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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젠·납 검출됐는데"...제품 공개 못 하는 소비자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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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한국소비자원은 우리 생활과 밀접한 생활용품들의 안정성을 검사해 문제 있는 제품명을 공개해왔는데요.

일부 제품들은 유해물질이 검출돼도 구체적으로 어떤 제품인지 밝히지 못한다고 합니다.

이유가 무엇인지 김태원 기자가 알아봤습니다.

[기자]
'인센스 스틱'이라고도 불리는 향은 최근 실내 방향제로 젊은 층 사이에 인기입니다.

한국소비자원은 5년 전 인센스 스틱 제품을 태울 때 나오는 유해물질을 검사했습니다.

모두 10개 제품을 검사했는데 절반인 5개에서 실내공기질관리법 규정을 초과한 벤젠이 검출됐습니다.

벤젠은 1급 발암물질로, 밀폐된 공간에서 공기에 섞인 채 흡입하면 백혈병과 각종 암을 일으킬 수 있습니다.

소비자들 입장에선 당연히 어떤 제품이 위험한지 알고 싶은데, 한국소비자원은 제품 이름까진 밝힐 수 없다는 입장입니다.

인센스 스틱을 태울 때 나오는 유해물질을 규제할 수 있는 기준이 없기 때문입니다

한국소비자원은 소비자기본법에 따라 위해가 우려되는 제품을 검사해 그 결과를 정부나 관련 기관에 알리고 기준 마련을 건의해왔습니다.

그러나 강제성은 물론 이행 시한도 없다 보니 기준 마련 작업이 5년째 미뤄지고 있는 겁니다.

[한국소비자원 관계자 : 제도 개선이나 마련해달라는 검토를 저희가 요청하거나 건의하는 겁니다. (정부나 기관에서) 법적으로, 의무적으로 저희한테 회신을 해주게끔 돼 있지 않습니다.]

관할 부처인 환경부는 이미 한국소비자원 요청을 대부분 반영해 인센스 스틱 관련 유해물질 기준을 마련했다고 해명했습니다.

하지만 제품 구성성분만 규제했을 뿐, 정작 제품을 태울 때 나오는 유해물질에 대해선 아무런 기준도 만들지 않았습니다.

결국, 인센스 스틱을 피울 땐 '알아서 조심하라'는 결론인데 소비자들은 황당하다는 반응입니다.

[윤채원 / 경기 남양주시 : 진짜 마음 놓고 제대로 못 쓸 거 같아요, 인센스 스틱을. 그런 성분이 나오는데 계속 쓸 수도 없는 데다가 어떤 거에 나오는지도 모르니까 좀 문제가 심각한 것 같습니다.]

인센스 스틱뿐만이 아닙니다.

재작년 합성가죽 소파 제품 조사에서는 납, 카드뮴 등 중금속을 비롯해 환경호르몬인 프탈레이트계 가소제도 검출됐는데 소비자원은 이 역시 유해물질 기준이 없다며 제품 이름을 밝히지 않았습니다.

[이창용 / 서울 창전동 : 문제가 있어서 제기를 했는데 정부에서 이런 부분에 대해서 권고 사항이니까 우리가 알아서 볼게 이런 식의 대응은 정말 안 좋다고 생각해요.]

국가기술표준원은 기준 신설을 검토하는 데 전문가 자문 등 준비 과정이 필요하고, 업계 입장도 고려하기 때문에 시간이 걸릴 수 있단 겁니다.

그러나 지난 2016년부터 2019년까지 소비자원이 기관들에 제도 개선을 요청한 138건 가운데 3년 이상 방치된 것만 39건으로 전체의 28%에 이릅니다.

[이동주 / 더불어민주당 의원 : 무방비 상태로 노출돼있는 국민이, 소비자들이 가장 큰 피해를 입지 않을까 싶습니다. 개선되기 전까지라도 정보를 국민께 알려줄 수 있는 방법이 필요하지 않을까….]

소비자원의 안전 권고가 제도 개선으로 이어지려면 이행 시한을 정하거나 연구 용역 등 검토 진행 상황을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YTN 김태원입니다.




YTN 김태원 (woni0414@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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