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인사이드] "이젠 10대까지"...마약수사관이 본 마약의 실태는?

[이슈인사이드] "이젠 10대까지"...마약수사관이 본 마약의 실태는?

2022.07.21. 오후 1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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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행 : 박상연 앵커, 나경철 앵커
■ 출연 : 이영권 경감 / 서울경찰청 마약범죄수사대 1팀장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인용 시 'YTN 뉴스N이슈' 명시해주시기 바랍니다.

[앵커]
마약 범죄 소식이 심심치 않게 들려오고 있습니다. 동남아 마약왕이 경찰에 붙잡히는가 하면고3 학생이 텔레그램 마약방 총책으로 검거되는 등 어느새 마약 범죄는우리 사회 곳곳에 스며들고 있습니다.

우리나라가 마약 청정국이라는 말도이젠 옛말이 됐습니다. 마약 수사관이 본 마약의 실태는 어떨까요?서울청 마약범죄수사대 1계 1팀장 이영권 경감과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어서 오세요. 팀장님, 마약 수사를 하신 지 얼마나 되신 건가요?

[이영권]
마약 수사만 10년째 진행하고 있습니다.

[앵커]
10년이요. 베테랑이십니다. 그래서 오늘도 이 자리에 모신 거고요. 마약범죄의 민낯을 샅샅이 다 보셨을 텐데 저희가 준비한 그래픽이 있습니다. 경찰청에서 내놓은 통계인데 우리나라의 마약범죄가 증가 추세에 있더라고요. 현장에서 직접 보셨을 때 실제로 마약사범이 많이 늘어나고 있다는 걸 느끼십니까?

[이영권]
일선 단속 현장에서도 마약 신고나 마약 검거 현황 등을 보게 되면 검거율이 증가하고 있는 것을 피부로 느낄 수 있습니다.

[앵커]
최근에는 또 연령층이 낮아지는 모습이 보이더라고요. 연령층이 지금 낮아지고 있는 겁니까?

[이영권]
경찰청의 마약 사건 통계를 보게 되면 20대에서 30대가 전 연령대에 비해서 가장 높게 확인되고 있고요. 최근 몇 년 사이에 급증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또한 10대 젊은층들이 점진적으로 증가하는 추세에 있습니다.

[앵커]
지금 저희가 보여드리는 그래픽에서도 그 내용을 확인할 수 있는데 왜 그런 걸까요? 이건 SNS 접근도가 높기 때문이라고도 볼 수 있습니까?

[이영권]
일단은 개인 간을 연결해 줄 수 있는 매개체들이 발전되고 있는데요. 인터넷이나 텔레그램을 능숙하게 잘 다룰 줄 아는 젊은층들이 이 프로그램을 범행 도구로 이용하게 되면서 일명 던지기 수법으로 마약을 판매하고 구매하다 보니까 마약사범의 증가 원인이 아닌가 이렇게 판단하고 있습니다.

[앵커]
그러니까 젊은층에서 마약사범이 늘고 있다는 건 또 초범이 그만큼 많다는 의미가 될 수도 있을 텐데 초범이 적발되는 경우가 많다는 점, 이 점도 또 눈여겨볼 부분이겠죠?

[이영권]
원래 마약사범들은 재범률이 제일 높기 때문에 동종 전과자들이 원래는 많습니다. 그런데 코로나 이후에 인터넷으로 거래가 활발하게 확산되면서 일반인들에게 빠르게 전파되고 있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습니다.

[앵커]
초범이 많다는 건 어떤 호기심으로 시작을 한다 이런 쪽으로도 생각해 볼 수 있을까요?

[이영권]
일반적으로 처음에는 호기심에서 유발되는 경우도 종종 있습니다.

[앵커]
그러니까 재범 같은 경우는 계속해서 중독 때문에 계속해서 범행을 일으키는 거겠죠?

[이영권]
그렇죠. 마약은 중독성이 가장 높기 때문에 그 중독성으로 인해서 마약을 투약하거나 또 이로 인해서 관련된 2차 범죄로 이어지기도 합니다.

[앵커]
저희가 앞서서도 마약 관련 소식을 전해 드렸는데 몇 가지 나온 소식들을 좀 전해 드리겠습니다. 최근에 충격을 준 뉴스 중의 하나가 텔레그램에 마약방을 개설해 운영한 총책이 고등학생이었다는 그 뉴스였습니다. 이건 어떻게 가능했던 건가요?

