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얘기에 공감해주니 숨통 트여요"...치매환자 '가족'의 안식처 문 열어

"내 얘기에 공감해주니 숨통 트여요"...치매환자 '가족'의 안식처 문 열어

2023.03.10. 오전 07: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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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고령화 사회가 되면서 국내 치매 환자는 100만 명에 달합니다.

치매는 낫기 어렵고 오래가는 병이기 때문에 보호자가 지치지 않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한데요.

치매 환자의 가족들이 모여 편안히 얘기 나누고 다양한 활동을 할 수 있는 지원센터가 문을 열어 도움이 되고 있습니다.

김평정 기자입니다.

[기자]
엘리베이터 문이 열리자 절친한 사이로 보이는 여성들이 내립니다.

향이 좋은 커피를 예쁜 탁자에 놓고 그동안 밀린 이야기를 나누기 시작합니다.

마치 카페 같은 이곳은 사실 치매 환자의 가족들을 지원하는 센터입니다.

다섯 명 안팎씩 구성원이 꾸려져 한 달에 한 번 정기적으로 모여 이야기를 나누는 것입니다.

[이명순 서울 고덕동 (71세) : 다 똑같은 이제 입장이잖아요. 그래서 얘기를 하니까 쉽게 얘기할 수 있어서 한 일 년은 내가 여기 와서 맨날 울었어요. 공감하고 그러니까 좋아서 참 이 모임이 나한테는 굉장히 많이 도움이 돼요.]

치매 환자를 보살피느라 힘들었던 이야기를 하면 자연스레 공감의 맞장구가 나옵니다.

그동안의 수고를 인정받는다는 느낌에 대화하는 그 순간만이라도 마음이 한결 편안해집니다.

[김태자 서울 성내동 (74세) : 그리고 우리 양반이요, 첫째는 아주 나가서 (길을) 잃어버리는데 죽겠어요. 정말로 막 잃어버려요. 한 달이면 한 열 번도 더 잃어버려 그러면 그거 다 열 번이 뭐야…. (여기) 와서 얘기하고 나면 며칠 동안은 스트레스가 풀려서….]

텃밭 가꾸기나 공예와 미술 등 잠시 일상과 다른 활동에 집중할 수 있는 프로그램도 운영됩니다.

[박삼순 서울 성내동 (72세) : 텃밭도 하고 뭐 심기도 하고 만들기도 하고 그러고 나면은 좀 기분이 풀어져요. 이런 걸 만들고 그 시간에 모든 것을 내려놓으니까….]

이 지원센터는 간호사와 작업치료사, 사회복지사 등 전문인력이 상주하며 치매 환자의 '보호자'가 사회적으로 고립되지 않고 살아갈 수 있도록 지원하는 데 집중하고 있습니다.

[최정수 서울 강동구보건소장 : 치매 환자를 전문적으로 돌볼 수 있는 전문적 지식을 습득하게 하고 그리고 그분들께서 서로 다른 가족들과 함께 자조 모임이나 기타 자연스러운 모임을 갖게 해서 서로 간의 위로가 될 수 있고….]

치매 환자를 돌보는 가족에게 가장 중요한 것이 '보호자가 쉬는 것'이란 말이 있는 만큼 앞으로 치매 환자뿐만 아니라 보호자를 위한 지원책도 더 다양하게 나올 것으로 보입니다.

YTN 김평정입니다.




YTN 김평정 (pyung@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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