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 캔 스피크 잉글리쉬"...만학도의 꿈

"아이 캔 스피크 잉글리쉬"...만학도의 꿈

2023.11.05. 오전 0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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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영어 말하기 대회, 하면 10대 학생들이 영어 솜씨를 겨루는 장면이 우선 떠오를 겁니다.

학업의 시기를 놓친 만학도들이 참가한 조금 특별한 영어 말하기 대회에,

윤웅성 기자가 다녀왔습니다.

[기자]
교복을 입은 참가자들이 무대에 올라 학교에서 벌어지는 상황을 소재로 연극을 펼칩니다.

"왜 춤을 추냐면 모든 걸 잊을 수 있기 때문이죠. 춤은 제 인생입니다."

어색한 발음에 중간중간 자신도 모르게 우리말까지 새어 나오자, 관객들은 웃음을 터뜨립니다

"아닌데 이거"

긴장이 역력한 표정으로 무대에 오른 중년 여성도 영어로 어린 시절을 이야기합니다.

"저는 모두의 환한 얼굴을 잊을 수 없습니다."

만학도들이 다니는 평생 학교에서 열린 영어 말하기 대회입니다.

과거 여자라는 이유로, 혹은 경제 상황이 좋지 못해 교육을 받지 못한 중장년 여성들에게 배움의 장을 마련한 곳입니다.

올해 20회를 맞이한 대회인데, 코로나 이후 3년 만에 처음으로 전교생과 가족이 함께했습니다.

참가자 가운데 최고 연장자인 김정숙 씨는 알파벳도 몰랐다가 참가한 영어 말하기 대회가 꿈만 같습니다.

[김정숙 / 일성여자중고등학교 학생 : 다 영어에요. 그러니까 불편한 거예요. 근데 이 학교를 와서 영어를 하게 돼서 놀랍죠. 제 자신이. 놀랍고. 정말 배움이라는 게 꼭 필요하구나 이 생각을 했어요.]

무대를 함께 준비한 10대 학생들은 만학도들에게 도전과 끈기를 배웁니다.

[진연진 / 서울여자중학교 2학년 : 지금 와서 공부하는 건데도 되게 열심히 열정적으로 하시고 저희 발음도 열심히 따라 하려고 하셔서 되게 대단하다고 생각했어요.]

결과에 연연하지 않고 그동안 갈고 닦은 영어 실력을 발휘한 어르신들.

대학 진학 등 새로운 목표를 향해 앞으로도 도전을 이어갈 예정입니다.

[김양자 / 일성여자중고등학교 학생 : 사회복지학과 넣었습니다. 봉사도 하고 깊게 공부해서 그쪽으로 일이 있다면 하고 싶습니다.]

YTN 윤웅성입니다.



촬영기자;진형욱



YTN 윤웅성 (yws3@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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