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
[앵커]
하늘 아래 마지막 남은 달동네로 불리던 서울 노원구의 '백사마을' 철거가 시작됐습니다.
이곳은 앞으로 재개발을 통해 대규모 아파트 단지로 탈바꿈하게 되는데요.
백사마을의 마지막 모습을 배민혁 기자가 담아왔습니다.
[기자]
수풀이 우거진 마을 곳곳에 낮은 지붕의 집들이 빽빽하게 몰려 있습니다.
대문을 박차고 나온 아이들이 골목길 곳곳을 뛰어다닐 것만 같은 이곳은 하늘 아래 마지막 달동네라고 불리던 서울 노원구 '백사마을'입니다.
중계본동 산 104번지의 이름을 딴 이곳은 1960년대 도심 개발로 청계천과 용산 등지의 판자촌 주민들이 서울 끝자락까지 밀려나 터전을 잡은 곳입니다.
서울이 별천지로 변해온 58년 동안 옛모습을 지켜온 이곳도 이제 대대적인 변화를 앞두고 있습니다.
재개발을 위한 철거가 시작된 날, 마을에서 만난 김양숙 할머니.
고향 광주에서 올라와 갈 곳도 없고, 돈도 없어 쫓기듯 자리 잡은 이곳에서 35년을 살며 7남매를 키워냈습니다.
예전의 활기찬 모습은 온데간데없고, 금방이라도 쓰러질 것 같은 빈 건물뿐이지만, 곳곳에 옛 추억이 묻어 있습니다.
도시가스도 없어 연탄으로 추위를 이겨내야 했던 날들, 수도가 들어오기 전까지 물지게로 물을 퍼 나르던 시절의 기억이 지금도 생생합니다.
[김양숙 / 백사마을 주민 : 여기가 가파르잖아요. 조금 올라가려니까. 여기서(돌에서) 쉬어서 가면 훨씬 수월해요.]
[김양숙 / 백사마을 주민 : (다 아시나 보네요.) "다 알지 그럼. 36년을 살았는데. 언니, 집에 왔다 가시는 거야? (밭에) 밭에.]
서울에서 지금까지 이렇게 이웃과 허물없이 지내는 모습은 백사마을의 가장 큰 자랑이었습니다.
[안정자 / 백사마을 주민 : 백사마을은 진짜 옆이고, 앞이고 보면 정말 친구 같고…. 진짜 그 정감이 보기가 너무 좋아요.]
수차례 재개발이 추진되다 좌절되길 반복하는 사이 정든 마을을 떠난 이웃들의 모습이 부쩍 생각나는 요즘입니다.
[김양숙 / 백사마을 주민 : 자기 집이 아니고 세 사신 분들 많고, 자기 집이어도 다시 들어오기 싫다고 팔고. 막 섭섭하니까, 그래서 전에 우리도 여기서 한 번 모여서 또 놀고 그랬어.]
제2의 고향인 이곳의 모습도 다시 보지 못할 거라는 생각에 마음에 잘 담아둬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안정자 / 백사마을 주민 : 백사마을, 정든 마을은 정말 두고두고 못 잊을 것 같아요. 고향 같고, 그런데 이게 없어진다니까 너무 서운해요.]
대규모 아파트 단지가 들어서며 백사마을은 역사 속으로 사라지지만, 50년 넘게 함께 울고 웃었던 시간은 주민들의 기억에 고스란히 남아 있습니다.
YTN 배민혁입니다.
영상기자 : 김세호
화면제공 ; 노원구청, 시청자 이성국 씨
YTN 배민혁 (baemh0725@ytn.co.kr)
※ '당신의 제보가 뉴스가 됩니다'
[카카오톡] YTN 검색해 채널 추가
[전화] 02-398-8585
[메일] social@ytn.co.kr
[저작권자(c) YTN 무단전재, 재배포 및 AI 데이터 활용 금지]
하늘 아래 마지막 남은 달동네로 불리던 서울 노원구의 '백사마을' 철거가 시작됐습니다.
이곳은 앞으로 재개발을 통해 대규모 아파트 단지로 탈바꿈하게 되는데요.
백사마을의 마지막 모습을 배민혁 기자가 담아왔습니다.
[기자]
수풀이 우거진 마을 곳곳에 낮은 지붕의 집들이 빽빽하게 몰려 있습니다.
대문을 박차고 나온 아이들이 골목길 곳곳을 뛰어다닐 것만 같은 이곳은 하늘 아래 마지막 달동네라고 불리던 서울 노원구 '백사마을'입니다.
중계본동 산 104번지의 이름을 딴 이곳은 1960년대 도심 개발로 청계천과 용산 등지의 판자촌 주민들이 서울 끝자락까지 밀려나 터전을 잡은 곳입니다.
서울이 별천지로 변해온 58년 동안 옛모습을 지켜온 이곳도 이제 대대적인 변화를 앞두고 있습니다.
재개발을 위한 철거가 시작된 날, 마을에서 만난 김양숙 할머니.
고향 광주에서 올라와 갈 곳도 없고, 돈도 없어 쫓기듯 자리 잡은 이곳에서 35년을 살며 7남매를 키워냈습니다.
예전의 활기찬 모습은 온데간데없고, 금방이라도 쓰러질 것 같은 빈 건물뿐이지만, 곳곳에 옛 추억이 묻어 있습니다.
도시가스도 없어 연탄으로 추위를 이겨내야 했던 날들, 수도가 들어오기 전까지 물지게로 물을 퍼 나르던 시절의 기억이 지금도 생생합니다.
[김양숙 / 백사마을 주민 : 여기가 가파르잖아요. 조금 올라가려니까. 여기서(돌에서) 쉬어서 가면 훨씬 수월해요.]
[김양숙 / 백사마을 주민 : (다 아시나 보네요.) "다 알지 그럼. 36년을 살았는데. 언니, 집에 왔다 가시는 거야? (밭에) 밭에.]
서울에서 지금까지 이렇게 이웃과 허물없이 지내는 모습은 백사마을의 가장 큰 자랑이었습니다.
[안정자 / 백사마을 주민 : 백사마을은 진짜 옆이고, 앞이고 보면 정말 친구 같고…. 진짜 그 정감이 보기가 너무 좋아요.]
수차례 재개발이 추진되다 좌절되길 반복하는 사이 정든 마을을 떠난 이웃들의 모습이 부쩍 생각나는 요즘입니다.
[김양숙 / 백사마을 주민 : 자기 집이 아니고 세 사신 분들 많고, 자기 집이어도 다시 들어오기 싫다고 팔고. 막 섭섭하니까, 그래서 전에 우리도 여기서 한 번 모여서 또 놀고 그랬어.]
제2의 고향인 이곳의 모습도 다시 보지 못할 거라는 생각에 마음에 잘 담아둬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안정자 / 백사마을 주민 : 백사마을, 정든 마을은 정말 두고두고 못 잊을 것 같아요. 고향 같고, 그런데 이게 없어진다니까 너무 서운해요.]
대규모 아파트 단지가 들어서며 백사마을은 역사 속으로 사라지지만, 50년 넘게 함께 울고 웃었던 시간은 주민들의 기억에 고스란히 남아 있습니다.
YTN 배민혁입니다.
영상기자 : 김세호
화면제공 ; 노원구청, 시청자 이성국 씨
YTN 배민혁 (baemh0725@ytn.co.kr)
※ '당신의 제보가 뉴스가 됩니다'
[카카오톡] YTN 검색해 채널 추가
[전화] 02-398-8585
[메일] social@ytn.co.kr
[저작권자(c) YTN 무단전재, 재배포 및 AI 데이터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