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인사이드] 월드컵 한국전 첫날 '배달 거부'...라이더들 파업 나선 이유는?

[이슈인사이드] 월드컵 한국전 첫날 '배달 거부'...라이더들 파업 나선 이유는?

2022.11.24. 오후 1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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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행 : 김영수 앵커, 박상연 앵커
■ 출연 : 박정훈 라이더유니온 위원장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인용시 [YTN 뉴스N이슈] 명시해주시기 바랍니다.

[앵커]
거리 응원전 대신 집에서 응원하시는 분들도 많을 겁니다. 이럴 때 빠질 수 없는 게 야식입니다. 배달음식 주문이 자연스럽게 몰릴 것으로 예상되는데배달 노동자 단체가 경기 시간대에 배달 거부, 즉 파업을 예고했습니다.

이유가 뭔지, 박정훈 라이더 유니온 위원장과 함께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오늘이 우리나라의 첫 경기가 있는 날입니다. 예고하신 대로 일단 파업은 진행하시는 거죠?

[박정훈]
그렇습니다. 사실 지난 14일부터 조합원들 중심으로 로그아웃 인증샷을 중심으로 해서 파업은 들어가고 있었고요. 오늘은 조합원 그리고 비조합원과 함께 집중해서 로그아웃을 하자라고 제안한 겁니다.

[앵커]
그 시간대가 몇 시부터 몇 시까지일까요?

[박정훈]
오늘 하루 종일이고요. 특히 생계 때문에 하시더라도 경기 시간에 주문이 몰리는 시간대인 8시, 9시대에는 배달을 하지 말자라고 얘기하고 있는 겁니다.

[앵커]
이런 단체행동이 이번이 처음은 아니시죠?

[박정훈]
맞습니다. 2021년 3월에 쿠팡이츠가 기본 배달료를 3100원에서 2500원으로 20% 삭감했는데 이때는 노조가 아니라 쿠팡이츠 노동자들이 로그아웃데이라고 해서 자발적으로 단체행동을 진행한 바 있습니다. 그 뒤에 노조가 나서서 쿠팡이츠와 단체교섭을 시도했고 지금 협상 중에 있다가 결렬이 돼서 파업에 이르게 된 겁니다.

[앵커]
일단 내용을 하나하나 짚어보겠습니다. 파업을 결정하기도 쉽지는 않은 결정이었을 것 같아요. 그 이유들이 몇 가지 있지 않습니까?

[박정훈]
앞서 기본배달료 삭감이 가장 큰 이유인데요. 저희가 기본배달료 삭감됐는데 자영업자와 소비자가 부담하는 배달료가 삭감되지는 않았지 않습니까? 그만큼 쿠팡이츠가 들고 가는 돈이 많아졌다라는 거고요.

두 번째로는 쿠팡이츠 같은 경우는 배달노동자가 반드시 일을 할 때 가입해야 하는 유상운상보험이라는 게 있습니다. 이거를 가입했는지 확인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쿠팡이츠 노동자들과 사고가 났을 때 무보험 차량이랑 사고가 나면 국민들도 피해보상을 받지 못하는 피해를 받을 수가 있기 때문에 이런 안전대책은 상식적으로 해야 되는 것 아니냐, 이런 주장을 하고 있는 거고 1년간 대화를 하려고 노력했으나 사측이 우리 노조의 요구안에 대해서 사측안에 대해서, 사측의 생각 이거에 대해서 제출한 적이 없습니다.

[앵커]
그러니까 사측이 의견을 낸 적이 없다는 말씀이신가요?

[박정훈]
그렇습니다. 다른 협상이 가능한 안들에 대해서는 냈는데 배달료라든지 무보험 정책이라든지 안전대책이라든지 이런 핵심적인 요구사항에 대해서는 단 한 번도 사측이 안을 내지 않아서 파업에 이르게 된 겁니다.

[앵커]
배달료에 대해서 제안한 것이 혹시 거리할증은 또 다른 개념입니까?

