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사능 괴담'에 대목 사라진 강화도..."한 철 장사 망쳤다"

'방사능 괴담'에 대목 사라진 강화도..."한 철 장사 망쳤다"

2025.08.17. 오전 0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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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이른바 '방사능 괴담' 이후 서해안 피서지 등 인천 바닷가 마을의 피해가 갈수록 쌓이고 있습니다.

정부와 지자체의 정밀 조사에서 연이어 문제가 없다는 게 확인됐지만 괴담의 여파가 계속되며 주민들은 여름 한 철 장사를 아예 망칠까 걱정이 큽니다.

오승훈 기자가 인천 강화도를 다녀왔습니다.

[기자]
여름 휴가철 대목인 8월, 거기에 주말을 앞둔 금요일의 해수욕장이지만 사람은 드문드문, 한적합니다.

서해안 대표 피서지로 꼽히는 민머루 해수욕장을 찾는 발걸음이 뚝 끊겼습니다.

[전선 영·이재황 / 경기 김포시 양곡동 : 올 때마다 정말로 발 디딜 틈도 없이 텐트들이 많았어요. 근데 한 달 만에 왔는데 정말….]

해수욕장에서 차 타고 10여 분 거리 항구로 가봤습니다.

젓갈 직판장이 유명한 주요 관광지 외포항도 관광객을 찾아보기 힘든 건 매한가지입니다.

외포항 선착장입니다.

보시는 것처럼 텅텅 비어 있습니다.

문제의 시작은 한 달 전쯤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북한 황해도 우라늄 공장 핵 폐수에 인천 앞바다가 오염됐을 수 있단 괴담이 유튜브 영상 등으로 퍼졌고, 원자력안전위원회나 인천시 등이 정밀 조사 뒤 이상이 없다고 계속해서 밝혔지만, 이미 퍼진 괴담을 수습하기엔 역부족이었습니다.

[최종규 / 인천시 보건환경연구원 해양조사과장 : 우라늄 농도는 평균 리터당 약 2.0㎍이며 이는 자연 해수 수준 범위 내 낮은 수치입니다.]

이른바 '방사능 괴담' 한 달째인 인천 강화도에서 관광객이 자취를 감춘 건 바닷가 관광지만이 아닙니다.

먼저 먹거리, 그중에서도 새우젓을 비롯해 각종 젓갈을 취급하는 수산시장을 찾아가 봤습니다.

외포항 수산물직판장입니다.

손님이 급격히 줄어들자, 시장 상인들은 울며 겨자 먹기로 할인 행사를 하고 있습니다.

취재진을 만난 상인들은 괴담 확산의 주범으로 지목된 일부 유튜버들에 대한 원망을 감추지 않았습니다.

[김지숙 / 인천 강화군 외포항 직판장 상인 : 유튜버들이 저희는 진짜 제일 싫고 너무 싫고 보다시피 너무 한가하니까….]

수산시장을 찾은 손님들도 황당하긴 마찬가집니다.

[임성찬·이지혜 / 경기 안양시 안양3동 : 작년에도 왔고 재작년에도 왔고요. 확실히 올해가 방문하신 분들이 좀 줄어든 느낌이에요.]

해산물을 재료로 하는 식당에선 괴담에 매출이 반토막 났다는 하소연부터 나옵니다.

결국 직원도 반을 해고해야 했습니다.

[정점숙 / 인천 강화군 화도면 식당 주인 : 직원도 주말이면 4명씩 있었는데 요즘 2명으로 줄었어요. 방사능이 있다고 해서….]

휴가철 대목을 기대하며 텐트며 평상 같은 편의 시설에 각종 행사까지 준비했던 동네 주민들은 분통을 터트립니다.

[박용오 / 인천 강화군 내가어촌계장 : 요즘 휴가철 같으면 이 동네가 시끌벅적한데, 없잖아요. 다 비었잖아요. 여기뿐 아니고 강화 전체가 다 그렇습니다.]

참다못한 어민들은 '방사능 괴담'의 주범으로 지목된 유튜버를 경찰에 고소하기까지 했지만, 수사엔 별 진척이 없습니다.

그저 괴담이 빨리 사라지길 바라는 사이, 여름 대목 한 철 장사 때는 벌써 반 가까이 지나갔습니다.

[유선미 / 인천 강화군 외포리 식당 주인 : 지금 이때 벌어서 1년을 나야 하는데…. 겨울을 어떻게 보내야 할지 사실은 조금 막막해요.]

YTN 오승훈입니다.

영상기자 : 박진우

YTN 오승훈 (5win@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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