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전 잃었지만"...'산불 참사' 하와이 동포들 재건 안간힘

"터전 잃었지만"...'산불 참사' 하와이 동포들 재건 안간힘

2023.09.17. 오후 1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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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여 가구 동포 주택·상가 등 소실…긴급 대피
관광업 비중 80%…여행객 끊겨 생계 타격 심각
한인 사회 성금·구호품 전달…온정 나눔 이어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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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하와이 마우이섬을 휩쓴 대규모 산불로 피해가 막심한데요.

우리 동포와 관광객 인명 피해는 없지만, 일부 한인들은 수십 년 삶의 터전을 잃었습니다.

이처럼 어려운 상황에도 온정을 나누며 다시 일어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습니다.

권지수 PD가 화상으로 만나봤습니다.

[기자]
한 가정의 소중한 보금자리였던 집은 화마가 할퀴고 간 뒤 까맣게 그을린 골격 일부만 서 있습니다.

가족사진이라도 남아 있길 바라며 잔해를 파헤쳐보지만, 온전한 건 하나도 없습니다.

[이제훈 / 마우이 산불 피해 동포 : 금액으로 따지면 한 25억 원의 손해는 본 것 같아요. 집이 일단 화재로 없어졌고요. 그러니까 지금까지 28년 동안 열심히 쌓아왔던 모든 게 다 무너진 거죠.]

다른 동포의 집은 송두리째 녹아내려 형체조차 남지 않았습니다.

[조선희 / 마우이 산불 피해 동포 : 정말 눈물밖에 안 나더라고요. 말문이 막히고, 제가 너무나 귀여워하는 고양이도 생사를 못 찾고….]

미국에서 백여 년 만에 가장 큰 피해를 낸 하와이 마우이섬 산불로, 이처럼 집과 사업장 등이 사라진 동포는 20가구가 넘습니다.

삶의 터전을 잃은 건 물론 관광객 발길도 끊겨 타격이 큽니다.

마우이는 전체 경제에서 관광업 비중이 80%나 되는 터라, 코로나19 팬데믹에 이은 화재 참사로 피해가 더욱 심각합니다.

[김순자 / 마우이 한인회 이사 : 코로나19가 터질 때 렌터카랑 모든 게 중단이 됐었잖아요. 그러니까 렌터카가 공항에 전부 주차돼 있는데 코로나19 때만큼 심각해요, 지금.]

방문 자제를 요청했던 당국은 경제 회복을 위해 우선 10월 8일부터 여행 제한 조치를 풀기로 했습니다.

주민들은 숙소를 무료로 제공하겠다며 관광 재개를 호소하고 있습니다.

한인 사회도 이재민 구호와 재건에 힘을 모으고 있습니다.

대피소에서 구호물자로 생활하는 동포 이재민들을 위해 여러 한인회의 지원이 잇따랐습니다.

[유선희 / 마우이 한인회장 : 호놀룰루 한인회에서는 지금 1차로 주신 게 1만 달러(약 1천3백만 원)이었어요. LA 한인회 같은 경우에는 1만9천 달러(약 2천5백만 원) 이상 모금을 하셨어요.]

다가오는 추석과 11월 22일 '김치의 날'에는 한국 문화 행사도 열어, 현지 사회와 아픔을 나누고 유대를 쌓을 계획입니다.

[서정완 / 마우이 한인교회 목사 : 음식을 나누고 또 그 삶의 어려움을 이야기를 하면서 앞으로 나아갈 부분들을 다시 한 번 생각해 보고.]

사상 최악의 산불 참사를 겪은 마우이 한인들.

힘들고 어려울수록 마음을 모으고 희망을 이야기하며, 재기를 향한 여정을 함께 시작했습니다.

[이제훈 / 마우이 산불 피해 동포 : 다시 마우이, 라하이나는 일어설 거예요.]

[이서영 / 주호놀룰루 한국 총영사 : 하와이주 정부와 현지 미국인들이 한국의 지원에 대해서 매우 고마워하고 있고, 동포들도 아주 자랑스러워 하고 있습니다. 향후에도 재난 복구와 DNA 테스트 등에 대해서 하와이주 정부의 추가적인 요청이 있을 경우에는 저희가 본국에 보고해서 지원을 건의할 예정입니다.]

YTN 월드 권지수입니다.



YTN 권지수 (kimhaha@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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