[박정훈]
거리할증 도입이 돼서 더 많이 준다, 이렇게 쿠팡이츠가 얘기하는데 이거는 앱에는 역사가 기록되지 않기 때문에 거짓말하는 건데 2020년까지는 100m당 100원의 거리할증료가 있었습니다. 그런데 2021년 2500원으로 삭감하면서 100m당 70원으로 거리할증도 삭감이 됐고요.

그다음에 저희가 교섭 과정에서 우리 라이더들이 제보하는 것에 따르면 먼 거리를 가더라도 1750원의 거리할증이 박혀있더라, 이렇게 주장을 하니까 사측이 거리할증체계라는 게 원래 의미가 없다. 난이도, 날씨에 따라서 그때그때 바뀐다라고 주장을 하는 거예요.

그래서 저희가 주장하는 것은 우리가 6km 가고 8km 갔을 때 노동 강도가 다르니까 이거에 대해서 최소한 내가 받을 수 있는 거리할증 체계를 만들자는 주장이고 거리할증을 더 달라, 이런 얘기는 아니었다는 겁니다.

[앵커]
잠깐만요. 배달료 관련해서 한 가지만 더 여쭤보고 싶은 게 있는데 이게 그러니까 라이더들이 받는 배달료가 어떻게 책정이 되는지 이게 투명하게 공개되는 게 아닌 건가요?

[박정훈]
쿠팡이츠 라이더들이 사용하는 앱을 국민들이 볼 수 없기 때문에 이해가 안 되실 텐데 실시간 배달료라고 해서 초마다 바뀌기도 하고요. 예를 들어 마포구 한 구역은 배달료가 똑같겠거니 이렇게 생각하셨을 텐데 마포구도 1, 2, 3으로 쪼개져 있습니다.

그리고 기본 배달료와 최대 배달료가 있는데 이게 2개가 실시간으로 바뀌다 보니까 배달 노동자들이 내가 받는 배달료가 얼마인지를 예측할 수가 없고 회사한테 물어보면 알고리즘이 정한다.

[앵커]
자동으로 된다는 얘기죠?

[박정훈]
그렇죠. 그런데 사실 사측이 가지고 있는 배달료 예산이라고 하는 것이 한정돼 있을 거고 알고리즘이 정한다고 하지만 변수는 사측이 정하겠죠.

[앵커]
지금 저희가 화면으로 보여드리고 있는데 저 화면을 보면서 설명을 해 주시면 어떨까요?

[박정훈]
그렇습니다. 지금 2500원에서 2700원 이렇게 나오기도 하고 복잡한 지역별로, 동네별로 배달료가 다르지 않습니까?

[앵커]
같은 마포라도 금액이 다르게 나오네요.

[박정훈]
그렇습니다. 예를 들어서 마포구 3에서 배달료가 4000원이라서 대기하고 있다가 마포구 1은 2500원이에요. 그러면 배달 노동자들이 마포구 3에 몰려 있겠지만 알고리즘이 또 배차를 한단 말이에요. 그러면 마포구 1로 가다 보면 또 2500원을 받을 수도 있는 거죠.

[앵커]
그리고 또 카카오톡으로 대화 주고받은 내용이 있어서 저희가 잠깐 준비를 해봤는데 이 내용도 설명을 해 주세요.

[박정훈]
그래서 쿠팡이츠가 실시간 배달료로 피크 시간대에는 더 많이 준다, 이렇게 주장하는데 요즘에는 이것도 하지 않습니다. 대신 뭘 하냐 하면 30분에 2건을 하면 5000원 보너스, 1시간 안에 3건을 하면 5000원 보너스 이런 식으로 한다는 거예요. 지금 저 카톡 내용은 8시 10분에서 9시 10분 사이에 3건을 하면 보너스를 준다고 하는데 9시 9분까지 2건을 했습니다.

1건만 더 들어오면 보너스를 받을 수 있는데 알고리즘이 자기한테 배차를 안 해 줘서 너무 화가 난다. 그런데 9시 10분 지나서 배차가 계속돼서 1분, 2분 뒤에 저한테 카톡이 와서 쿠팡이츠 왜 이러냐라고 항의를 하는 카톡 내용입니다.

