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형간염 치료기준 바꾸면 간암 환자 4만 명 예방"

"B형간염 치료기준 바꾸면 간암 환자 4만 명 예방"

2023.11.07. 오전 0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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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암으로 숨지는 사람 가운데 폐암 다음으로 많은 병이 바로 간암입니다.

이 간암의 70%는 B형간염이 원인이라고 하는데요, 건보 급여 기준을 바꾸면 간암 발병률을 줄일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습니다.

김혜은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10년 전, 30대 젊은 나이에 간암 수술을 받은 환자입니다.

B형간염 보균자라 꾸준히 간 검진을 받았지만, 암이 발병할 때까지 약 먹을 일은 없었습니다.

간 수치가 건강보험 급여 기준만큼 높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권 ○ ○ / 간암 수술 환자 : 비보험으로 (약을) 평생 먹게 되면 경제적인 부담이 많을 거다, 그런 얘기가 있어서 보험 적용이 되는 (간 수치가 될) 때까지 기다려야 하는 일이 있었거든요. 그래서 항바이러스제를 따로 처방받지는 못했습니다.]

권 씨처럼 B형간염 보균자인 경우, 치료 시기를 앞당기면 간암 발생 위험이 줄어듭니다.

서울 아산병원 임영석 교수팀이 국내 5개 대학병원 환자들을 7년 추적한 결과 B형간염 치료를 받은 경우 암 발생 위험이 절반 정도 적었습니다.

또, 혈중 B형간염 바이러스 수치가 백만 단위 정도일 때 암 발생 위험이 가장 컸습니다.

설령 간 수치가 낮더라도 바이러스가 백만 단위까지 오르기 전에 빨리 치료해야 한다는 겁니다.

현재 건강보험 급여기준은 바이러스 수치가 2천 단위 이상이면서 간 수치가 80(IU/L) 이상이어야 합니다.

바이러스 수치만으로 급여치료를 시작하면, 간암 환자를 해마다 3~4천 명씩 줄일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임영석 / 서울아산병원 소화기내과 교수 : 환자분의 숫자를 2배 정도 늘리게 되면 매년 약 3~4천 명씩의 간암 발생을 예방할 수 있을 것으로 시뮬레이션 결과가 나왔습니다. 15년 동안에 약 (자르고) 4만 명 정도의 간암을 예방할 수가 있게 될 것입니다.]

자칫 과잉진료로 이어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에 대해 연구진은 장기적으로 사회적 의료비 부담을 더는 방향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중국도 올 초 바이러스 기준으로 치료 기준을 바꿨지만, 우리의 경우 건강보험 지출 문제와 학계 논의를 거치려면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합니다.

YTN 김혜은입니다.


촬영기자: 윤성수
그래픽: 홍명화


YTN 김혜은 (henism@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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