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독가스 못 막는다고?"...소방관 울리는 '불량호흡기' 전국에 58% 깔렸다 [띵동 이슈배달]

"유독가스 못 막는다고?"...소방관 울리는 '불량호흡기' 전국에 58% 깔렸다 [띵동 이슈배달]

2024.03.22. 오전 08: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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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불이 나면 국민의 생명줄은 소방관이죠.

그런 소방관을 지켜줄 생명줄은 바로 이 공기호흡기입니다.

공기를 호흡해야 하는데 유독가스만 호흡하게 생겼습니다.

연기를 차단하지 못하는 불량품이 속출하고 있는 겁니다.

교체하기로 한 것만 만6천 개에 달합니다.

그런데 조사하면 더 나올 수도 있다네요.

같은 제조사에서 만든 공기호흡기가 현장에 얼마나 배치돼 있는지 조사했더니 무려 7만 6천여 개! 전체의 절반이 넘습니다.

어디선가 불이 나면 소방관들은 대체 뭘 장착하고 사지로 들어가라는 말씀이십니까?

심지어, 이 제조사는 불과 3년 전에도 대량으로 리콜을 진행했던 곳입니다.

이 업체 말고는 공기호흡기를 파는 곳이 없었던 건지,

여기나 다른 곳이나 불량투성이밖에 없었던 건지,

그게 아니라면. 불량 제품이 속출하는데도 해당 업체를 고수했던 이유를 누군가를 밝혀야 할 것입니다.

우종훈 기자가 단독으로 취재했습니다.

[기자]
지난해 7월, 20여 년 경력을 지닌 소방관은 반지하 주택 화재 진압 도중 아찔한 경험을 했습니다.

[서울소방본부 A 소방관 : 공기호흡기가 불량이어서 면체 내로 오염물질이 막 들어오는 거예요. 현장 경험이 많기 때문에 탈출했지. 경험이 없는 직원들 같은 경우는 당황해서 패닉에 빠져버립니다.]

지난해 11월 경기소방학교에서 훈련받던 교육생도 비슷한 문제를 발견했습니다.

이틀 뒤, 다른 교육생 2명은 공기호흡기를 쓰고 화재 진압 훈련을 하다 실제 연기를 흡입하기도 했습니다.

그러자 경기 소방은 지난해까지 보급된 관내 만6천 점을 교체하기로 결정하고,

전국에 보급된 같은 기종도 모두 바꿔야 한다고 소방청에 보고했습니다.

[서울소방본부 A 소방관 : 이물질이 흡입돼버리면 0.7초도 안 걸려요. 그냥 쓰러져 버리고 기절해버립니다. 사람 목숨을 갖고 장난치는 거나 똑같은 것 아닙니까?]

제조사는 부품들 규격이 맞지 않아 공기 유입구가 제대로 닫히지 못한 점을 원인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문제는 해당 제조사에서 만든 제품이 불과 3년 전에도 공기 막힘 현상으로 2만여 개나 리콜된 적 있었다는 겁니다.

[김길중 / 전국공무원노조 소방본부 : 정말 의심되는 부분도 많고 공급이나 계약 체계에 대해서 철저히 조사를 해봐서…. 소방관들의 생명과 정말 직결되는 문제거든요.]

소방청은 제조사와 소방산업기술원 등이 합동 조사했을 때 '이상 없음' 결과가 나왔다며, 명확한 원인 규명을 위해 화재나 강추위 등 극한 환경에서 이상 유무를 살피는 조사를 추가로 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다만, 제품 불량으로 최종 확인되면 모두 교체하겠다고 언급했습니다.

[앵커]
세상을 떠난 배우 이선균 씨.

성공가도를 달리던 탑스타는 마약 투약 혐의로 내사를 받고 있다는 수사 내부 보고서 원본이 공개된 이후, 영화에서처럼 한순간에 지옥 속에 떨어졌습니다.

공기 속에 스러지는 차가운 입김처럼 그렇게 한겨울에 세상을 떠났습니다.

어떻게 내사 단계의 수사 자료 원본이 보도됐나, 혹시 수사 정보 유출이 있었던 게 아니냐!

의혹이 일었고, 수사가 시작됐습니다.

현직 경찰관 1명이 긴급체포됐습니다.

