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할린 동포 귀환운동에 일평생 바친 故 박노학 회장, '이달의 재외동포'

사할린 동포 귀환운동에 일평생 바친 故 박노학 회장, '이달의 재외동포'

2025.07.15. 오후 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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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외동포청은 '이달의 재외동포'에 故 박노학 전 사할린억류귀환한국인회 회장을 선정했다고 밝혔습니다.

1914년 충북 충주에서 태어나 일제강점기 사할린으로 강제 동원된 박노학 전 회장은 해방 후에도 무국적 상태로 사할린에서 억류된 상태로 생활을 이어갔습니다.

박 회장은 1958년 일본으로 귀환한 뒤 '사할린억류귀환한국인회'를 창설해 사할린 동포의 존재를 세상에 알리고, 고국 귀환을 촉구하는 데 평생을 바쳤습니다.

가족과 연락이 끊긴 동포들을 대신해 사할린 동포들이 쓴 편지를 한국 가족에게 전달하는 '우편배달부' 역할을 자처하며 아들과 함께 30여 년간 약 3만 통의 편지를 전했습니다.

당시 한국과 구소련 간 국교가 수립되지 않아 서신 교환이 불가능했던 상황에서 박 회장이 일본에서 받아 한국으로 전달한 편지는 사할린 동포들의 생사 확인과 가족 상봉의 희망이 됐습니다.

박 회장은 또 사할린 동포 약 7천 명의 국적과 귀국 희망 등을 기록한 '박노학 명부'를 만들었습니다.

이 명부는 사할린 동포의 귀환 의지를 공식적으로 집계한 최초의 기록물로 한국과 일본, 구소련 간 동포 관련 외교 협상에서 중요한 증거 자료로 활용됐습니다.

박 회장은 사할린 동포의 귀환이 어려웠던 시기, 가족 상봉을 위해 일본 정·관계 인사들과 협력해 구소련 당국을 설득했고, 1984년에는 사할린 동포 10명의 일본 방문과 가족 상봉을 처음으로 성사시켰습니다.

이 같은 노력은 정부의 '사할린 동포 영주귀국 사업'으로 이어져 오늘날까지 결실을 맺고 있습니다.

우리 정부는 이러한 공로를 인정해 1988년 국민훈장 동백장을 수여했습니다.

이상덕 재외동포청장은 식민 피해와 냉전의 틈바구니에서 고통받은 이들을 위로한 진정한 선구자였다며 일평생을 바쳐 사할린 동포사에 한 획을 그은 박노학 회장을 '이달의 재외동포'로 선정한다고 밝혔습니다.


YTN 박선영 (parksy@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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