[앵커]
이런 제보들이 한두 건이 아니고 계속 있습니까?

[박정훈]
그렇습니다. 그렇다 보니까 라이더들이 쿠팡이츠는 믿을 수 없다. 그리고 저 미션 때문에, 저도 쿠팡이츠 일을 해봤으니까요. 저 미션을 하다 보면 2건을 하고 나서 나머지 1건이 언제 배차를 해 줄지 모르기 때문에 2건을 할 때는 매우 빠른 속도로 일을 할 수밖에 없는 거죠. 심장이 쿵쾅쿵쾅거립니다. 그러다 보니까 쿠팡이츠를 믿고 일을 안 하는 분들이 늘어나고 있는 거죠.

[앵커]
그러면 혹시 노동자 입장에서 이런 어려운 조건들은 다 빼고 그냥 기본료만 올려달라, 이런 제안도 해 보셨습니까?

[박정훈]
저희 주장의 핵심이 이겁니다. 상식적으로 보면 동네 배달대행사도 1.5km 이내에는 얼마, 그다음에 1.5km 이후에는 100m당 100원, 500m당 500원. 이런 체계를 갖추고 있거든요.

그렇게 주고 비가 오거나 그럴 때는 이것도 고정되게 비 오면 5000원 할증, 1000원. 이렇게 하다 보면 배달 노동자들이 자기 소득에 대해서 예측을 하고 일을 할 수가 있습니다. 저희가 만약에 돈에 눈이 멀었다고 하면 피크 시간에 프로모션을 더 달라라고 얘기할 수도 있거든요.

실제로 부업으로 하시는 분들은 프로모션 보고 그때 들어갔다가 끝나면 나갑니다. 이거는 쿠팡이츠 회사 입장에서도 양질의 노동력을 확보할 수 없는 손해를 보고 있는 상황입니다.

[앵커]
어쨌든 결국 협상이 잘 되지 않았기 때문에 파업에 이르게 된 것이고요. 지금 공동교섭단에 계시는 분들은 모두 몇 분 정도 될까요?

[박정훈]
지금 공동교섭단은 라이더유니온과 민주노총이 공동으로 교섭단을 꾸렸고요. 조합원은 3000여 명 정도 됩니다.

[앵커]
3000여 명이면 모두가 참여를 해도 전국적으로 미칠 영향이 크지는 않을 것 같다라는 얘기도 나오거든요. 여기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세요?

[박정훈]
그때 2021년 배달 노동자들이 자발적으로 했을 때도 이런 얘기를 많이 했었는데 꾸준히 보면 쿠팡이츠 점유율이 작년부터 줄어들고 있는 상황입니다. 그만큼 배달 노동자들의 신뢰가 바닥에 처져 있고요.

최근에 사측이 어떤 일까지 하고 있냐 하면 전화가 와서 제발 배달 일을 해달라라고 하는 일도 있고 두 번째로 배달콜 기본료가 낮으니까 제가 겪은 일인데 한 3000원 정도 줬어요, 그때 전화가 와서 거절하지 말아달라, 지금 배달을 하면 2000원 정도 얹어줄게라고 해서 수동으로 배달을 빼고 있는 상황이고 심지어는 쿠팡 플렉스라고 저희가 기본배달료 높이라고 얘기했는데 배달대행을 해 주는, 쿠팡이츠 배달을 대행해 주는 사장을 모집해서 이 사장이 배달 노동자한테는 기본배달료 4000원 이상을 보장하는 체계로 꼼수로 지금 운영을 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그러니까 이미 파업 효과는 나타나고 있고 지금 월드컵 프로모션으로 넘길 수는 있겠지만 장기적으로는 기업한테도 손해가 될 것이다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앵커]
지금 배달 앱 같은 경우는 3사를 저희가 3사라고 부르지 않습니까? 배달의 민족도 있고 요기요도 있는데 쿠팡이츠에 대해서만 이렇게 파업을 벌이시는 이유가 궁금합니다.

