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명 사망' 아리셀 박순관 대표, 1심 징역 15년

[앵커]
배터리 공장 화재로 23명이 숨지고 9명이 다친 아리셀 박순관 대표에게 1심에서 징역 15년의 중형이 선고됐습니다.

박 대표의 아들인 박중언 총괄본부장에게도 징역 15년의 중형이 선고됐는데, 유족들은 여전히 사과도, 반성도 하지 않고 있다며 더 엄한 처벌을 요구했습니다.

오승훈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공장 전체가 거센 화마에 휩싸였고 검은 연기가 하늘을 뒤덮습니다.

지난해 6월 경기 화성 아리셀 배터리 공장 화재 당시 모습입니다.

공장 안에 있던 배터리의 열 폭주 현상으로 폭발과 함께 순식간에 불길이 번지며 23명이 숨지고 9명이 다쳤습니다.

박순관 아리셀 대표는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졌는데, 참사 1년 3개월 만에 열린 1심 선고 공판에서 징역 15년이 선고됐습니다.

우선 재판부는 "실질 경영자는 아들" 이라는 박 대표 측 주장과 달리, 안전 보건에 관한 최종 책임자는 박 대표라며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혐의를 유죄로 봤습니다.

이어서, 이미 여러 번 폭발 사고를 경험했는데도 생산량 맞추기에 급급한 나머지 아무런 대비 없이 생산 공정을 계속하다 사상자를 내 엄벌이 불가피하다고 질타했습니다.

예측할 수 없었던 불운한 사고가 아니라, '예고된 인재'였다는 게 법원 판단으로, 재판 도중 보석으로 풀려났던 박 대표는 실형 선고와 함께 다시 구속됐습니다.

재판부는 또 함께 기소된 박 대표의 아들 박중언 총괄본부장에게는 징역 15년을, 다른 임직원에게도 징역과 금고형을 선고했습니다.

선고 결과를 듣던 유족들은 눈물을 흘리며 박 대표에게 사과를 요구했고, 형이 너무 가볍다며 더 엄한 처벌을 요구했습니다.

[김 태 윤 / 아리셀 산재피해가족협의회 공동대표: 살인죄도 사형을 구형하는데 23명 아니, 가족 100명을 죽인 대표에 대해서 15년은 너무 적습니다.]

[이 순 희 / 아리셀 참사 유가족: 저희 애는 다시 돌아올 수 없습니다. 너무도 보고 싶습니다. 15년은 너무 합니다. 30년이고 50년이고 (징역을) 받더라도 내 마음이 안 내려가겠는데….]

앞서 박 대표에게 징역 20년을 구형한 검찰은 1심 판결문을 검토한 뒤 항소 여부를 정할 방침입니다.

YTN 오승훈입니다.

영상기자 : 장명호
영상편집 : 변지영
그래픽 : 신소정

YTN 오승훈 (5win@yt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