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어난 물에 여기저기 '고립'...악몽 된 주말 나들이

불어난 물에 여기저기 '고립'...악몽 된 주말 나들이

2025.07.20. 오후 9: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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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지난밤 기록적인 폭우가 경기도 가평에 집중되면서 건물이 무너지고 도로가 유실되는 피해가 컸습니다.

주말을 맞아 가평을 찾았던 나들이객들도 고립되거나 한밤중에 급히 몸을 피했습니다.

이현정 기자가 현장을 다녀왔습니다.

[기자]
펜션이 몰려있는 경기 가평군 조종면의 한 마을입니다.

불어난 강물에 지반이 무너져내리면서 건물이 하천에 반쯤 잠겨 아슬아슬하게 매달려있습니다.

떠밀려 내려온 잔해들이 뒤엉켜 있는 건물 뒤편은 그야말로 아수라장입니다.

건물은 45도로 비스듬히 기울어졌고 1층 식당은 입구를 찾을 수 없을 정도로 무너져 내렸습니다.

지반이 약한 상태라 추가 붕괴 위험이 있어 보입니다.

[노현호 / 인근 상인 : 바위 굴러가는 소리가 탱크 소리 저리가라예요. 우르릉 소리 나는데 겁나서 나와볼 수가 없더라고요. (건물) 오른쪽 벽이 터지자마자 20~30분 사이에 넘어가 버렸어요.]

토사가 쓸고 지나간 자리는 모두 초토화됐습니다.

흙탕물에 잠겼던 물건들을 건져 정성스레 닦아보지만 막막함을 숨길 수 없습니다.

식당 주인은 순식간에 수마가 덩치를 키우자, 삶의 터전을 버리고 몸만 간신히 빠져나올 수밖에 없었습니다.

[장석문 / 식당 주인 : 건물에서 막 뚝뚝 소리가 나는 거예요. 일하는 아주머니들에게 빨리 내려오라고 난리를 쳤어요. (이런 일은) 내가 70년 동안 여기 살면서 처음이에요.]

주말 성수기를 맞아 가평 펜션촌을 찾았던 나들이객의 피해도 컸습니다.

도로 곳곳이 끊기고 토사에 가로막히면서 집으로 돌아가지 못하고 그대로 고립된 겁니다.

일부 나들이객은 한밤중에 펜션 입구까지 들이닥친 물살에 놀라 안전한 곳으로 급히 대피하기도 했습니다.

[조남원 / 가평 펜션 나들이객 : 펜션 문을 열었는데 (물이) 넘치려고 해서 바로 뒤가 산이라서 무너질까 봐, 바로 아래에 건물이 또 하나 있었어요. (주인) 아저씨가 거기로 대피하라고 해서….]

거센 물살과 토사가 가평을 할퀴고 지나가면서 한 여름밤은 악몽으로 남았습니다.

YTN 이현정입니다.



촬영기자;곽영주
영상편집;김세호
화면제공;시청자 조남원 씨


YTN 이현정 (sonhj0715@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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