[이영권]
일반적으로 마약류 총책은 은거지, 좀 숨겨진 장소, 특정 장소에 거점을 두고 마약류 운반책, 판매책들에게 인터넷이나 텔레그램을 통해서 접선 시도하고 가상자산으로 대금을 건네받은 다음에 비대면으로 판매하고 있기 때문에 증가하고 있는 추세입니다.

그리고 마약의 판매자나 구매자들은 서로 모르는 상태에서 채팅앱을 가지고 거래를 하고 있기 때문에 전화통화를 할 경우는 목소리마저도 변조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설치한 다음에 판매하고 있어서 이 범죄가 증가하고 있는 게 아닌가 판단하고 있습니다.

[앵커]
젊은층에서 채팅앱을 더 원활하게 이용하고 또 목소리 변조도 가능하기 때문에 그렇기 때문에 고등학생이 총책을 담당할 수 있었던 그런 상황이었다라는 것이죠. 또 소개를 해 드리면 강남의 한 유흥주점에서 2명이 마약 추정물질이 들어간 술을 마신 뒤에 목숨을 잃는 일도 있었고요.

또 TV 프로그램이죠, 고등래퍼로 이름을 알렸던 20대의 한 남성 래퍼가 최근 마약에 손을 대서 구속되기도 했는데 정말 이런 사례들을 보면 마약이 성큼 우리 삶에 가까이 있지 않나 그런 생각도 들어요. 어떻게 보세요?

[이영권]
원래 마약사범은 점조직 형태로 범죄가 은밀하게 거래되는 게 현실입니다. 그런데 작년 통계를 보게 되면 마약류 사범이 1만 6000명 정도 검거가 되었고요. 경찰에 검거되지 않은 상황들을 판단해 보면 우리 일반 사회 구성원들한테 밀접하게 파고들고 있다, 이렇게 볼 수 있습니다.

[앵커]
공식적으로 집계되지 않은 것까지 포함하면 훨씬 더 그 규모는 클 수 있다는 말씀이신데 전 세계적으로 봤을 때 우리나라 마약 시장의 규모나 실태는 어떻습니까?

[이영권]
전 세계적으로 볼 때 저희 대한민국이 많은 양의 제조를 하거나 재배를 하는 국가는 해당되지 않습니다. 더구나 나라별로 압수된 마약을 분석한 비율로 본다면 실질적으로 어마어마하게 큰 규모는 해당되지 않습니다. 하지만 대한민국의 인구 비율로 판단해 보면 지금 마약류 사범이 급진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이렇게 판단할 수 있습니다.

[앵커]
그러니까 제조, 재배는 지금 우리나라에서 하고는 있지 않지만 인구 비례해서 봤을 때 유통이 그만큼 많이 되고 있다는 말씀이시죠. 여러 가지 사례들을, 그러니까 마약 관련 사례들을 수사를 10년 동안 하셨을 텐데 아마 이런 부분도 느끼셨을 수도 있을 것 같아요.

이제 정말 우리나라도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구나. 그동안 우리나라가 마약청정국으로 어느 정도 분류가 됐었는데 이런 말이 무색해진 상황이 되지 않았나 생각이 들어요. 이런 부분 느끼신 적이 있다면 언제 느끼셨을까요?

[이영권]
실질적으로 제가 2018년도에 일본의 야쿠자, 대만, 국내 성일파 마약조직원들이 태국 방콕항을 통해서 112kg의 마약을 밀반입한 다음에 22kg은 국내에 유통하고 은거지에 숨겨놓은 90kg을 압수한 사례가 있습니다. 이때 우리 국내도 정말 위기에 직면해 있구나 이렇게 판단했었습니다.

[앵커]
앞서서 재범도 많다고 말씀을 해 주셨는데 그러면 왜 이런 굴레서 벗어나지 못하는 걸까, 이런 생각도 들거든요.

[이영권]
그러니까 마약 중독자들은 스스로 내가 마약을 언제라도 끊을 수 있다, 이렇게 판단을 하고 있는 경우가 많은데요. 마약은 중독성이 매우 강합니다. 또한 의존성, 내성, 금단현상들이 있기 때문에 한번 투약하게 되면 쉽게 빠져나올 수가 없습니다.

[앵커]
실제로 수사를 하실 때 마약사범들과 대화를 좀 나눠보셨을 거잖아요. 그런 사람들도 지금 팀장님께서 말씀해 주신 그런 이야기들을 많이 합니까?

