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배구 전설 '돌고래 스파이커' 장윤창, 지병으로 별세

남자배구 전설 '돌고래 스파이커' 장윤창, 지병으로 별세

2025.05.30. 오후 4: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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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배구 전설 '돌고래 스파이커' 장윤창, 지병으로 별세
대한민국스포츠국가대표선수회 회장으로 선출될 당시의 장윤창 경기대 교수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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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0~90년대 한국 남자배구의 전성기를 이끈 '명스파이커' 장윤창 경기대 스포츠과학부 교수가 30일 지병으로 별세했다. 향년 65세.

장윤창 교수는 한국 남자배구 역사에 한 획을 그은 레전드였다. 인창고 2학년이던 1978년, 만 17세의 나이로 남자 국가대표에 발탁돼 최연소 태극마크를 달았다. 그해 열린 세계선수권대회에서 한국의 4강 진출에 기여했고, 곧이어 열린 방콕 아시안게임에서는 금메달 획득을 이끌며 일약 스타로 떠올랐다.

1982년 뉴델리 아시안게임에서 또 한 번 금메달을 안겼고, 1986년 서울 아시안게임에서는 은메달을 목에 걸며 대표팀의 주축으로 활약했다.

고인은 1983년 창단한 실업팀 고려증권의 창단 멤버로 합류해 현대자동차써비스와 함께 실업 배구의 르네상스를 이끌었다. 고려증권은 그의 활약을 앞세워 대통령배 원년 대회에서 초대 챔피언에 올랐고, 이후 총 6회의 리그 우승을 기록했다.
국가대표로 활약하던 시절의 장윤창 ⓒ 연합뉴스

특히 왼손잡이 아포짓 스파이커였던 그는 남자배구 최초로 '스카이 서브(스파이크 서브)'를 구사하며 배구계에 신선한 충격을 안겼다. 유연한 허리와 높은 타점에서 나오는 강력한 공격 덕분에 '돌고래 스파이커'라는 별명도 얻었다.

1984년과 1990년 슈퍼리그에서 최우수선수(MVP)로 선정됐고, 인기상 수상자로도 이름을 올리며 스타성과 기량을 동시에 인정받았다. 이후 김세진(현 한국배구연맹 운영본부장), 박철우(우리카드 코치) 등에게 '왼손 거포'의 계보를 물려주며 영향력을 이어갔다.

현역 은퇴 후에는 미국 조지워싱턴대에서 체육학 석사 학위를, 한국체대에서 박사 학위를 받았다. 이후 모교인 경기대학교에서 스포츠과학부 교수로 재직하며 후학 양성에 힘썼고, 대한배구협회 강화이사, 한국배구연맹(KOVO) 경기위원, 대한민국스포츠국가대표선수회 회장을 역임하는 등 행정가로도 활약했다.

절제된 생활로 유명했던 고인은 술과 담배를 멀리하며 철저한 자기관리를 했지만, 지난해 말 위암 말기 진단을 받고 자택에서 투병 생활을 이어온 것으로 전해졌다.

고인의 빈소는 서울 삼성서울병원 장례식장 2호실에 마련됐으며, 발인은 6월 1일 오전 5시 30분이다.

YTN digital 류청희 (chee0909@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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