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송 참사' 경건히 추모하자더니...김영환, 시의원들과 술자리 논란

'오송 참사' 경건히 추모하자더니...김영환, 시의원들과 술자리 논란

2025.07.15. 오후 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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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송 참사' 경건히 추모하자더니...김영환, 시의원들과 술자리 논란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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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명이 숨진 오송 지하차도 참사 2주기 추모 기간 김영환 충북도지사가 청주시의원들과 술자리를 가져 논란이 일고 있다.

지역 정가에 따르면 김 지사는 지난 12일 오후 청주시 내 한 음식점에서 김현기 청주시의회 의장과 이완복, 정태훈, 남연심 시의원 4명과 만찬을 겸한 간담회를 가졌다. 이 자리는 당초 오후 5시 30분 시작 예정이었으나, 김 지사는 일정으로 한 시간 늦게 도착해 약 한 시간 동안 자리를 함께했다.

이 사실은 한 시의원이 회식 당시 촬영한 사진을 SNS에 공유하면서 외부에 알려졌다. 사진 속에는 붉게 상기된 얼굴의 김 지사와 술잔을 든 시의원들의 모습이 보이며, 테이블 위에는 소주 3병과 맥주 2병, 고기 안주 등이 놓여 있다.

문제가 된 것은 이 자리가 충북도와 도내 11개 시군이 자체적으로 정한 '오송 참사 2주기 추모 주간'(7월 7~15일) 중에 이루어졌다는 점이다. 특히 김 지사는 추모 기간 동안 모든 직원에게 추모 리본 착용과 묵념을 권장하고, 음주 회식 및 유흥성 모임을 자제하는 등 경건한 추모 분위기를 이어갈 것을 당부한 바 있다.

논란이 불거지자 충북도는 도정 현안에 대해 시의회 협조를 부탁하는 자리였다며, 청주 돔구장 건립과 오송역 선하마루 활용 방안 등을 논의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김 지사는 자리의 목적을 떠나 부적절한 상황을 만들어 도민의 심려를 끼쳤다며 죄송하다는 뜻을 밝혔다고 전했다.

하지만 시민사회와 유족단체는 김 지사의 처신에 강한 유감을 표명했다.

이선영 충북참여자치시민연대 사무처장은 "애도 기간을 선포한 뒤 도민들에게는 경건한 마음가짐을 갖자고 호소했으면서 정작 자신은 술자리를 가졌다"면서 "이는 상당히 부적절하고, 도민의 한 사람으로서 유감"라고 지적했다.

오송참사시민대책위원회도 성명을 내고 "유가족과 생존자들이 여전히 진상 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요구하며 고통을 겪고 있는데, 김 지사는 며칠도 안 돼 추모주간을 갖자는 자신의 선언을 짓밟았다"며 "유가족과 시민 앞에서 공개 사과하라"고 촉구했다.

더불어민주당 충북도당도 "김 지사는 오송 참사를 막지 못한 장본인"이라며 "술자리에서 도정 설명을 했다는 해명은 구차하다. 즉각 도민과 유족 앞에 석고대죄하고 책임지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비판했다.

오송 지하차도 참사는 지난 2023년 7월 15일 오전 8시 40분쯤, 집중호우로 인해 인근 미호강 제방이 무너지며 발생했다. 순식간에 지하차도로 물이 유입되면서 차량 17대가 침수돼 14명이 숨지고 16명이 다쳤다.

YTN digital 류청희 (chee0909@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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