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 700만 원 벌어도 "나는 중산층, 하층민" 인식...왜?

월 700만 원 벌어도 "나는 중산층, 하층민" 인식...왜?

2024.05.10. 오전 1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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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 700만 원 벌어도 "나는 중산층, 하층민" 인식...왜?
기사와 관련 없는 이미지 / YT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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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 700만 원 이상을 버는 고소득 가구가 자신들은 중산층이나 하층으로 인식한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이번 조사는 약 3,000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결과다.

9일 황수경 한국개발연구원(KDI) 선임연구원·이창근 KDI 국제정책대학원 교수의 ‘한국의 중산층은 누구인가’ 보고서에 따르면 스스로 상층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전체 2.9%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통상 상위 20%를 상층으로 분류하는 것과 다른 인식이다.

특히 월 소득 700만 원이 넘는 고소득 가구 중에서도 자신을 '상층'이라고 생각하는 비율은 11.3%에 불과했다. 76.4%는 자신을 '중산층'이라고 여겼고 심지어 12.2%는 '하층'으로 생각했다.

연구진은 "소득 상위 10% 혹은 자산 상위 10%에 속하는 사람 중에서도 각각 71.1%, 78.4%가 자신을 여전히 중산층으로 판단하고 있었다"면서 "객관적인 계층과 주관적 계층 의식 간의 괴리가 확연하게 나타난다"고 밝혔다.

연구진은 실제로는 상층이면서도 자신을 중산층이라고 여기는 이들이 증가하는 이유로 ‘소득 여건 악화’ 가능성을 들었다.

지난 10년(2011~2021년)간 소득 하위 80%에 해당하는 1~4분위의 소득 점유율은 증가했지만, 소득 상위 20%인 5분위의 점유율은 44.3%에서 40.0%로 줄었다. 절대적인 소득 수준은 높아도, 그들이 상대적으로 차지하는 부의 파이가 줄어들어 경제·심리적으로 위축된 게 아니냐는 추측이다.

연구진은 사회경제 계층을 상층, 심리적 비(非)상층, 핵심 중산층, 취약 중산층, 하층 5개로 분류한 결과, 고소득층이면서 스스로 상층이 아니라고 여기는, 이른바 ‘심리적 비상층’의 고학력·고소득, 관리직·전문직 비율, 자가 보유 비율이 가장 높은 것으로 집계됐다.

연구진은 "심리적 비상층의 견해가 중산층의 사회적 니즈(요구)로 과대 포장될 가능성을 경계할 필요가 있다"고 분석했다. 또 "소득 상위 10% 혹은 자산 상위 10%에 속하는 사람 중에서도 각각 71.1%, 78.4%가 자신을 여전히 중산층으로 판단하고 있었다"며 "객관적 계층과 주관적 계층 의식 간의 괴리가 확연하게 나타나고 있는 것"이라고 밝혔다.

디지털뉴스팀 최가영 기자

YTN 최가영 (weeping07@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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