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담소] 동거 두 달 만에 이별...그런데 상의도 없이 아파트 보증금을 갖고 떠났다?

[조담소] 동거 두 달 만에 이별...그런데 상의도 없이 아파트 보증금을 갖고 떠났다?

2023.12.13. 오전 0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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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담소] 동거 두 달 만에 이별...그런데 상의도 없이 아파트 보증금을 갖고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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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송일시 : 2023년 12월 13일 (수요일)

□ 진행 : 조인섭 변호사

□ 출연자 : 김진형 변호사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를 바랍니다.




◇ 조인섭 변호사(이하 조인섭): 날씨가 끄물끄물, 변덕스러운 날엔 기분이 가라앉기 쉽죠. 그런데 이런 날씨가 집중해야 할 땐 도움을 준다고 합니다. 혹시 요즘 내 인생의 날씨가 흐리게만 느껴진다면, 지금이 바로, 그동안 놓치고 지나간 건 것들을 섬세하게 살펴보기 딱 알맞은 시기라고 생각하면 어떨까요? 오늘도 당신의 편이 되겠습니다. 속 시원하고 정확한 자문으로 법률문제를 풀어드리는, <조인섭 변호사의 상담소> 지금 바로 문을 열겠습니다. 저는 조인섭입니다. 당신을 위한 law하우스, <조담소>, 김진형 변호사와 함께 합니다. 안녕하세요?



◆ 김진형 변호사(이하 김진형): 안녕하세요. 법무법인 신세계로의 김진형 변호사입니다.



◇ 조인섭: 오늘은 어떤 고민이 기다리고 있는지 먼저 사연부터 알아보겠습니다. 저는 아내와 사별하고 혼자 딸을 키우고 있었습니다. 일하면서 아이까지 돌보자니 아내의 빈자리가 많이 느껴졌습니다. 그래서 결혼 정보회사 등록했고, 저와 비슷한 조건의 사람을 소개받았습니다. 그 여자분은 남편과 이혼하고 저처럼 혼자서 딸을 키우고 있었는데요, 아이들의 나이대가 비슷하더라고요. 두 아이가 자매가 되면 좋을 것 같았죠. 저는 그 여자분과 진지하게 만나기 시작했습니다. 그렇게 만난 지 4개월 정도 됐을 때, 결혼 얘기를 꺼냈습니다. 그런데 그 여자분이 망설이더라고요. 또다시 결혼에 실패할 수도 있으니 신중하게 결정하려는 것 같았습니다. 저는 제 생각이 얼마나 확고한지 보여주기 위해, 그 여자분의 명의로 아파트 전세를 얻었고, 보증금도 제가 냈습니다. 그리고 저와 그녀는 결혼을 약속하고 각자 딸을 데리고 그 아파트로 이사 왔습니다. 그녀가 새롭게 시작하고 싶다고 해서 가전제품과 가구를 모두 새것으로 샀고요, 월세와 관리비 공과금도 모두 제가 부담했습니다. 이제 아이와 집안 걱정을 그만하고 일에 매진할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막상 동거를 시작하자 불화가 끊이지 않았습니다. 저와 그녀는 맞는 구석이 하나도 없었고 아이들끼리 사이도 좋지 않았습니다. 결국, 동거한 지 두 달 만에 헤어지기로 했습니다. 그런데 그녀가 관계를 청산하는 대가로 아파트 전세 보증금을 달라고 하더라고요. 저는 말도 안 되는 얘기라고 단박에 거절했는데요, 그녀는 저한테 상의도 없이 아파트 보증금을 받아서 떠나버렸습니다. 그 사람한테 다시 보증금을 받고 싶습니다. 어떤 걸 준비하면 될까요? 사연자분은 결혼을 약속하고 동거를 하신 것 같습니다. 그럼, 약혼이라고 봐도 되는 건가요? 약혼의 성립 조건을 알려주시죠.







◆ 김진형: 약혼은 장차 혼인을 하기로 하는 남녀 간의 계약을 말하는 것으로, 약혼이 성립하기 위하여는 혼인을 하기로 하는 당사자 사이의 의사 합치만 있으면 되고, 약혼식과 같은 특별한 방식을 따라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또한, 반드시 명시적인 합의가 있어야 하는 것은 아니고, 묵시적인 합의만으로도 약혼이 성립할 수 있습니다. 위 사안의 경우, 의뢰인과 상대방이 각자의 자녀와 함께 임차한 아파트로 이사를 와서 동거를 시작한 무렵에는 의뢰인과 상대방 모두 약혼에 대한 의사가 명시적으로 일치하였거나, 적어도 의뢰인이 상대방에게 청약한 약혼의 의사표시를 상대방이 외부적으로 승낙함으로써 의뢰인과 상대방 사이에 약혼에 대한 묵시적인 합의가 있었던 것으로 보이기에 약혼의 성립이 인정될 것으로 보입니다.







◇ 조인섭: 사연자분이 낸 전세 보증금을 상대방에 수령해서 떠난 것 같습니다. 사연자분은 그 보증금을 다시 돌려받을 수 있을까요?



