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숙인 온기 전하는 쉼터도 급등한 난방비에 '화들짝'

노숙인 온기 전하는 쉼터도 급등한 난방비에 '화들짝'

2023.01.25. 오후 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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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한파를 곧바로 부닥친 노숙인들은 쉼터를 찾아 잠시나마 몸을 녹이곤 합니다.

그런데 이런 쉼터들은 최근 하루가 다르게 오르는 난방비에 놀라 허리띠를 졸라맨다고 합니다.

현장에 취재기자 나가 있습니다. 이준엽 기자!

[기자]
네 서울 문래동에 있는 노숙인 쉼터입니다.

[앵커]
새벽보다는 날이 많이 풀렸지만, 그래도 춥죠?

[기자]
하루 중 가장 따뜻한 시간인데도 영하의 기온입니다.

최저 기온은 17도에 달해 노숙인들은 정말 힘겨울 날씨인데요.

이곳 쉼터는 혹한기에 24시간 문을 열어서 몸을 녹일 수 있는 따뜻한 공간을 제공합니다.

조금 전 점심시간 때는 발 디딜 틈이 없을 정도였는데요.

이곳 쉼터는 추위를 피해 찾는 곳인 만큼, 등유 보일러와 난방기를 이용해 항상 따뜻한 온도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생활관 면적만 160㎡가 넘을 정도로 넓어서, 하루 평균 100명에서 150명이 이곳에서 추위를 피하고 있습니다.

50명에서 60명은 잠을 청하고 갑니다.

노숙인뿐만 아니라 인근 쪽방촌 주민들도 쉼터를 찾고 있고요.

방한용품을 나눠주기도 하고 점심과 저녁 식사도 제공하고 있는데, 매 끼니 100명 넘는 사람들이 찾습니다.

이처럼 많은 사람에게 온기를 전하는 곳이지만, 최근 쉼터 측의 시름이 깊어졌습니다.

물가 고공행진에 운영비도 급격히 늘어났기 때문입니다.

특히 가파르게 오른 난방비 부담이 큰데요.

지역난방이 불가능해 등유 보일러를 때는데, 1년에 2만4천 리터 정도 연료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리터당 천 원 정도이던 등윳값이 1년 새 천6백 원대로 훌쩍 뛰었습니다.

쉼터 관계자 이야기 직접 들어보시겠습니다.

[이민규 / 옹달샘드롭인센터 행정실장 : 연료비가 많이 증가했습니다. 작년 한 해 동안 40∼50% 정도 더 연료비를 많이 쓰고 있습니다. 다행스럽게도 사회 여러 군데서 다양한 후원들을 진행해 주셔서 저희가 지금까지 버틸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값이 오른 건 식사비도 마찬가지인데요.

지난 2년 동안 식사비가 한 끼 2,500원에서 4천 원으로 인상됐지만, 물가 인상 탓에 식단은 간신히 비슷한 수준으로 맞추는 정도라고 합니다.

때문에, 쉼터에서는 수건과 휴지 등 소모품은 보조금 대신 후원으로 대체하는 등 허리띠를 졸라매고 있습니다.

이처럼 한파뿐만 아니라 고물가라는 큰 파도까지 덮치면서 유난히 추운 겨울을 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서울 문래동 노숙인 쉼터에서 YTN 이준엽입니다.




YTN 이준엽 (leejy@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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