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킹맘과 함께해 보니..."저출생 이유? 현실과 동떨어진 정책"

워킹맘과 함께해 보니..."저출생 이유? 현실과 동떨어진 정책"

2023.01.24. 오전 0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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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우리 사회가 마주한 심각한 문제, 저출생 현상의 실태를 짚어보는 YTN 연속 보도 이어갑니다.

정부와 지자체가 수십 년간 많은 돈을 쏟으며 수많은 정책을 내놨지만, 기대와 달리 저출생 문제는 점점 더 심해지고 있습니다.

그간 내놓은 정책이 출산과 육아를 결심할 만큼 시민들에게는 와 닿지 않았다는 건데요.

한국에서 왜 아이 키우는 게 어려운지, 안동준 기자가 워킹맘을 직접 만나봤습니다.

[기자]
최근 결혼은 고급재, 출산은 사치재라는 말이 유행하고 있습니다.

아이 키우는 게 쉽지 않은 대한민국의 현실을 여실히 보여주는 말인데요.

실제 아이를 키우는 가정의 모습이 어떻길래 이런 말이 나오는지 직접 살펴보겠습니다.

요즘 쉽게 찾아보기 어려운 '다둥이 엄마' 전윤희 씨.

남들은 전 씨를 '애국자'라고 부르지만, 세 아이를 키우는 만큼 고충은 세 배, 때로는 세제곱이 되기도 합니다.

멀리 사시는 양가 부모님께 도움을 부탁하기도 어려워서, 직장은 일찌감치 그만둬야 했습니다.

[전윤희 / 경기 수원시 매탄동 : 신랑이 아무래도 교대 근무를 하다 보니까 규칙적으로 아이를 봐줄 수가 없었어요. 그래서 도움을 받을 곳도 없고 해서 제가 일을 그만두고 아이 육아를 시작한 거죠.]

넉넉하지 않은 집안 살림에 생활비를 보태려 짬짬이 일하기 시작했지만, 아이 셋을 돌보느라 일은 거의 집 안에서만 해야 합니다.

특히 초등학생과 27개월 아이는 일하는 동안엔 누군가에게 맡겨야 하는데, 재직증명서를 뗄 수 없는 프리랜서는 맞벌이로 분류되지 않아 돌봄 서비스 신청도 쉽지 않습니다.

[전윤희 / 경기 수원시 매탄동 : 어린이집에 간다고 쳐도 저는 프리랜서이기 때문에 맞벌이가 아니에요. 그래서 3시에 찾아야 하는 거예요. 여러 가지 문제로 제가 아이를 맡길 곳이 없어서 그게 제일 힘들었던 것 같고….]

저출생 문제는 단순히 출산과 육아가 아닌 교육과 문화, 성 평등 등 다양한 문제를 포괄합니다.

무엇보다, 아이를 낳아 키우는 데 녹록지 않은 환경이 저출생을 가속화하는 원인으로 지적됩니다.

YTN과 만난 시민들도 부모 되기를 포기하는 이유로 '집값'과 '경제 환경'을 꼽았습니다.

[김민경 / 경기 평택시 안중읍 : 아이를 낳을 때도, 아이를 키우는 비용도 많이 들어갈 테고. 아직 내 집 마련하기도 되게 힘든 시대에서 아이를 낳고 키운다는 게 생각보다 좀 힘들고 어렵지 않겠냐는 생각을 많이 합니다.]

[김예진 / 경기 수원시 금곡동 : 키우다 보면 교육할 것도 많고 아기들 생활에 필요한 기저귀나 분유 이런 것들이 물가가 오르다 보니까 부담되는 것도 많고. 부부가 합쳐서 돈벌이할 때 가장 그 부분이 많이 차지하는 거 같아요.]

실제로 주택 가격이 2배 오를 때 출생아 수는 0.1명에서 0.29명 감소했다는 분석도 나왔습니다.

육아 휴직을 늘려 양육 부담을 줄이는 정책도 자주 거론되지만, 지난 2021년 육아휴직 대상자 가운데 육아휴직을 사용한 사람의 비율은 4분의 1 수준에 그쳤습니다.

또, 전 씨처럼 비정규직이나 자영업자에겐 그림의 떡일 뿐이라는 비판의 목소리도 큽니다.

[김세진 / 경기 화성시 장안면 : 육아에는 도움이 될 수는 있겠는데 아무래도 정책이 바뀐다고 하지만 사람들의 편견이나 직장 내 따돌림 같은 건 변하지 않는다고 생각을 해서….]

시민들이 체감할 수 있을 정도의 '맞춤형 정책'은 아직 나온 적이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결국, 시민들이 아이를 낳고 싶은 사회 구조를 만들지 않는 이상, '저출생 신지옥도'는 현실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YTN 안동준입니다.



YTN 안동준 (eastjun@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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