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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개발로 24년 무료급식소 위기...또다시 내몰리는 노숙인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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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경기 안양시에서 24년째 노숙인 등 취약계층을 위해 자리를 지켜온 유일한 무료급식소가 사라질 위기에 놓였습니다.

재개발사업으로 쫓겨날 처지지만, 치솟은 임대료 탓에 새로운 보금자리를 구하기가 쉽지 않은 건데요.

취약계층이 다시 거리로 내몰릴 게 뻔한데도 지자체의 도움을 받기도 어려운 상황입니다.

김혜린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뽀얀 삼계탕이 알맞게 익어가고, 오늘의 메뉴들이 도시락에 정성스레 담깁니다.

경기 안양시에서 노숙인·취약계층을 위해 무료급식소를 운영하는 비영리단체가 중복을 맞아 준비한 음식들입니다.

급식소 밖엔 찌는 듯한 날씨에도 삼계탕을 받으러 온 줄이 길게 늘어섰습니다.

"폐지 많이 주우셨네." "예, 고마워요."

[김동엽 : 여기 와서 (사람들과) 농담도 하고 재미있는 말도 하고…. 배고픈 설움이 제일 커. 고맙게 생각하고 얻으러 옵니다.]

무료급식소와 같은 건물에 있는 노숙인 쉼터에는 입소자 16명이 살고 있습니다.

입소자들이 일도 배우고, 도란도란 공동체를 꾸려가는 이곳은 그야말로 사랑방 같은 공간입니다.

[A 씨 / 입소자 : (일과가 끝나면) 장기, 바둑도…. 내기 아닌 내기 장기도 같이 생활하면서 두고…. 그냥 형제지간같이 큰형부터 해서 막내까지 재미나게 지내고 있어요.]

이 단체가 안양역 인근에서 무료급식소와 노숙인 쉼터를 운영한 지도 벌써 24년.

하지만 따듯한 밥도, 아늑한 방도 이제는 사라질 위기에 놓였습니다.

일대에서 재개발사업이 시작되면서 오는 9월이면 건물을 비워줘야 하기 때문입니다.

임대료가 천정부지로 오른 마당에 재개발 조합에서 제시한 천만 원으로는 다른 보금자리를 찾기에 턱없이 모자랄 수밖에 없습니다.

[안승영 / 유쾌한 공동체 대표 : (이주) 예산 확보라든지 또 모금 활동. 이런 것들이 원활하게 이루어져야 하는 그런 과제들을 안고 있어요. 이참에 (지자체에서) 전반적인 주거 취약계층에 대한 계획, 방향성 이런 것들이 재고됐으면 좋겠다는 (의견입니다.)]

지자체는 민간단체에서 운영하는 무료급식소는 지원 대상 밖이라며 선을 그었습니다.

그나마 노숙인 쉼터는 지자체 위탁사업시설이라 보증금과 리모델링 비용을 지원하기로 했지만, 운영 규모를 대폭 축소할 수밖에 없습니다.

[안양시 관계자 : 무료급식소는 유쾌한 공동체에서 별도로 시행하시는 사업이잖아요. 지금 계속 (방법을) 알아보고 있는데 쉽지는 않죠. 안양이 또 다 개발되고 이래서 구하는 게 쉽지 않아서….]

안양시에 노숙인을 포함한 취약계층을 대상으로 운영되는 무료급식소는 단 한 곳.

재개발과 지자체의 방관 속에 취약 계층은 단 한 곳뿐인 보금자리도 잃을 처지에 놓였습니다.

YTN 김혜린입니다.



YTN 김혜린 (khr0809@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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