐 사줘 이러면 예전처럼 이렇게 딱딱 주지 못하고….]
새로 원장을 맡을 사람도 구해지지도 않는 상황인데, 이런 고민은 장 씨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장 씨가 운영하는 '예닮의 집'에서 차로 1시간 거리에 있는 또 다른 공동생활가정도 원장이 65살이 넘어가며 비슷한 어려움에 빠졌습니다.
[강지우 / '노스토스의 집' 원장 : (정부에서) 외면하고 있다는 게, 관심을 못 받고 있다는 게 조금 실망스럽고 좀 섭섭하죠.]
내 노동의 대가도 없고, 아이들 먹이랴 공부시키랴 하루하루가 빠듯하지만, 이미 아픔을 겪은 아이들을 포기할 수 없다는 절박함이 더 큽니다.
[C 군 / 초등학생 (노스토스의 집) : 저는 놀이터에서 큰 엄마랑 뛰어노는 게 가장 재미있는 것 같아요.]
사회복지시설 인건비 지원 나이 상한을 늘려야 한다는 지적은 매년 반복되지만, 정부는 아직 별다른 답이 없습니다.
[강지우 / '노스토스의 집' 원장 : 내년 추석에는 좀 이렇게 좀 우울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장영숙 / '예닮의 집' 원장 : 엄마는 이 집에서 죽어야 나가지, 그전에 안 나갈 거야. 죽으면 나갈 거야. 그랬더니 우리 애들이 웃더라고요.]
YTN 배민혁입니다.
영상기자; 이규 정진현
디자인; 김진호
YTN 배민혁 (baemh0725@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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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와 떨어진 보호대상 아이들을 일반 가정집과 비슷한 환경에서 한 식구처럼 키우는 곳을 공동생활가정이라고 하는데요.
여기서 일하는 원장이나 직원들은 인건비를 지원받을 수 있는 나이에 상한이 있는데, 사회복지 현장의 현실과 동떨어진 지침이란 지적이 나옵니다.
월급을 못 받아도 아이들을 포기할 수 없는 이들을 배민혁 기자가 만나봤습니다.
[기자]
거실 한편에서 피아노 연습이 한창이고, 다른 쪽에서는 학교 숙제에 여념이 없습니다.
여느 가족과 다름없이 아들들 공부를 시키는 엄마의 모습, 이곳은 부모와 떨어진 아이들이 함께 지내는 공동생활가정입니다.
올해로 24살 대학생 맏형부터 10살 막내까지 남자아이들만 5명이 한 식구로 살아갑니다.
[A 군 / 중학생 (예닮의 집) : 처음 왔을 때부터 이분이 이제부터 내 엄마라고 느껴서 거리낌은 없었던 거 같아요.]
[B 군 / 고등학생 (예닮의 집) : 뭔가 살짝 북적거리면 좋고, 원래 북적거리는 걸 좋아하기도 하고….]
벽 한쪽 가득한 아이들 사진이 보여주듯 이 집의 가장이자 엄마이자 원장인 장영숙 씨는 지난 25년 동안 20명 넘는 아이들을 길러왔습니다.
[장영숙 / '예닮의 집' 원장 : 저는 365일 지금 25년째, 한 번도 밖에 가서 자고 온 적이 없어요. 여기가 집이니까.]
그런데 아이들 돌보느라 시간 가는 줄 몰랐던 장 씨에게 요새 큰 고민이 생겼습니다.
사회복지시설 원장은 65살, 종사자는 60살이 넘으면 정부에서 인건비를 지원하지 않는다는 지침에 따라 지난해부터 월급이 끊겼기 때문입니다.
아이들 앞으로 나오는 지원금과 약간의 후원만으로는 부족해 그동안 자신의 돈을 보태 시설을 운영해 온 터라 갈수록 살림은 허덕입니다.
[장영숙 / '예닮의 집' 원장 : 좀 황당하더라고요. 돈도 안 나와, 뭐도 안 준대. 들어오는 건 없고, 애들이 엄마 뭐 사줘 이러면 예전처럼 이렇게 딱딱 주지 못하고….]
새로 원장을 맡을 사람도 구해지지도 않는 상황인데, 이런 고민은 장 씨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장 씨가 운영하는 '예닮의 집'에서 차로 1시간 거리에 있는 또 다른 공동생활가정도 원장이 65살이 넘어가며 비슷한 어려움에 빠졌습니다.
[강지우 / '노스토스의 집' 원장 : (정부에서) 외면하고 있다는 게, 관심을 못 받고 있다는 게 조금 실망스럽고 좀 섭섭하죠.]
내 노동의 대가도 없고, 아이들 먹이랴 공부시키랴 하루하루가 빠듯하지만, 이미 아픔을 겪은 아이들을 포기할 수 없다는 절박함이 더 큽니다.
[C 군 / 초등학생 (노스토스의 집) : 저는 놀이터에서 큰 엄마랑 뛰어노는 게 가장 재미있는 것 같아요.]
사회복지시설 인건비 지원 나이 상한을 늘려야 한다는 지적은 매년 반복되지만, 정부는 아직 별다른 답이 없습니다.
[강지우 / '노스토스의 집' 원장 : 내년 추석에는 좀 이렇게 좀 우울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장영숙 / '예닮의 집' 원장 : 엄마는 이 집에서 죽어야 나가지, 그전에 안 나갈 거야. 죽으면 나갈 거야. 그랬더니 우리 애들이 웃더라고요.]
YTN 배민혁입니다.
영상기자; 이규 정진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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