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년 비행 경력 살린 해설가..."감사할 따름이죠"

40년 비행 경력 살린 해설가..."감사할 따름이죠"

2023.04.02. 오전 0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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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항공기 조종사로, 그리고 기관사로, 40년 넘게 일하다 은퇴한 뒤 다시 취업에 성공한 이들이 있습니다.

자신이 제일 잘 아는 분야를 시민들에게 알려주며 '인생 2막'에 들어선 이들을 황보혜경 기자가 만나봤습니다.

[기자]
74살 김우식 씨가 B-747 조종석에 앉아 모의 비행을 준비합니다.

과거 같은 기종의 비행기를 조종했던 경험을 살려 박물관을 찾는 관람객들의 체험을 돕는 겁니다.

지난 1972년, 공군 조종사로 사회에 첫발을 내디딘 이후 40년 넘게 군과 민간 비행기를 몰았습니다.

지난 2015년 은퇴한 뒤로 '조종사'라는 수식어가 완전히 지워질 줄 알았지만, 다시 조종석에 앉게 된 순간을 잊을 수 없습니다.

[김우식 / 43년 경력 전직 비행기 조종사 : 조종은 하면 할수록 성취감, 쾌감을 느끼는데, 갑자기 조종 일을 끝내니까 너무 아쉬웠어요. 그런데 여기서 다시 시뮬레이터라는 장비로 조종을 할 수 있다는 게 너무 기뻤고, 너무 감사했습니다.]

82살 전민종 씨는 40년 경력의 전직 항공 기관사.

이제는 비행기 엔진이 아닌 관람객들 앞에서 임무를 다합니다.

[전민종 / 40년 경력 전직 항공 기관사 : 제가 정년퇴직하고 20여 년 가까이 쉬었죠. 그러다 박물관이 생겨서 다시 일하게 되니까 정말 감개무량했습니다. 추억이 생각도 나고….]

3년 전 국립항공박물관이 새로 개관하면서 관람객들에게 질 높은 전시 해설과 체험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항공 분야 경력자를 채용했습니다.

경력자 25명 가운데 대부분이 은퇴 이후 재취업에 성공한 '실버 세대'로, 이들의 평균 나이는 65살입니다.

승무원, 항공교통관제사 등 각기 다른 경력은 자신만의 큰 무기이자, 자부심입니다.

[홍상희 / 13년 경력 전직 승무원: (관람객이) "이렇게 친절한 박물관은 처음이에요" 라고 말씀하셔서 아, 내가 승무원처럼 여기서 일하고 있구나….]

[장일복 / 27년 경력 전직 관제사 : (체험객이) 딸이 있는데 어떻게 하면 관제사가 되겠느냐고 물어보면, 저는 신나서 가는 길에 대해 쭉 말씀드리곤 하죠.]

55세 이상 가운데 계속 일하기를 희망하는 사람은 지난 2013년 60%에서 지난해에는 9%p 가까이 증가했습니다.

근로 희망 나이도 같은 기간 평균 71.5세에서 73세로 높아졌습니다.

전문성을 살려 재취업에 성공한 이들의 사례는 고령화 시대에 '실버 세대'가 다시 노동시장에 참여할 수 있는 또 하나의 방안이 되고 있습니다.

YTN 황보혜경입니다.




YTN 황보혜경 (bohk1013@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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