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 안 보이는 우크라이나전...고향 걱정에 생계 고민까지

끝 안 보이는 우크라이나전...고향 걱정에 생계 고민까지

2023.02.20. 오전 0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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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지 오는 24일로 꼭 1년이 됩니다.

전쟁을 피해 우리나라로 들어온 우크라이나 피란민들도 기약 없이 타지 생활을 이어오고 있는데요.

가족에 대한 그리움은 물론, 생계 고민까지 겹치며, 힘겨운 나날을 보내고 있습니다.

송재인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의 전쟁이 길어지면서 지난해 10월 한국으로 피란 온 우크라이나인 김 잔나 씨.

그간 8살 아들과 고시원에 머물다, 선교 단체의 도움으로 지금의 거처를 구했습니다.

타지 생활 넉 달째, 고향과 남편을 향한 그리움은 점점 깊어만 갑니다.

[김 잔나 / 우크라이나인 : 남편은 국방 의무를 수행해야 해서 한국으로 같이 오지 못했어요, 참전해야 해서…. 많이 보고 싶고, 아들도 석 달 넘게 못 보니까 보고 싶어 합니다.]

빠듯한 생계도 고민입니다.

배 속에 아이까지 품고 피란길에 오른 만큼, 다른 이들처럼 생계 전선에 뛰어들기도 어렵습니다.

월세와 생활비를 자선 단체에서 지원받고 있지만 언제까지고 그럴 수도 없는 노릇.

당장 할 수 있는 건 매일 한국어 수업에 집중하며 장기 체류를 준비하는 일뿐입니다.

[김 잔나 / 우크라이나인 : 생활비 문제만 아니라면 지금의 한국 생활은 편안하다고 생각합니다.]

비슷한 시기 고려인 남편과 함께 입국한 우크라이나인 율리아 씨의 상황도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청각 장애인인 남편이 건설 현장에서 일하긴 해도, 두 사람 생활비를 대기엔 역부족입니다.

[율리아 / 우크라이나인 : 모든 피란민 문제이기도 합니다. 아이 한두 명을 데리고 오는 경우도 많은데 고려인 당사자 한 명 월급만으로 살아남을 수 없습니다. 그래서 비자가 가장 큰 문제입니다.]

전쟁이 도통 끝날 기미가 없다 보니, 고향에서 암 투병 중인 어머니의 마지막을 지킬 수 있을지도 알 수가 없습니다.

[율리아 / 우크라이나인 : 피란 오기 전에 마지막으로 부모님 집에 갔을 때, 폭격을 맞아도 무섭지 않을 것 같았어요. 다 같이 마지막을 맞을 수 있었을 테니까요.]

국내 체류 기간이 길어지며 고민은 쌓여가는데 기댈 곳은 민간 자선단체들이 사실상 전부입니다.

[김영숙 / 고려인문화센터장 : (피란민들은) 지역 주민이기도 하기 때문에 정부의 정책이 하나라도 돼 있어야만 지속적으로 안정적인 정착을 할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애끓는 그리움에 생계 걱정까지, 우크라이나 피란민들은 막막한 마음으로 한국에서 첫 번째 봄을 맞게 됐습니다.

YTN 송재인입니다.





YTN 송재인 (songji10@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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