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극'이라며 유권자 의심하더니...경찰 "선관위 실수"

'자작극'이라며 유권자 의심하더니...경찰 "선관위 실수"

2025.06.18. 오후 1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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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대선 사전투표 과정에서 기표된 투표용지가 회송용 봉투에서 발견돼 논란이 됐죠.

선관위는 자작극이 의심된다고 주장했지만, 경찰 수사 결과, 투표사무원의 실수로 벌어진 일로 드러났습니다.

관리가 미흡했던 건 선관위였는데 이를 발견하고 신고한 유권자 잘못으로 몰아간 겁니다.

유서현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이번 대선 사전투표 과정에서 기표된 용지가 회송용 봉투에서 발견된 사건과 관련해 선관위는 '자작극'이 의심된다고 주장해 왔습니다.

[선관위 관계자 (지난 1일) : 그런 사례는 한 번도 없었고요. 그분이랑 같이 오셨던 분들이 어떤 부정선거 주장하시는 그런 분들….]

그런데 경찰 수사 결과, 투표사무원이 회송용 봉투를 두 장 교부하는 실수를 하면서 벌어진 일인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경찰은 지난달 30일 투표사무원이 관외 투표자 A 씨에게 투표지 1매와 회송용 봉투 2개를 건넨 사실을 확인했습니다.

A 씨는 기표한 뒤에야 자신이 받은 봉투가 2개라는 사실을 인지했는데, 1개는 주소 라벨이 붙어있었고 다른 1개는 붙지 않은 상태였습니다.

A 씨 역시 착각해 주소 라벨이 붙지 않은 봉투에 기표한 투표용지를 넣은 채 투표사무원에게 되돌려줬고, 주소 라벨이 붙은 봉투를 비어있는 상태로 투표함에 넣은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경찰은 A 씨로부터 기표용지가 들어있는 회송용 봉투를 받은 투표사무원이 이 봉투를 그대로 다른 투표자인 B 씨에게 교부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습니다.

경찰은 통화내역과 CCTV 등을 포함한 현재까지 수사 내용을 종합할 때 A 씨와 B 씨에게 혐의가 없는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B 씨는 신고 이후 정상적으로 투표를 마쳤는데, A 씨의 투표용지는 외부에 공개되면서 무효 처리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선관위는 회송용 봉투를 2개 교부한 것은 단순 실수라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사전투표 기간 부정선거 주장 단체 등의 투표 방해 행위가 많아 명확한 사실관계 확인을 위해 수사를 의뢰한 것이었다며

기표된 투표지가 들어있는 봉투를 처음으로 발견하고 알린 B 씨를 의심한 것에 대해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습니다.

대선 기간 선관위의 부실 관리 논란이 잇따른 가운데 이번에는 선관위의 잘못으로 생긴 문제를 애꿎은 유권자의 책임으로 몰아갔다는 비판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YTN 유서현입니다.


영상편집 : 김민경

디자인 : 윤다솔


YTN 유서현 (ryush@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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