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피해 한국 찾은 일본 흑두루미..."제2의 순천만 필요"

AI 피해 한국 찾은 일본 흑두루미..."제2의 순천만 필요"

2023.01.23. 오전 0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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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이즈미시, 작년 11월 AI로 1,300여 마리 폐사
이즈미시에서 순천만으로 5천여 마리 일시 피난
잠자리 차이점… 이즈미시 무논·순천만 갯벌
순천만서도 140여 마리 폐사…"서식지 분산 중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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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행운, 장수, 가족애를 상징하는 길조이죠.

지금 전남 순천에 가시면 겨울의 진객 흑두루미를 쉽게 만나보실 수 있습니다.

하지만 질병 등으로 인한 흑두루미 집단 폐사의 위험이 커지면서 서식지를 전국으로 분산하기 위한 노력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최명신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세계적인 흑두루미 월동지인 일본 가고시마 현 이즈미시는 지난해 11월 발칵 뒤집혔습니다.

천3백여 마리가 조류 인플루엔자, AI로 집단 폐사한 데다 수천 마리가 며칠 새 흔적도 없이 사라졌기 때문입니다.

[일본 가고시마TV / 지난해 12월 9일 방송(유튜브) : 월동하러 이즈미시에 날아온 흑두루미가 북쪽을 향해 날아가는 목격 정보가 여러 건 확인됐습니다. 흑두루미가 위험을 감지하고 이동했을 가능성도 지적됩니다.]

이즈미시를 떠난 5천여 마리는 안전지대인 순천만으로 일시 피난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흑두루미에겐 먹이 활동 못지않게 중요한 게 잠자리입니다.

이즈미시의 경우 물을 가둬 둔 무논에서 잠을 자는 데 비해, 순천만은 하루 두 번씩 바닷물이 드나드는 갯벌에서 잠을 잡니다.

무논이 AI에 오염되자 청정지역인 순천만으로 날아온 겁니다.

[윤종민 / 국립생태원 멸종위기복원센터 팀장 : AI 관련해서 월동지의 물과 관련이 있다고 연구들이 많이 돼가고 있는데 (순천만은) 고여있는 물이 없이 물이 흐를 수 있는 그런 환경입니다.]

순천시는 만 마리가 한꺼번에 몰리자 부랴부랴 먹이 주는 시기를 한 달가량 앞당기고 먹이터 분산 조치에 나섰습니다.

140여 마리가 AI로 폐사하면서 한때 긴장감이 높아지기도 했지만 다행히 추가 피해는 나오지 않았습니다.

전문가들은 멸종위기인 흑두루미를 보호하기 위해선 서식지 분산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고 강조합니다.

[스파이크 밀링턴 / 국제 두루미재단 부회장 : 조류 독감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는 열쇠는 새들을 분산시키는 것입니다.]

달걀을 한 바구니에 담아선 안 된다는 경고에 순천시와 인근 지자체가 힘을 모으기로 했습니다.

순천만에서 여수 여자만과 하동 갈사만으로 이어지는 남해안 일대를 흑두루미 벨트로 조성해 서식지 보전을 위한 경험을 공유하고 상시 방역 시스템도 구축하기로 했습니다.

여기엔 국내 두 번째 규모의 흑두루미 월동지인 천수만도 뜻을 함께 했습니다.

[이완섭 / 충남 서산시장 : 흑두루미의 월동지가 됐든 서식지가 됐든 이런 부분들은 널리 퍼져있을 경우에 위험성에서 많이 벗어날 수 있지 않겠나 그런 측면에서 다변화되어야 한다고 생각하고요.]

하지만 이번 협약식엔 기존 최대 국내 흑두루미 기착지였던 낙동강 유역 지자체가 모두 빠지면서 향후 과제로 남았습니다.

YTN 최명신입니다.


YTN 최명신 (mschoe@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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