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맹견 70마리 탈출' 재난 문자에 일침 가한 수의사..."심각한 문제"

'맹견 70마리 탈출' 재난 문자에 일침 가한 수의사..."심각한 문제"

2024.05.09. 오전 1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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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맹견 70마리 탈출' 재난 문자에 일침 가한 수의사..."심각한 문제"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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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훈련사 겸 수의사 설채현이 대전 동구에서 뿌린 재난 문자 내용을 두고 일침을 가했다.

설채현 수의사는 8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을 통해 이날 오전 대전 동구청이 발송한 맹견 탈출 재난 문자 해프닝에 관한 기사를 올리며 "정말 화가 난다. 이게 해프닝인가"라고 반문했다.

그는 "재난 문자가 정확한 정보를 전달해야 하는 창구인데, 제보자가 70마리라고 거짓말한 건 이해하겠다"면서도 "담당자가 임의로 '맹견'이라고 쓸 수 있는 거냐. 그럼 진도3 지진이 나도 주민 안전을 위해 10이라고 하고, 기상청에서 가랑비 내릴 것 같아도 태풍 온다고 하면 되겠네"라고 지적했다.

이어 "이건 심각한 문제라 생각한다. 우리 사회에 잘못 만연해 있는 개 공포증과 혐오증, 이게 그대로 나온 것이라고 본다"며 "도대체 이런 분위기는 누가, 왜, 어떻게 만들어졌는지 다시 한번 생각해 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앞서 대전 동구는 이날 오전 10시쯤 재난 문자를 발송하며 "금일 9시 44분 삼괴동 일원 대농장에서 맹견 70여 마리가 탈출했다”며 지역 주민들에게 접근을 자제하고 안전한 장소로 즉시 대피해달라고 요청했다. 그리고 25분 뒤 ‘탈출한 개들이 모두 회수됐다’는 문자를 재발송했다.

알고 보니 탈출한 개는 맹견이 아닌 중·소형견이었고, 70마리가 아니라 3마리였다. 대전 동구청은 '재난 문자 보도 관련 사실관계 보도문'을 통해 "(개 70마리가 탈출했다는) 119 상황실 신고는 허위 신고로 확인됐다"고 전했다.

그런데 재난 문자를 발송하는 과정에서 대전 동구청이 개 70마리가 탈출했다는 119 상황실 대원의 전달 내용에 '맹견'이라는 단어를 추가해 대피 문자를 발송한 것이다. 대전 동구청 안전총괄과는 "주민에게 안전을 강조하는 뜻에서 개를 맹견으로 표현했다"고 해명했다.

대전 동구청은 개 탈출 신고 당시 탈출한 개가 70여 마리라고 신고한 신고자에 대해 업무 방해로 고발 등 법적 조치를 검토하는 중이다.

디지털뉴스팀 이은비 기자


YTN 이은비 (eunbi@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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