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 속 4만 보 걷던 대형마트 노동자 사망..."에어컨 안 켰다"

폭염 속 4만 보 걷던 대형마트 노동자 사망..."에어컨 안 켰다"

2023.06.28. 오전 1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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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염 속 4만 보 걷던 대형마트 노동자 사망..."에어컨 안 켰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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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염주의보 속에서 일하다 숨진 대형마트 노동자가 냉방 시설도 없는 외부 주차장에서 종일 머물렀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MBC에 따르면, 지난 19일 오후 7시쯤 경기도 하남의 외국계 대형마트 주차장에서 쇼핑카트 정리 업무를 하던 A 씨(31)가 쓰러졌다. 그는 오전 11시부터 8시간째 일을 하던 도중 몸이 좋지 않다며 주차장 구석에 앉아있던 상황이었다. A 씨는 곧바로 병원으로 이송됐지만 결국 숨졌다.

이날 하남의 최고 기온은 33도였지만 주차장은 벽면 전체가 뚫려 있어 외부 열기에 그대로 노출돼 있었다. 이에 대해 동료 직원들은 MBC와의 인터뷰에서 주차장은 외부로 열려 있어 에어컨은 원래 안 튼다며 3시간마다 15분의 휴식 시간이 주어졌지만, 에어컨이 나오는 휴게실이 너무 멀어 거의 이용하지 않았다고 증언했다.

사망 이틀 전 A 씨가 동료에게 보낸 메시지에는 그가 하루 종일 쇼핑 카트를 옮기며 4만 3천보를 걸었다는 기록 캡처본이 남아 있었다. 무더운 날씨에 철제 카트 덩어리를 밀며 매일 약 26km를 걸어다닌 셈이다.

마트 측은 "폭염 대비가 부실하지 않았냐"는 MBC 취재진 질문에 아무런 답도 하지 않았다.

정부는 폭염주의보 발령 시 옥외노동자에게 1시간마다 10분에서 15분씩 휴식시간을 주라고 하고 있으나, 권고에 그치는 수준이다.

YTN digital 정윤주 (younju@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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