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있저] "포기해도 되는 학생은 없다"...'학교 밖 청소년' 품은 학교

[뉴있저] "포기해도 되는 학생은 없다"...'학교 밖 청소년' 품은 학교

2022.11.25. 오후 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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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자유학교 경상북도 포항시

해가 저물면 등교하는 학교

학생 한 명이라도 있으면 개교 "4명이 와서 개교를 한 거죠"

1~2교시 후 저녁 식사

한 명의 학생도 없으면 "폐교한다"

4교시 마치고 9시 넘어 하교

아무도 우리를 필요로 하지 않는다 "우리 교육이 그만큼 좋아진 것"

행복한 폐교를 꿈꾸는 청소년자유학교

[김윤규 / 포항 청소년자유학교 명예교장 (한동대 교수) : 더 좋은 교육을 원하는 대안학교가 있고 정규학교라도 제발 나오고 싶은 사람을 위한 대안학교가 있어요. 부적응 대안학교라고 할 수 있죠. 지금 우리 학교는 부적응 대안학교입니다.]

포항 청소년자유학교 교칙위반, 가정해체, 따돌림, 학교폭력 등 이유로 학업 중단한 청소년을 위한 학비 없는 대안학교

[서예은 / 포항 청소년자유학교 교사 : 처음에 학교 왔을 때 기억에 남는 거 있어?]

[포항 청소년자유학교 학생 : 고등학교 다닐 때는 친구들하고 얘기하는 게 정말 어색했어요. 너무 슬펐는데 선생님들이 관심을 가져주고 친하게 지내자고 해주시니까 너무 감동받은 거예요. 학교 가면 기분 좋고. 예전에는 학교 갈 때 정말 싫었거든요. 어차피 애들도 안 반겨줄 거고 해서. 여기에 오면 공부는 재미없긴 하지만 선생님들 보는 것 자체가 너무 설레고 기대되고 학교 가는 게 정말 보람차다고 마음이 바뀌었어요.]

포항 청소년자유학교 (2001년 개교) 20여 년간 '학교 밖 청소년' 약 500명 입학 302명 검정고시 합격으로 사회 진출

[김윤규 / 포항 청소년자유학교 명예교장 (한동대 교수) : 고등학교를 졸업하지 못했다. 앞으로도 고등학교를 졸업할 수 없다는 것은 굉장한 좌절입니다.]

무력감에 있다가 자기 손으로 공부해서 합격했다는 사실은 자기 인생을 확 바꿀 수 있는 태도의 변화를 줍니다. 남학생은 검정고시에 합격하면 해병대에 지원합니다. 이것은 상징적인 것입니다.

포항 청소년자유학교 졸업생 2013년 검정고시 합격

[박주훈/포항 청소년자유학교 졸업 : 검정고시를 쳤다고 하면 아직도 놀라는 분위기가 50%거든요. 그런데 고등학교를 안 나왔다고 하면 더 절망적일 것 같아요.]

[정지향 / 포항 청소년자유학교 졸업 : 직장을 구하더라도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구할 수 있는 직장이 훨씬 많고 (검정고시는) 더 넓은 세상을 즐길 수 있는 그런 거 같아요.]

마음의 문을 굳게 닫은 학교 밖 청소년

[김윤규 / 포항 청소년자유학교 명예교장 (한동대 교수) : 거의 다 적응을 못 합니다. 이 아이들이 첫째는 공부를 하고 싶은 의욕이 없고 학교라는 조직체에 대한 저항감이 있습니다. 공부로 아이들이 적응하는 것이 아니고 사람과의 관계 스킨십으로 적응을 해요. 제일 쉬운 방법이 밥 먹는 거예요.]

밥상머리 교육 입학생 적응을 위한 선생님의 소통법

[정명화 / 포항 청소년자유학교 공동체선생님 : 처음에 한마디도 안 하던 애가 엊그저께는 청소를 하고 요들송을 부르면서 나가더라고요. 그래서 깜짝 놀랐어요. 정말 애들이 변해가는구나.]

[정지향 / 포항 청소년자유학교 졸업 : 제가 밥을 너무 안 먹으니까 선생님이 조그마한 식판에 밥을 다 덜어서 제가 있는 교실에 가지고 와서 같이 먹자는 거예요.]

[박주훈 / 포항 청소년자유학교 졸업 : 학교 수업은 빠지더라도 밥시간에는…그러면서 밥을 먹고 나머지 뒤에는 도망칠 수 없으니까 뒤 수업은 듣게 되고 그러면서 친구도 만들어지고.]

학교 밖 청소년에게 학교란?

[김윤규 / 포항 청소년자유학교 명예교장 (한동대 교수) : 학교에서 적응하지 못하고 떠난 아이들 입장에서는 정말 목마를 만큼 가고 싶은 곳이에요. 정말 가고 싶고 정말 잘 다니고 싶고 정말 행복하고 싶은 곳이 학교예요. 그런데 가기 싫은 곳이에요.]

그만큼 학교가 어려운 거예요. 이 아이들에게는 적응이 안 되는 거예요. 가고 싶어 하는 아이들의 학교를 회복해줘야 돼요. 그 아이들에게 행복한 학교를 돌려줄 수만 있다면 그건 우리 모두가 매달려서 해도 아깝지 않은 일입니다.



YTN 배인수 (insu@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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