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고생들에게 '당근 계정' 사들여 중고 거래 사기..."계정 뺏으려 학교폭력까지"

중고생들에게 '당근 계정' 사들여 중고 거래 사기..."계정 뺏으려 학교폭력까지"

2025.09.12. 오후 1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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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캄보디아와 중국 등 해외에 거점을 두고 청소년 명의 대포 계정 등을 이용해 중고거래나 투자 사기를 벌인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습니다.

범행에 사용하기 위해 계정을 팔면 돈을 주겠다며 청소년들을 유인했고, 일부 청소년은 더 많은 계정을 얻으려 학교 폭력을 저지르기도 했습니다.

오승훈 기자입니다.

[기자]
텔레그램 단체 대화방에 중고거래 플랫폼인 당근마켓의 계정을 사들이겠다는 글들이 계속해서 올라옵니다.

판매자의 신뢰를 나타내는 이른바 '매너 온도'가 높을수록 부르는 가격은 수십만 원까지 올라갑니다.

사기 조직이 범행에 사용할 계정을 구하고 있는 장면으로, 주로 청소년들이 유혹에 넘어갔습니다.

용돈을 벌겠다며 자신부터 친구 계정까지 팔아넘겼고 일부는 남의 계정을 빼앗기 위해 학교폭력까지 저질렀습니다.

[피해 학생: 그냥 계속 전화를 해서 계정을 빌려줄 수 있느냐 해서 빌려줬더니….]

실제로 이번에 붙잡힌 조직원 42명 중 19명은 중고등학생들이었습니다.

[김선겸 / 경기북부경찰청 사이버범죄수사1대장: 소위 일진이라고 하는 그런 좀 무서운 선배들이 집에 못 가게 하는 등 계정을 넘겨 달라….]

이렇게 사들인 당근마켓이나 네이버 중고나라 카페 등의 대포 계정은 중고 거래 사기에 동원됐습니다.

명품을 헐값에 판다거나 상품권을 싸게 넘기겠다며 피해자들을 속였는데, 대포 계정은 플랫폼 업체서 정지시킬 때까지 반복해서 사기에 쓰였습니다.

[중고 거래 사기 피해자: 돈 2만 원을 준다, 이렇게 해서 명의를 넘겼는데 그게 사기에 이용이 됐다고 하더라고요.]

이들 사기 조직은 텔레그램이나 카카오톡 계정도 사들였는데, 단톡방을 만들어 금융 전문가인 척 투자 사기를 치는 용도로 사용됐습니다,

이들이 지난해 5월부터 올해 7월까지 피해자 1천4백여 명에게 가로챈 돈은 67억 원에 달합니다.

경찰은 국내 총책 A 씨 등 14명을 구속하고 범행에 이용된 대포 계정 532개를 폐쇄했습니다.

경찰은 해외로 도피한 조직원들에 대해 여권 무효화와 인터폴 적색 수배 조치 등을 내리고 계속 추적에 나설 계획입니다.

YTN 오승훈입니다.


영상기자 : 심관흠
화면제공 : 경기북부경찰청


YTN 오승훈 (5win@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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