당시 인천경찰청장 부속실에 소속돼 있었다고 합니다.

의혹이 사실이라면!

마약 수사와 관련도 없는 부서에서 근무했던 셈인데, 어떻게 수사 보고서를 확보하고 유출했던 걸까요?

경위가 밝혀지길 바랍니다.

윤웅성 기자입니다.

[기자]
경기남부경찰청 반부패·경제범죄수사대가 인천경찰청 소속 간부급 경찰관 A 씨를 긴급체포했습니다.

5시간 동안 인천청을 상대로 압수수색을 벌인 끝에 경찰은 A 씨가 수사 자료를 유출한 혐의가 있다고 보고 신병을 확보했다고 밝혔습니다.

A 씨는 현재 마약 수사와 연관된 부서 소속은 아닌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앞서 이선균 씨의 수사 정보 유출 의혹이 불거지자 인천청은 지난 1월 공정성 담보를 이유로 자체 조사가 아닌 인접한 경기남부청에 수사를 의뢰했습니다.

사건을 맡은 경기남부청은 일주일 만에 인천청 마약수사계와 수사 내부 보고서 원본을 보도했던 인터넷 언론사 한 곳을 압수수색하는 등 수사를 이어갔습니다.

경찰은 마약 수사와 관련 없는 부서에서 근무하던 A 씨가 어떻게 수사 보고서를 확보하고 유출했는지 수사력을 집중할 계획입니다.

[앵커]
임신 37주.

만삭으로 불리기는 하지만 아직 출산할 때는 아니거든요?

그런데 아가가 세상에 일찍 나오고 싶었던지 37주에 엄마를 재촉한 일이 있었습니다.

갑자기 진통이 시작됐고 가족은 급히 119를 불렀습니다.

119가 빨리 출동했고 산모를 빨리 태우기는 태웠는데, 애도 그만큼 참 빨랐습니다.

병원에 미처 도착하기도 전에 구급차에서 세상의 빛을 본 겁니다.

대원들의 도움으로 무사히 출산하셨대요.

급박했던 당시 상황, 영상으로 준비했습니다.

그제(20일) 아침 7시 40분쯤 인천광역시 운서동에 있는 아파트 단지입니다.

힘겹게 서 있는 아내를 남편이 끌어안고 있는데요.

동생을 기다리던 큰 아이도 엄마가 구급차에 올라타기 시작하자 마음이 급한 듯 발을 동동거립니다.

첫째의 마음이 간절합니다.

엄마도 걱정되고 동생도 걱정되고.

아빠와 함께 엄마를 뒤따라가기 위해 주차장으로 빠르게 달려갑니다.

가장 가까운 병원까지는 차로 40분 거리입니다.

급히 출발한 구급차 안에선 30대 산모가 고통이 심한 듯 몸을 비틉니다.

병원에 도착할 때는 버텨야 하는데 상황이 여의치가 않습니다.

구급대원은, 어디론가 전화를 한 뒤, 의료용 장갑을 끼고 산모의 분만을 준비합니다.

능숙하게 달리는 구급차 안에서 산모의 출산을 돕는 구급대원, 간호사 출신인 김선우 소방교는 이런 응급 상황에서 어떻게 해야 하는지, 꾸준히 교육을 받아온 터라 침착하게 대처할 수 있었다고 합니다. 들어보시죠.

[김선우 / 인천 운서119안전센터 소방교 : (산모 상태를) 확인을 했는데 아기 머리가 보여서 출산이 이제 구급차 내에서 이뤄져야 할 것 같아서 그때부터 출산을 도왔던 것 같습니다.]

이렇게 구급차가 출발한 지 20분 만인 아침 8시쯤 건강한 남자아이가 세상에 나왔고요,

아고~울지도 않고 기특하네요.

엄마 품에 포옥 안겨 있는 모습이 정말 사랑스럽고 또 감격스럽습니다.

안전하게 구급차를 운전해 준 박진배 소방장의 도움도 컸는데요.

구급대원들은 새 생명이 탄생하는 순간에 도움을 줄 수 있어서 기뻤다고 전했습니다.

기다리고 기다리던 동생을 안아볼 형아는 또 얼마나 좋을까요.

