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망사고 오봉역 운영 재개에... 노조 "안전보다 시멘트냐"

사망사고 오봉역 운영 재개에... 노조 "안전보다 시멘트냐"

2022.11.29. 오후 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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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원 사망 사고 이후 작업 중지됐다 24일 해제
철도노조 "19일 만에 해제…이례적 속도"
노조 "시멘트 운송 어려워지자 무리해 재가동"
"근무 형태만 살짝 바꾼 졸속 대책…섣부른 재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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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이달 초 경기 의왕시 오봉역에서 노동자 사망사고가 발생하면서 작업 중단 명령이 내려졌는데요.

불과 19일 만에 명령이 해제되면서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철도노조는 화물연대 파업으로 시멘트 운송이 어려워지자 안전 대책이 보강되지 않은 상태에서 졸속으로 운영을 재개한 거라고 반발하고 있습니다.

김근우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국내 대형 시멘트 회사 7곳이 수도권으로 시멘트를 들여오는 주요 거점역인 경기 의왕시 오봉역.

지난 5일, 이곳에서 코레일 직원 1명이 열차에 치여 숨졌습니다.

고용노동부는 사고 조사를 위해 작업 중지명령을 내렸고, 이에 따라 역 운영이 중단됐습니다.

그러다 노동부는 지난 24일, 작업 중지 명령을 갑작스레 해제합니다.

산업안전보건법은 노동자의 사망을 비롯한 중대재해가 발생하면 고용노동부 장관이 작업중지 명령을 내릴 수 있게 하고 있습니다.

명령을 해제하려면 현장 안전을 개선해서 비슷한 재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해야 합니다.

노조 측은 사고 발생 19일 만에 작업 중지 명령을 해제한 건 다른 사고와 비교할 때 매우 이례적이라고 지적합니다.

올해 일어난 철도노동자 산재 사고만 보더라도, 차량관리원이 사망한 대전 차량사업소에선 4개월 만에 조건부로 작업 중지 명령이 해제됐고, 중랑역은 시설관리원이 숨진 뒤 넉 달 동안 노사 협의를 수차례 거친 끝에 운영이 정상화됐습니다.

오봉역보다 한 달가량 먼저 설비원 사망 사고를 겪은 정발산역에선 관련 작업이 아직 중단된 상태입니다.

노조는 현장 안전을 개선했다고 보기엔 너무 짧은 시간이 흘렀는데, 화물연대 파업으로 시멘트 운송이 어려워지자 무리해 오봉역을 재가동했다고 주장합니다.

특히, 근무 형태만 살짝 바꿔놓는 식의 졸속 안전대책을 내놓고서 섣불리 운행 재개에 나섰다고 비판합니다.

[박인호 / 전국철도노동조합 중앙쟁의대책위원장 : 그 시멘트를 수도권에 실어나르기 위한 그 이유 하나만으로 다시 또 사고가 똑같은 사고가 발생할 수밖에 없는 조건을 그대로 둔 채 작업을 재개한다는 것은 무엇을 의미하는 것입니까.]

노조 측은 고용노동부와 코레일 등이 화물 노동자의 파업을 무력화하기 위해 철도 노동자의 안전을 희생양 삼는다며,

다음 달 2일 총파업에 돌입해 노동자가 안전하게 일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겠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습니다.

YTN 김근우입니다.


YTN 김근우 (gnukim0526@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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