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증 감소' 뉴스 보고 기증 결심한 50대, 5명 생명 살려

'기증 감소' 뉴스 보고 기증 결심한 50대, 5명 생명 살려

2025.10.02. 오후 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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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증 감소' 뉴스 보고 기증 결심한 50대, 5명 생명 살려
한국장기조직기증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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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기기증이 감소했다는 뉴스를 보고 기증을 결심한 50대가 뇌사 장기기증으로 5명을 살리고 영면에 들었다.

2일, 한국장기조직기증원은 지난 8월 14일 정명룡(56세) 님이 강북삼성병원에서 뇌사 장기기증으로 5명의 생명을 살리고 인체 조직기증으로 백여 명의 환자의 기능적 장애 회복에 희망을 선물했다고 밝혔다.

정 씨는 7월 26일, 일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 뜨거운 날씨에 정신을 잃고 쓰러져 병원으로 긴급 이송되었으나 끝내 의식을 회복하지 못하고 뇌사 상태에 빠졌다. 이후 뇌사 장기기증으로 심장, 신장(양측), 안구(양측)를 기증하여 5명의 소중한 생명을 살리고, 피부, 뼈, 연골, 혈관 등의 인체조직도 기증했다.

정 씨는 생전 텔레비전에서 기증 감소로 이식 대기자의 사망 수가 늘어난다는 뉴스를 보고 "사람은 죽으면 천국으로 가는데 삶의 끝에서 다른 생명을 살리는 일을 하면 좋은 것 같다"며 기증희망등록을 신청하는 한편 가족에게 기증의 뜻을 전했다. 가족들은 고인이 다른 사람의 몸 속에서라도 살아 숨 쉬길 바라는 마음과 기증을 원하던 그의 뜻을 이뤄주고자 기증을 결심했다.

전남 해남군에서 3남 1녀 중 막내로 태어난 정 씨는 배려심이 많고 어려운 사람을 보면 늘 먼저 나서서 도움을 주는 따뜻한 마음을 가졌으며 주변 사람들에게 웃음을 주는 밝은 사람이었다. 정 씨는 학교를 졸업하고 공장에서 재단사로 40년 넘게 일했다. 제작을 배우고 싶어 하는 사람들에게는 공장에 초청하거나 무료 강의를 통하여 본인의 경험을 나눠주기도 했다.

집이나 공장에서 필요한 물품이 있으면 맥가이버처럼 금방 만들어 주는 만물박사였고, 별명이 '이장'일 정도로 이웃에게 도움이 필요해 보이면 먼저 다가가서 도움을 주는 자상하고 착한 사람이었다.

정 씨의 아내 김혜경 씨는 “남편, 늘 고마웠고 너무나 수고했어. 갑자기 떠나니 마음이 무겁고 힘들기도 했지만, 다른 생명을 살리는 좋은 일을 하고 어디선가 살아 숨 쉰다니 위로가 되네. 하늘에서도 잘 지내고 우리 지켜봐 줘. 고마워"라고 인사를 전했다.

한국장기조직기증원 이삼열 원장은 "생명 나눔을 실천해 주신 기증자 정명룡 님과 유가족분들의 따뜻한 사랑의 마음에 감사드린다. 누군가의 생명을 살리는 기적과 같은 일이 우리 사회를 더 건강하고 밝게 밝히는 힘이 될 것으로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YTN digital 정윤주 (younju@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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