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형 차례로 살해한 30대...알고 보니 범행 이유가

부모·형 살해한 30대 ⓒ 연합뉴스

경기 김포에서 부모와 친형 등 가족 3명을 흉기로 살해한 30대 남성이 첫 재판에서 범행을 모두 인정했다.

인천지법 부천지원 제1형사부(재판장 여현주)는 18일 존속살인 등 혐의로 구속기소 된 A씨(36세)에 대한 첫 공개 재판을 열었다. A씨의 변호인 측은 "혐의를 모두 인정한다"고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A씨는 지난 7월 10일 오전 11시쯤 김포 하성면 자택에서 30대 친형과 60~70대 부모를 차례로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프리랜서 웹 프로그래머로 일해 온 A씨는 최근 수입이 끊겼다. 사건 당일 어머니가 눈물을 흘리며 아들을 걱정하자, A씨는 '쉬고 있는데 왜 귀찮게 하느냐'는 생각에 격분해 맨손으로 벽을 치고 어머니의 머리를 가격했다.

이 과정에서 손을 다친 그는 119구급대원과 형의 동행으로 병원 응급실에 갔다.

치료 도중 형이 "다시 그러면 죽여버리겠다"고 말했고, 두 사람은 말다툼을 벌이다 귀가했다. 귀가 과정에서 A씨는 휴대전화로 '정신병', '살인' 등의 키워드를 검색하며 관련 기사를 읽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후 집으로 돌아온 그는 컴퓨터를 하고 있던 형을 흉기로 살해한 뒤, 이를 목격한 아버지를 공격했다. 약 2시간 뒤 귀가한 어머니까지 살해하며 가족 3명을 차례로 범행한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다음 날인 11시 오전, 지인이 현관 앞에서 혈흔을 발견해 신고하면서 현장에 출동했다. 집 안에 있던 A씨는 긴급체포 됐고, 피해자들은 이미 사후강직 상태로 발견됐다.

검찰은 범행 특성 등을 들어 A씨에 대한 위치추적 전자장치(전자발찌) 부착 명령을 재판부에 청구했다.

A씨의 다음 재판은 오는 10월 15일 같은 법원에서 열릴 예정이다.

YTN digital 류청희 (chee0909@yt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