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항 필수 업무인데 단 4개월...법무부는 "예산 부족"

법무부, 입국대기실 ’공무직’ 직원 채용 공고
직원 규모 42명 → 15명 감축…계약 기간 ’4개월’
기존 근무 직원 29명, 이달 중순 실직 확정

[앵커]
지난 4월 인천공항에서 일하는 입국대기자 관리 직원들이 해고 위기에 놓여 있다는 보도 전해드렸는데요.

공항 필수 인원들인데도 실제 법무부는 기존 인원을 다 해고한 뒤 규모를 3분의 1로 줄여 단 넉 달짜리 임시직으로 채용했습니다.

언뜻 봐도 이해할 수 없는 일이 벌어졌는데, 어찌 된 일인지 황윤태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지난 6월, 법무부가 내놓은 구직 공고입니다.

인천공항 제1터미널 출국대기실에서 입국이 거부된 승객들을 인계하고 호송하는 업무를 하는 공무직 직원을 뽑는다는 내용입니다.

규모는 기존 42명에서 15명으로 크게 줄였습니다.

근무 기간도 넉 달에 불과합니다.

결과적으로 기존에 근무하던 직원 13명이 선발됐고 나머지 29명은 이달 중순이면 직장을 잃게 됩니다.

[홍명우 / 인천공항 출국대기실 직원 : 설마 (해고)가 사실이 될 줄 몰랐고, 실감 나는 걸 받아들이고 싶지 않습니다. 현재로는 (계획은) 아직 없습니다.]

법무부가 전례를 찾기 어려운 '4개월 단기직' 공개채용을 낸 이유는 뭘까?

이 직원들은 원래 공항 하청 업체 소속이었습니다.

그런데 난민 관련 인권침해 사건이 잇따라 일어나면서 난민 보호는 국가가 책임져야 한다는 이유로 법무부 소속으로 전환됐습니다.

그러나 코로나 위기로 입국자들이 감소했다며 예산을 확 줄여 급한 대로 4개월 단기직 선발을 하게 된 겁니다.

기간이 너무 짧고 처우까지 나빠져 합격해도 찜찜한 상황입니다.

[김혜진 / 민주노총 인천공항 출국대기실 분회장 : 1년을 두고 뽑는 줄 알았더니 올 연말까지만 예산을 확보했다고, 거기까지만 딱 잘라서 채용한다면, 조금 있으면 또 채용공고를 내야 하는 상황이 벌어진 거죠.]

항공사들도 당황스럽긴 마찬가지입니다.

[김태식 / 민간항공사운영협의회 위원장 : 인솔 시에 승객들이 대부분이 고분고분 항공사 직원들 인솔에 따르지 않을 거라는 거죠.]

게다가 공항 정상화 조치로 입국대기자는 큰 폭으로 늘고 있습니다.

국제선 정상화 조치 이후 두 달 동안 30배 넘게 늘어 하루 백 명꼴로 새 입국대기자가 생기고 있습니다.

사고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지난달 입국 대기자가 일반 승객과 시비가 붙어 폭행 사건이 일어나기도 했고, 보안구역에 침입하는 사고가 이어지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법무부는 코로나로 인해 공항 이용객이 급감한 상황에서 예산을 배정받아 적은 인원을 공개 채용할 수밖에 없었다고 해명했습니다.

또, 모든 입국 대기자들이 법 위반자는 아니라면서, 호송 과정에서는 항공사와 긴밀히 협조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결국, 코로나 위기로 공항이 사실상 문을 굳게 닫은 상황에서 예산을 받아 공항 정상화 이후 업무에 대비하고 있는 셈입니다.

출국대기실 직원들은 다음 달 법무부를 상대로 해고 무효 소송을 제기할 계획입니다.

YTN 황윤태입니다.


YTN 황윤태 (hwangyt2647@yt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