[이영권]
그렇죠. 본인들도 단약을 하고 싶은데 정말 힘들다. 어떻게 하면 나 스스로 벗어날까, 이런 얘기들을 간혹 하곤 합니다.

[앵커]
실제로 치료를 받거나 이런 분들도 계시던가요?

[이영권]
실질적으로 지금 잠시 후에도 다시 한 번 설명드리겠지만 전문치료병원이라든지 마약퇴치운동본부에서 상담, 재활치료를 받는 경우도 많습니다.

[앵커]
그러니까 끊을 수 있다고는 생각을 하지만 현실적으로 그게 스스로 끊는다는 게 쉽지 않은 그런 상황이다라는 말씀이셨고. 아까 사례를 하나 말씀해 주셨지만 한국, 중국, 일본 한 112kg이라고 말씀을 하셨나요. 그 정도 규모의 마약도 검거를 해 본 적이 있다고 하셨는데 가장 큰 규모였나요, 그 사례가?

[이영권]
현재 저희 수사기관에서는 최초로 90kg을 압수한 사례입니다.

[앵커]
그 정도면 어느 정도의 양이라고 저희가 추정해야 될까요?

[이영권]
일단 시가 금액상으로는 한 3300억 정도 되고요. 국민의 절반 이상이 투약할 수 있는 양입니다.

[앵커]
우리나라 국민의 절반 이상이요? 말도 안 되는 규모입니다. 이게 마약 거래가 점점 지능화되고 노골화되는 양상을 띠고 있는데 그만큼 또 경찰의 수사기법도 진화할 수밖에 없을 것 같아요. 현재 어떻습니까?

[이영권]
현재 저희 경찰에서는 마약사범들에 대한 범행 동기, 수법 이런 자료 등을 다 취합해서 빅데이터화 한 뒤에 지속적으로 모니터링을 하고 있습니다. 또한 인터넷상에서 마약을 판매할 수 있는 특정 단어를 저장, 등록하게 되면 저희들은 그 저장, 등록된 단어를 찾아서 어느 사이트에서 운영이 되고 있는지 확인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개발해서 운영하고 있고요. 요즘은 가상자산이 많이 거래대금으로 사용되고 있기 때문에 가상자산 추적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또한 저희 경찰에 인터넷이나 가상자산을 전문으로 수사할 수 있는 팀을 구성해서 마약사범을 검거하고 있습니다.

[앵커]
저희가 앞서 전해 드린 것처럼 마약사범이 계속해서 늘고 있고 또 연령층도 낮아지고 있는 만큼 아마 주위에서도 경각심을 가져야 하지 않을까, 그런 생각이 드는데요. 이런 행동을 보이면 마약투약이 의심된다 하는 게 뭐가 있을까요?

[이영권]
일단 마약 종류 효과로 보게 되면 환각제, 각성제, 억제제로 구분이 되고 있는데요. 효과에 따라서 조금은 다르기는 합니다마는 일반적으로 관련 대상자가 말과 행동이 현저하게 다를 경우는 마약 투약으로 의심해 볼 수 있습니다.

[앵커]
주변의 도움도 중요할 것 같은데 어떻게 해야 될까요?

[이영권]
일단은 먼저 가족구성원들은 관련자와 유대관계를 형성하는 게 가장 먼저고요. 또 많은 관심과 사랑으로 포옹을 해 줘야 될 것 같고요. 또 해당 전문병원이라든지 마약퇴치운동본부, 우리 전문기관 등에 찾아가서 상담하고 지속적으로 재활치료를 받기를 권유합니다.

[앵커]
결국 주변 분들의 관심이 가장 중요하지 않을까 생각이 들고요. 마지막으로 마약에 유혹을 느끼는 분들에게 10년 베테랑 마약 수사관으로서 따끔하게 한마디를 해 주신다면 어떤 말이 있을까요?

[이영권]
투약자들은 왜곡된 정보로 쾌락을 즐기고 있다, 이렇게 개인적으로 생각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런데 실제는 무서운 악마나 괴물로 변해가고 있는 과정입니다. 실제 마약을 투약했다가 처절한 삶의 후회를 하고 있는 중독자들을 종종 봤습니다. 마약은 절대적으로 호기심을 가져서도 안 된다, 이렇게 말하고 싶습니다.

[앵커]
마약 범죄, 하루빨리 근절이 되고 저희도 관련 소식을 뉴스에서도 전해 드리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지금까지 이영권 경감과 이야기 나눠봤습니다.

고맙습니다.

[이영권]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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