아기와 산모는 모두 건강하게 병원으로 옮겨져 회복하고 있습니다.

정말 축하합니다!

요즘 저출생이다, 뭐다, 어려운 소식뿐인데 출산 뉴스가 얼마나 반가운지 몰라요.

첫째에 이어 둘째까지.

정말 애국자세요.

이런 분들이 더 많아져야겠죠?

"저출생을 극복하려면 육아휴직을 해도 월급만큼 돈을 줘라!"

국민권익위원회가 파격적인 대책을 제시했습니다.

어떠세요? 일정 소득이 보장된다면 아이를 낳으시겠습니까?

아직 갸웃하시다면, 사회가 이렇게 인식을 바꾸면 어떻겠습니까?

육아휴직.

쉴 휴(休)에 직분 직(職)을 씁니다.

그런데 육아는 쉬면서 할 수 있는 게 아니거든요.

"회사에서 퇴근하면, 애 보러 집으로 출근한다"는 말, 요즘 엄마,아빠들이 많이 공감하는 표현입니다.

쉰다는 의미부터가 잘못됐다.

인식 개선이 필요하다!

휴직이라는 용어 자체를 바꾸는 것도 검토해보겠다고 합니다.

이제 육아에 대해 제대로 성찰하고 존중하고, 배려해주겠다는 건데요, 저출생을 극복하는 마중물이 되길 바랍니다.

이승배 기자입니다.

[기자]
아들 둘을 둔 공무원 김 모 씨.

최대 3년 동안 육아휴직을 쓸 수 있지만, 1년 만에 바로 복귀했습니다.

[김 모 씨 / 공무원 : (육아휴직 기간에 월) 80만 원 정도를 받았는데요. 부족한 생활비는 마이너스 통장으로 일단 충당했고 대출금이 너무 누적되는 게 부담돼서 아기가 아직 어리지만, 복직을 서두르게 됐던 것 같습니다.]

최근 설문조사에서도 육아휴직을 하면 힘든 점으로 인사상 불이익과 함께 금전적인 이유가 꼽혔습니다.

국민권익위원회가 육아휴직을 써본 공무원들의 실제 경험담 가운데 핵심 민원을 모아 육아휴직 개선안을 발표했습니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육아휴직수당 인상.

돈 걱정 없이 아이를 돌보려면 공무원 보수의 평균 기본급 수준인 월 3~4백만 원은 돼야 한다는 겁니다.

둘 이상 자녀를 위해 육아휴직을 쓰면 수당을 자녀 수에 맞춰 주는 것을 허용할 것도 권고했습니다.

저출생이 국가적인 문제인 만큼 육아와 출산을 업무의 연속, 나아가 업무보다 더 중요한 문제로 인식을 바꿔야 한다는 생각이 깔렸습니다.

[김태규 / 국민권익위원회 부위원장 : '육아휴직'이라는 표현 속에 쉰다는 의미가 지금까지 고정관념으로 박혀 있었던 것 같습니다. 그런데 지금 우리나라가 당면하고 있는 현실을 감안하면 그걸 쉰다는 개념으로 더 이상 접근하기는 어렵다는 것이죠.]

인사 인센티브도 파격적으로 제시했습니다.

육아휴직을 쓰고 복직하면 근무평정을 기본 '우' 이상을 주고, 성과평가 역시 A 또는 S를 보장하는 내용입니다.

또, 육아휴직 모든 기간에 대해 경력을 인정해 주고 다자녀 휴직 공무원이 복귀하면 가점을 줘 승진 심사 때 우대하도록 했습니다.

육아휴직 활성화를 위해 대체 인력 확보 기준을 반년에서 석 달로 단축하도록 했습니다.

권익위는 재원 마련 등이 필요한 일부 사안을 빼고 나머지는 올해 말까지 제도를 정비하라고 인사혁신처와 행정안전부 등에 권고했습니다.

[김태규 / 국민권익위원회 부위원장 : 올해 말까지 저희들이 이행을 요구할 수 있는 부분은 계속 요구해 나갈 겁니다. 그리고 그 이후에라도 이행을 수용한 부분에 대해서는 또 제대로 이행하고 있는지도 이행점검을 계속해 나갈 겁니다.]


YTN 안보라 (anbora@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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