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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결문에 나타난 '무용지물' 스토킹 잠정조치...집행유예·벌금 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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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스토킹 가해자가 피해자에게 접근하지 못하도록 막는 잠정조치를 어겨도 집행유예나 벌금형에 그친 사례가 80%에 육박한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스토킹범에게 전자발찌를 부착하고 반의사불벌죄를 폐지하는 방안도 아직 입법예고나 검토 단계라 현실화까지는 시간이 걸릴 전망입니다.

한동오 기자입니다.

[기자]
스토킹처벌법상 잠정조치는 피해자로부터 100m 이내 접근 금지나 구속영장 없이 가해자를 유치장에 한 달 동안 가둘 수 있는 제도입니다.

YTN 취재진이 최근 2년 동안 스토킹 잠정조치와 관련한 전국 법원 판결문을 찾아봤습니다.

전체 52건 가운데 77%인 40건이 스토킹범에게 징역형의 집행유예나 벌금형을 선고했습니다.

실형은 23%인 12건에 불과했습니다.

집행유예 처벌에 그친 가해자들의 협박은 매섭고 집요했습니다.

피해자가 만나주지 않자 벽돌을 피해자 집 창문에 던지고, 함께 찍은 사진과 신고하지 말라는 종이를 차량에 붙여 집 앞에서 기다렸습니다.

피해자 아들을 만나 험담을 쏟아내기도 하고 자신이 살아있는 한 안 끝난다, 내 손으로 해야 복수인 거다, 흉기를 차고 있다고도 위협했습니다.

'술집 여자', '정신 나간 X', '저주를 받거라'라는 카카오톡, 문자 메시지를 밤낮없이 150여 차례나 보내기도 했습니다.

이들에게 집행유예를 선고한 재판부 판단은 대체로 비슷했습니다.

"범행을 자백하며 반성하고 있고", "다시는 피해자들에게 접근하지 않을 것을 굳게 다짐하고 있는 점", "피고인의 우울증, 불안장애 등이 영향을 미친 점" 등을 고려했습니다.

적지 않은 가해자는 선고 직전 피해자와의 합의로 스토킹죄 처벌은 아예 받지 않았고 잠정조치 위반만 유죄로 인정됐습니다.

법무부는 피해자와 합의하면 처벌할 수 없는 스토킹처벌법의 반의사불벌죄 규정을 폐지하기로 했지만 구체적인 안은 아직 나오지 않았습니다.

징역형을 선고받은 스토킹범에게 전자발찌를 채울 수 있도록 하는 개정안은 아직 입법예고 기간도 채우지 못했습니다.

스토킹 가해자에 대한 강력한 처벌과 2차 범죄 예방 대책이 아직 현실화하지 않은 상황에서, 피해자를 보다 안전하게 보호할 때까진 좀 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입니다.

YTN 한동오입니다.


YTN 한동오 (hdo86@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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