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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전 위협 '현수막 지옥'...새 지침에도 '무용지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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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요즘 선거철도 아닌데 정치권에서 내건 현수막들, 주변에서 많이 보셨을 겁니다.

따로 신고하지 않고 정당 현수막을 자유롭게 걸 수 있기 때문인데요.

보행자 안전 문제까지 제기돼 정부가 보완 대책을 내놨지만, 무용지물이나 다름없다는 지적입니다.

권준수 기자가 현장에 다녀왔습니다.

[기자]
서울 신촌 오거리 앞.

시선을 돌리는 곳마다 정당이 내건 현수막이 빽빽하게 걸려 있습니다.

워낙 많은 데다가 온통 상대 정당을 비방하는 내용에 눈살을 찌푸리는 시민들이 적지 않습니다.

[김호진·배유빈 / 전남 광양시 : 오히려 저렇게 극단적이니까 진짜 저게 맞나 생각도 들고 어떻게 보면 약간 현혹되게 만드는 그런 말 표현이 아닐까.]

안전 문제도 제기됩니다.

보행자의 시야를 가로막는 겁니다.

이곳에서 보행자가 횡단보도를 건너기 위해 걸어오다 보면 이 현수막들 때문에 반대 차선의 우회전 차량을 볼 수가 없습니다. 현수막은 기껏해야 제 가슴 정도 높이입니다.

무분별하게 내걸린 현수막들이 교통 안전의 길잡이와도 같은 표지판을 가리기도 합니다.

[서호인 / 서울 가양동 : 저렇게 몇 단씩 달려있으면 교통에도 운전자에게도 시야에 장애가 되고 보행자에게도 전체적으로 다 가려버리니까 굉장히 안 좋은 것 같아요.]

선거철도 아닌데 이처럼 정치 현수막이 난립하게 된 이유는 뭘까.

지난해 12월, 국회는 정치 활동의 자유를 빌미로 정당 현수막은 별도의 신고 없이 게시할 수 있도록 관련 법을 개정했습니다.

이후 현수막이 마구잡이로 걸리면서 전국에서 안전사고가 잇따랐고, 대책을 촉구하는 비판이 쏟아졌습니다.

결국 행정안전부는 지난달 교통 신호등이나 안전표지를 가려서는 안 되며, 가로등 하나당 2개까지만 설치하는 새 지침을 내놨습니다.

어린이와 장애인 보호구역에선 정당 현수막을 설치할 수 없고 위반하면 철거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하지만 어디까지나 지침일 뿐, 법적 구속력이 없어 무용지물에 가깝습니다.

지침에 따라 지자체에서 철거하려고 해도 현실은 정당의 눈치를 봐야 하는 실정입니다.

[지방자치단체 관계자 : 철거했다가 뭐 소송 걸릴 위험도 얘기하시고. 점검 나가면서 그런 거 있으면 가이드 라인에 위반된 것 같다고 다시 또 안내 같은 거 이번 주 하려고 하거든요.]

결국 새 지침 역시 실효성이 떨어져 입법으로 해결할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윱니다.

[김승원 /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조직위원장 : 원점에서 법률을 재고할 필요가 있지 않겠냐는 생각이 들고, 정말로 건전한 게시 문화를 확보하기 위해서는 지자체와 시민 의견을 들어서 조정 방안을 찾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길거리 '현수막 지옥'에 빠진 시민들의 불편은 커지고 있지만,

여당과 야당은 행안부의 지침이 나왔다면서 법안 논의를 서로 미루고 있었습니다.

YTN 권준수입니다.



촬영기자;신홍
그래픽;지경윤


YTN 권준수 (kjs819@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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