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원 급감에 텅 빈 분유 창고...불경기 한파에 취약계층 '직격탄'

후원 급감에 텅 빈 분유 창고...불경기 한파에 취약계층 '직격탄'

2022.11.26. 오후 1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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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고물가와 불경기에 후원이 크게 줄면서 취약계층이 직격탄을 맞고 있습니다.

미혼모 지원 단체의 분유 창고는 텅 비었고 무료급식소 운영도 팍팍해지면서 겨울을 앞두고 극한 상황으로 내몰릴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옵니다.

윤성훈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아기를 키울 여력이 없는 부모가 아기를 몰래 두고 갈 수 있도록 만들어 놓은 베이비박스.

긴급 구호 시설로 미혼모 지원 단체가 운영해왔는데 최근 불경기로 직격탄을 맞았습니다.

지난해만 하더라도 분유가 진열장을 가득 채우고도 남았지만, 1년 새 상황이 크게 달라진 겁니다.

이곳에서 보관하고 있는 분유는 미혼모 가정을 지원하는 데 쓰입니다.

그러나 개인 후원이 줄어들면서 분유 창고는 빠르게 바닥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지난해 이맘때쯤 3천여 명에 달하던 개인 후원자가 올해 3분의 2 수준으로 급감한 게 큰 타격이었습니다.

정부 지원이 없는 상태에서 개인 후원이 계속 줄어들면 당장 올해 안에 분유가 동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옵니다.

[황민숙 / 위기영아보호상담지원센터장 : 후원이 충분해야 저희가 엄마들이 필요한 것들을 넉넉히 보내줄 텐데 그러지 못하는 상황입니다. (다른) 단체들에서도 (지원)해달라고 하는데 저희가 지원을 못 하고 있어서….]

배식이 시작되기 한참 전부터 어르신과 노숙인들이 빼곡히 둘러앉았습니다.

이들에겐 무료급식소에서 제공하는 한 끼 식사가 일상을 가능케 하는 든든한 버팀목입니다.

[정순영 / 인천 석남동 : 부식값도 비싸고 하니까 오지요. 무 하나에 4천 원씩 하는데 그거를 뭐 살 수가 있어? 근데 여기서 이제 반찬 같은 것도 좀 주고 하니깐….]

하지만 무료급식소 운영도 팍팍하긴 마찬가지.

몇 달째 물가가 크게 오르면서 예산에 맞춰 장을 보는 일부터 쉽지 않습니다.

"가격 차이가 많이 나네. 싼 거 사. 어우 깜짝 놀랐어."

더 큰 문제는 개인 후원이 뚝 끊겼다는 점입니다.

이대로는 급식소를 얼마나 더 운영할 수 있을지조차 불투명한 상황입니다.

[이화용 / 나눔의울타리 사무장 : 후원도 아예 없고, 시장에 가서 물건 사려고 그러면 육류나 야채, 과일, 나물 종류가 너무 비싸서. 어디까지 꾸려나갈 수 있을지….]

겨울을 앞두고 고물가와 불경기에 기부 손길마저 움츠러들면서 복지 사각지대에 놓인 취약계층은 더 극한 상황으로 내몰리고 있습니다.

YTN 윤성훈입니다.




YTN 윤성훈 (ysh02@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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