[박정훈]
다른 앱도 알고리즘이 실시간으로 배달료를 정하는 게 문제이긴 한데요. 최소한 상식은 있습니다. 상식적으로 몇 미터를 가면 최소, 그러니까 최저임금 같은 거죠. 최저임금같이 최소배달료는 보장해 주는 체계라는 게 공개되어 있습니다.

그런데 쿠팡이츠는 그거 자체가 없기 때문에 문제 제기를 한 거고 2500원은 동네 조그마한 동네 배달대행사보다도 낮은 배달료이기 때문에 배달시장 전체를 어지럽히고 있기 때문에 저희가 공동교섭단까지 꾸려서 투쟁을 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앵커]
기본료가 어떻게 차이가 납니까, 다른 데랑? [박정훈] 배민과 요기요 같은 경우는 기본료가 3000원 정도로 되어 있고요. 여기다 거리별 할증체계가 명확하게 있고 동네 배달대행사 같은 경우는 1.5km 이내에 보통 3500원이고 3500원에서 수수료를 한 400원 정도 뗍니다. 그리고 1.5km 이하부터는 거리당 100m당 100원 또는 500m당 500원을 할증체계를 가지고 있습니다.

[앵커]
어쨌든 그 기본 배달료가 다른 플랫폼사와 비교했을 때도 낮은 수준인 건 맞는 거네요.

[박정훈]
그렇죠.

[앵커]
그런데 이게 저희가 결제할 때 보면 5000원, 6000원 이렇게 결제할 때도 있는데 그게 다 노동자한테 가는 건 아닌가 보네요?

[박정훈]
그렇죠. 이게 연동된다고 생각하는데 플랫폼이 소비자, 자영업자, 노동자를 연결시켜주는 게 아니라 각각 독점적으로 소통하는 거죠. 정보를 이렇게 유통하지 않죠.

그래서 자영업자도 나 6000원 내는데 너희들이 다 가져가는 거 아니냐? 이렇게 화를 내면 배달노동자들이 다 주는 게 아니에요라고 하는 거고 소비자들은 라이더들이 쓰는 앱을 알 수 없기 때문에 충격적인 거고요. 자영업자도 역시 라이더들이 쓰는 앱을 알 수 없기 때문에 서로가 정보를 모르는 거죠.

[앵커]
그렇군요. 이번에 조합원 아닌 종사자분들 중에서도 파업에 참여할 의사를 밝히신 분들도 계실까요?

[박정훈]
보통 노동조합이 파업을 하면 저희같이 노조 조직률이 낮은 곳은 악플이 많이 달리거든요. 그런데 쿠팡이츠는 이미 파업 중이었다. 쿠팡이츠에서 로그아웃합니다, 이런 선플이 많이 달립니다.

물론 다른 기사에서는 시민들 입장에서 이해가 안 가니까 악플이 많은데 당사자들은 이미 알고 있는 것이죠. [앵커] 어쨌든 배달 노동자들의 파업이 노동자 본인의 생계와도 연결돼 있고요. 자영업자들도 또 피해를 받을 수 있고 소비자도 마찬가지인데 협상의 여지가 있습니까? 어떻습니까?

[박정훈]
희의 주장은 사측이 자신들의 입장이라도 제출을 한다고 하면 언제든지 대화를 할 생각이 있고 이미 다른 조항에 있어서는 사측의 요구를 저희가 대부분 수용을 했습니다.

그래서 이번에 첫 단협이니까 최소한 기본배달료 문제라든지 무보험 문제 정도는 해결하고 가자라는 거기 때문에 사측이 안을 제시했으면 좋겠습니다.

[앵커]
알겠습니다. 모두가 상생할 수 있는 그런 방안을 찾아낼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지금까지 박정훈 라이더 유니온 위원장과 이야기 나눴습니다. 고맙습니다.

YTN 박희재 (parkhj0221@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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