◆ 김진형: 약혼 당사자가 혼인하겠다는 약속을 이행하지 않더라도, 다른 당사자가 그 이행을 재판상 강제할 수는 없습니다. 따라서 약혼은 언제라도 일방적으로 해제할 수 있고, 정당한 해제사유가 있어야만 해제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그 대신 약혼을 부당하게 파기한 당사자는 손해를 배상할 책임을 집니다. 이는 약혼을 해제한 당사자 일방이 과실 있는 상대방에 대해 재산상 손해 내지 정신상 고통에 대해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는 권리입니다. 또한, 약혼예물을 수수한 경우에는 원상회복으로서 상대방에게 약혼예물의 반환도 청구할 수 있습니다. 약혼예물은 약혼의 성립을 증명하고 혼인이 성립한 경우 당사자 내지 양가의 정리를 두텁게 할 목적으로 수수되는 것으로 혼인의 불성립을 해제조건으로 하는 증여와 유사한 성질을 갖는 것으로 보기 때문입니다. 참고로, 위 사안의 경우 의뢰인과 상대방 사이에 약혼이 성립하였다가 결별과 동시에 약혼이 해제된 것이기에 의뢰인이 상대방을 임차인으로 하여 임대차계약을 체결한 뒤 임대인에게 지급한 보증금은 상대방이 원상회복으로서 의뢰인에게 반환할 의무가 있다고 보입니다.





◇ 조인섭: 만약 사연자분이 그 여자분과 결혼을 했다면, 약혼 예물을 돌려달라고 할 수 없는 건가요?



◆ 김진형: 원칙적으로는 그렇습니다. 말씀드린 바와 같이 약혼예물은 혼인이 성립하는 경우 당사자 내지 양가의 정리를 두텁게 할 목적으로 수수하는 것이기에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일단 혼인으로서 부부관계가 성립하고 그 혼인이 상당 기간 지속된 이상 후일 혼인이 해소되더라도 약혼예물의 반환을 구할 수는 없습니다. 다만, 판례는 예외적으로 약혼예물의 수령자측이 혼인 당초부터 성실히 혼인을 계속할 의사가 없었고 그로 인하여 혼인의 파국이 초래되었다고 인정되는 등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는 신의칙 내지 형평의 원칙에 비추어 혼인 불성립에 준하여 혼인 이후에도 원상회복청구권을 인정하는 경우도 있기에 일부 사안에서는 혼인이 성립한 뒤에도 약혼예물에 대해 원상회복을 구할 수도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 조인섭: 자, 지금까지 상담 내용을 정리해 보겠습니다. 약혼은 당사자간의 묵시적 합의만으로도 성립이 가능합니다. 언제라도 일방적으로 해제할 수 있으며 대신 약혼을 부당하게 파기한 당사자는 손해 배상 책임을 집니다. 이 사연처럼 두 사람이 결별하면서 약혼이 해제된 경우에는 사연자분이 지급한 보증금은 돌려받을 의무가 있다고 했습니다. 지금까지 김진형 변호사와 함께 했습니다. 고맙습니다.



◆ 김진형: 네, 감사합니다.



◇ 조인섭: 네.<조인섭 변호사의 상담소>는 유튜브를 통해서 다시 듣기 하실 수 있습니다. 궁금한 점이 있거나 건의할 사항이 있으면 댓글 달아주세요. 알아두면 쓸데 있는 법률 이야기! 알쓸법 시간입니다. 선물할 일이 있을 때 기프티콘... 많이들 보내시죠? 기프티콘은 스마트폰 등 모바일 기기에서 사용 가능한 상품권인데요, 기프티콘을 쓸 때 플랫폼에서 가맹점주들한테 떼가는 수수료만 5프로에서 10프로나 된다고 합니다. 신용카드 수수료가 1%대인 걸 생각하면 엄청나게 높은 건데요,문제는 대표적인 플랫폼인 카카오톡이 수수료를 가맹점주만 내게 하는 경우가 있다는 겁니다. 게다가 가맹 점주에 돈이 들어오기까지 기간도 길다는데요. 이를 규제할만한 법은 없을까요? 그리고 우리는 소비자로서 어떻게 해야 할까요? 카카오는 국내 모바일 상품권 시장의 74%를 차지하고 있고 선물하기 시장의 경우 90% 이상의 점유율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추정됩니다. 현재 카카오는 모바일 상품권에 대해 5∼10%의 수수료율을 부과하고 있는데요. 보통의 커피 가맹점의 경우 모바일 상품권은 가맹점 전체 매출에서 20∼50%를 차지하고요. 이러한 매출에서 수익률은 10%대 라는데요. 그중 카카오 선물하기로 9%의 수수료를 지불 해야 하는 겁니다. 결국 남는게 거의 없는거죠. 온라인 거래가 확대되면서 플랫폼 회사들이, 여러 중소/상공인의 생존을 좌지/우지할 정도로 막강한 경제 권력을 행사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이런 상황에 대하여 전국가맹점주/협의회와 참여연대,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등은 카카오를 공정거래위원회에 신고했습니다. 카카오가 시장 지배적 지위를 남용해 기프티콘 등 모바일 상품권에 과도하게 높은 수수료를 떼어 가면서 공정거래법을 위반했다는 겁니다. 공정거래위원회에서 어떻게 결론낼지 귀추가 주목됩니다. 조인섭 변호사의 상담소, 조담소는 언제나 당신과 함께 합니다. 끝곡 들려드리면서 저는 이만 인사드립니다. 지금까지 ‘로이어 조인섭’이었습니다.

YTN 이은지 (yinzhi@ytnradi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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